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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선덕여왕'을 보다가 갑자기 어디서 본듯한 장면이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화요일 밤 방송된 4회 얘깁니다.

미실(고현정)로부터 소화(서영희)와 덕만(남지현)을 끝까지 추격하라는 명령을 받은 칠숙(안길강)은 무려 15년간을 추적한 끝에 사막 한 복판에 숨어 살고 있는 두 모녀(?)를 발견합니다. 참 대단하죠. 바로 그 부분입니다. 감정 없는 얼굴, 무지막지한 힘과 무공,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의지. 그렇습니다. 바로 터미네이터의 모습이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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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의 이날 장면은 '터미네이터' 시리즈 가운데서도 아이와 엄마가 함께 도망치는 2편의 모습과 흡사했습니다. 사라 코너-존 코너 모자의 모습과 칠숙으로부터 도망치는 소화-덕만의 모습이 겹쳐졌던 거죠.

특히 건물 안에 불이 났는데 무표정하게 다가오는 칠숙으로부터 공포를 느끼며 달아나는 장면, 소화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받고도 포기하지 않는 장면, 죽은 듯 쓰러졌다가 어느새 생명력을 회복해 다시 일어나는 장면(원래 터미네이터는 내부의 주 동력이 꺼졌을 때 보조 동력으로 시스템을 변경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등이 꽤나 비슷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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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만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더군요. 혹시나 해서 '선덕여왕 터미네이터'를 검색해 보니 꽤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한 듯 합니다. '쿠궁 쿵 쿠구궁' 하는 터미네이터의 테마가 칠숙 안길강의 테마로 등장하는 동영상이 나와도 신기하지 않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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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상으로는 칠숙이 그냥 미실 휘하의 자객이나 무사인 것처럼 등장하지만, 사실 이 시기 삼국사기에도 칠숙이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그런데 신분이 다르죠. 진평왕 시절, 이찬 칠숙과 아찬 석품이라는 사람이 반란을 일으킵니다. 이찬이면 신라 관등제에서 최고위의 벼슬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반란을 일으킨 이유가 '덕만공주(선덕여왕)가 진평왕의 후사를 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따라가서 죽이려고 한 것은 허구겠지만 어쨌든 역사에서는 선덕여왕의 반대세력이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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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선덕여왕' 작가진이 역사에서 칠숙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그 이름을 자객의 이름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뒤집어 보면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칠숙과 석품의 난은 등장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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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길강은 지금까지의 출연작에서 대부분 장사 역을 맡았죠. '주먹이 운다'의 교도주임 역이나 '짝패'에서의 주먹 1인자 왕재 역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맞아도 쓰러지지 않을 것 같은 남자 역할이 제격인데 이번엔 터미네이터라니,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입니다.^^

  


 '선덕여왕'에 대해 지금까지 쓴 글들입니다. 드라마 보시는데 꽤 도움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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