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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키도리. 구운 새. 좋은 닭 구우면 당연히 맛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일본은 닭이 다르다고. 닭이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싶다가, 모처럼 한번 경험해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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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달랐다.
닭도 닭이지만 들인 정성과 공력에서 차이가 났다. 에비스 가든 부근의 야키도리 오하나. 딱 10석, 카운터석뿐인 매장인데 매달 예약을 오픈하자마자 예약완료가 뜬다. 2시간에 걸쳐 총 17개의 접시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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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에 익힌 얇은 닭가슴살을 깔고, 그 위에 시소잎과 오이를 펼친 뒤 다시 닭가슴살 회를 얹어 만다.
그렇게 해서 첫 접시는 '시소와 오이가 들어간 닭가슴살회 마끼'. 신선한 충격이었다. 기대가 두배로 급상승했다. 감탄. 이어서 줄줄이 감탄의 연속이다.
2. 다진 닭고기 춘권
예상할 수 있는 맛이지만 당연히 맛있었다. 매우 뜨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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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튀긴 쌀전병 위의 닭무침
뜨거운 것 다음에는 식은 것인가. 바삭바삭한 전병까지 같이 먹어 식감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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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진한 닭육수의 죽순과 완탕
가장 인상적인 메뉴 중 하나. 닭육수의 강렬함에 국물을 완샷하지 읺을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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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예측 가능한 맛이었지만 아삭이는 실채소와의 조화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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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니 셰프와 장난을 치고 싶어진다. "닭을 먹으러 왔는데 닭은 어디 있나! 닭을 달라!"고 항의(?)를 하니 "닭 기름에 튀긴 미니 옥수수"라고 대답한다. 실제로 옥수수에서 꽤 진한 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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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오리인가. 닭가슴살은 지방이 너무 적어 퍽퍽한 반면, 오리는 가슴살에도 지방이 꽤 있어 촉촉하기 때문이라나(이건 셰프가 아닌 옆자리에 혼자 왔던 중국 손님의 주장). 오리 특유의 쇠 맛이 좀 나긴 했지만, 아무튼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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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기본적인 맛. "왜 피망을 주지 않는가"라고 항의(?)했더니 셰프들끼리 서로 "쟤가 뭘 봤는지 피망을 달래"라며 낄낄대고 웃더라. 빨간 무 절임과 같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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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안에 닭이 좀 들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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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키토리 집들도 세세리(목살)을 많이 내놓곤 하는데, 이건 세세리가 아니라 그 부위의 껍질. 짭조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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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한마리에 하나씩 든,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그 하얀 연골.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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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 없이 깨물었다가 속에 박힌 생강 맛에 깜놀. 생강과 감싼 살 맛이 잘 어우러졌다.
아무리 닭이라도 계속 먹으면 느끼할 거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그걸 억누르기 위한 고안들이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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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치킨에서도 이렇게 펼쳐 튀긴 날개맛을 볼수는 없을까. 절정의 튀김. 바삭함과 고소함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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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활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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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을 뿌려 단숨에 해치웠다. "고기로는 이게 마지막"이라는 안도와 함께.
사실 양이 좀 많게 느껴지긴 했다. 점심을 굶고 왔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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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온 이상 다들 배가 차서 살짝 진력이 날 시점. 그런데 오독오독 오니기리 누룽지를 씹고 있으니 믿을수없게 식욕이 살아난다. 여기에 닭 육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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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말고, 곁들여 나온 향채들을 넣고 저으니 군침이 돈다. 미니 닭곰탕 후루룩 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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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유자빙수
앙증맞은 빙수기까지 센스 만점. 가득찬 배와 기름 맛을 걷어준다. 최고.
(여기다 대고도 '아즈키를 내놔! 아즈키가 없으면 카기고오리가 아니야!'라고 진상을 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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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한 접시에 7000~8000원 정도니 절대 싸지는 않은 가격. 하지만 감동적인 맛, 감동적인 장인 정신. 앞으로 6개월은 다른 닭 생각이 안 날테니 내년쯤 다시 시도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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