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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서울역과 형제간인 듯한 느낌이 있는 도쿄역. 도쿄역에서 출발해 시모노세키로 가서 연락선을 타고 부산에 내린 뒤, 부산역엑서 경성역과 평양역, 신의주역을 거쳐 만주 심양 신경 합이빈 흑하까지 달리는 것이 소위 대일본제국의 꿈이었으려나. 오늘날 생각하면 참 물거품같은 꿈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도쿄역은 앞쪽은 고색창연한 모습이지만 뒤쪽과 지하로 확장 확장을 거듭해 어마어마한 규모. 1층 한켠에는 거대한 식당가가 있어 주변 빌딩군에서 손님이 쏟아져 들어온다. 

당초의 목적은 여기서 소문난 함바그 맛집 키와니야에서 점심을 먹자는 것이었으나.... 줄이 대략 100미터. 오후 1시쯤 되면 좀 한산할 거라는 안이한 예상을 비웃는 손님의 규모였다. 마음의 준비도 안 되어 있고 기력이 딸려 일단 점심은 다른데서 때우는 걸로.

해서 그 옆집을 들어갔는데(여기도 5~6명 정도 줄을 서 있었다), 

이런 일식 정식과 

이런 닭 전골 주문. 

닭고기와 당근, 호박 등 채소가 같이 들어 있는데 기대했던 맛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비추. 

역시 기다려서라도 먹겠다고 작정한 걸 먹었어야 하는데. 

식후 천천히 긴자로 이동. 그러고보니 대체 긴자를 와본게 얼마만인지. 제대로 긴자 구경을 해본 적이 없네. 

동행인이 볼일이 있다는 긴자 식스로 직행.

그런데 백화점 상공에 떠있는 기이한 형상. 아니 저게 대체 뭐야. 

큰 고양이 작은 고양이 요란하다. 

잘 보면 수백마리 고양이들의 표정이며 포즈가 다 제각각이다. 

고양이 손오공인거냐 

알고 보니 야노베 겐지라는 작가의 설치 미술 작품. 고양이가 이 양반의 주요 테마인 모양이다.

그렇게 저렇게 긴자를 헤매다 저녁을 먹으러 예약해 둔 신바시의 야키토리 전문점으로 향했다. 

신바시의 으리으리한 고층 건물들 사이에 쏙 들어가야 있는 야키토리야 히라노.

아마도 주인 성이 히라노? 평야라는 뜻일텐데 왜 들 야짜만 한자로 쓰여 있는거냐. 

요만한 실내고 4인 정도 들어갈만한 작은 방이 있다. 그래도 예약 시간 정각에 자리가 꽉 찬다. 

그런데 그동안 가본 야키토리야중에 젊은 손님들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 같다. 

웰컴 드링크를 일본식 납작한 잔에 준다. 깔끔한 니혼슈. 

딱 한잔은 아니 할 수 없는 분위기라 역시 깔끔한 쇼추 하이볼 주문. 녹진한 수프로 시작한다. 

이어 잔 멸치와 닭가슴살을 들깨 드레싱에 무친 전채. 실패 없는 조합. 근데 솜씨가 좋다. 

부지런히 구워 내는 화덕.

세세리(목살)부터 준다. 특이하네.  

그렇지. 야키토리 집이면 다이콩 오로시가 나와야. (왜 나는 일본어는 명사밖에 모르는 것인가)

살짝 기름진데 토마토 맛. 어느 부위인지 까먹었다. 기름기로 보아 허벅지? 등? 

스나기모(모래집). 딴딴하다. 레바(간)도 나왔는데 아 이건 별로. 

꼭꼭 붙은 허벅지살인듯. 

진득한 땅콩소스와 두부, 살짝 생강. 

언어 소통이 잘 안 되니 부위 모형(?)을 앞에 가져다 놓는다. 

대략 읽을 줄만 안다는 걸 눈치챈 듯. 

날개! 

다른 가게에선 츠바사? 하고 물으면 하하하 웃던데 이 집은 심각하게 예스! 하고 대답한다. 

맨가슴살? ㅎㅎ

퍽퍽하지 말라고 유자고쇼를 살짝. 

은행이 나오고, 오 테바사키. 

그러고보니 사진을 몇개 빼먹은 듯도 한데, 아무튼 배가 불러 온다. 

사실 좀 미안한건 이 친구들이 짜놓은 순서가 있을텐데 너무 천천히 주는 바람에 하야이, 하야이 했더니 다른 테이블에 갈 것까지 먼저 막 가져다 주더라. 그래서 순서는 엉망일듯. 

어쨌든 마무리 1번, 미니 오야코동과 

미니 시오라멘 중에서 선택. 

진한 닭 육수의 시오라멘 맛도 그럴듯했다.

녹진한 푸딩, 차, 딸기 반쪽. 계란껍질을 식기로 쓰는건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아무튼 이 집 전통인듯. 

어쨌든 꼬치 10개에 등등 해서 인당 9800엔. 이만하면 야키토리 전문점 치고는 가성비가 괜찮다는 생각. 쵸친이나 뭐 등등도 있는데 배가 불러서 굳이 추가 요금을 내고 먹을 이유가 없다 싶었다. 

Yakitori restaurant in Ginza │ YAKITORI HIRANO

 

Yakitori restaurant in Ginza │ YAKITORI HIRANO

For our Customers’ enjoyment of “the taste of birds”, we value the mutual understanding between the griller and the recipient, whereas we try our best to provide our warm hospitality to them. We hope customer could enjoy the stylish fusion of traditi

www.yakitori-hirano.tokyo

이렇게 해서 실질적인 첫날 끝. 숙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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