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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멋진 공연장이 어딘지 아십니까?

바로 런던 한복판에 있는 로열 알버트 홀입니다. 2008년 8월 25일, 드디어 이곳에 들어오는데 성공했습니다. 감격의 눈물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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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로열 알버트 홀은 하이드 파크 남쪽에 붙어 있는 유서깊은 공연장입니다. 굳이 이름을 댈 필요도 없는 세계 유수의 아티스트들이 섰던 꿈의 무대죠.

20년 전, 홍안소년의 모습으로 이곳에 와서 기념사진을 찍을 때 '언젠가 이 안에서 공연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세상 참 좋아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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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본 공연은 BBC가 주최하는 프롬(PROMS)이라는 여름 특별 공연 시즌 중의 하나였습니다. 로열 알버트 홀과 BBC가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셈 치고 저렴한 가격에 여름 내내 유수의 공연자들을 불러 모아 하루에도 3-4회씩 공연을 합니다.

저희가 본 건 그중 53번 공연, PROM 53였습니다. 다니엘 가티가 지휘하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프로코피에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하는 순서였습니다. 3층의 2만원 정도 하는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그래도 한국까지 배송을 해 줍니다. 더 싼 표를 샀다면 운송료가 더 들지도 모릅니다.^ )

28일, 이번 프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뉴욕 필하모닉 공연도 가장 비싼 2층의 박스석 표는 54파운드(약 11만원?)까지 있지만 저희가 본 3층의 서클석은 5파운드(1만원)짜리 표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자리도 충분히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학생증(아무 학생증이나)만 있으면 절반 가격입니다. 대개 이 정도의 충격적인 가격이죠. 안타깝게도 저희는 이 공연까지 볼 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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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안에 들어와서 바라본 로열 알버트 기념탑입니다. 네. 저 위의 홀 사진에 보이는 세로 휘장 뒤에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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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내부는 명목상 4층까지가 객석입니다. 물론 4층은 좌석 없는 갤러리 입석. 3층에는 저렇게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매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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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매점이라고 했지만 간단한 음료수와 샌드위치를 파는 공간. 관객들이 와인이며 맥주를 마시면서 온갖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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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으로는 눈 높이로 로열 알버트 기념탑이 보입니다. 소박하고 고풍스럽지만 정감 있는 공간입니다. (사실 실제 색은 위 사진보다 좀 더 우중충합니다. 캐논 카메라의 고질적인 왜곡^^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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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돈만 많다면 이렇게 분위기 있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바로 엘가(Elgar) 레스토랑. 영국인이 사랑하는 작곡가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안 물어봤지만 가격은 상당히 비쌀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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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디어 3층 입장. 빨간 재킷의 안내원이 일일히 자리를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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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수용인원은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큰 홀인데, 공연 시작 30분 전에 거의 차 있습니다.

1층 가운데 자리는 입석인 어레나(Arena)석. 4층의 갤러리와 함께 입석은 당일 현장에서만 팝니다. 가격은 확인해보지 못했는데 좌석 최하가 5파운드였으니 그보다는 싸야겠죠(록 공연이라면 스탠딩이 더 비싸니 혹이 이것도...?).

3층 서클석에서 바라본 공연장의 전체 모습입니다.



대단하죠?

오케스트라 자리는 아직 비어 있습니다. 조명이 근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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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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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 제가 아는 사람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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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머리 위로 보이는 자리가 바로 갤러리석입니다. 입석. 난간에 기대서 봅니다.

한번 올라가 볼 걸 그랬다고 후회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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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디어 오케스트라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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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들려 드릴 수는 없고...

프로코피에프는 이런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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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 5번은 이런 느낌.

가티의 지휘는 무척 가볍고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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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어레나 석은 분방하기 짝이 없습니다. 배낭 베고 누워서 듣는 사람도 몇명 있을 정도.

위 사진은 중간 휴식시간이지만, 휴식이 끝나도 저 주저앉은 사람들은 그대로 있습니다. 물론 오케스트라 바로 앞 사람들은 일어서죠.

연주가 끝나고 사람들은 열광적인 커튼콜에 들어갑니다.

얼마나 열광적인지 한번 보시죠.



연출기법상의 과장(^^)이 좀 있긴 했지만 분위기가 이랬습니다. 수천명의 관객들이 일제히 발을 구르니 공연장이 흔들흔들 하더군요. 물론 가티는 끝까지 앵콜을 아꼈습니다.

자, 이렇게 해서 공연이 모두 끝났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복도에서도 관객들은 차이코프스키 5번의 테마(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민해경의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와 매우 흡사합니다)를 흥얼거리며 계단을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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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밖의 포스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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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레녹스, 존 레전드, 브라이언 아담스, 게스트 스타 주드 로... 줄리언 로이드 웨버, 전설의 무디 블루스라니. 정말 런던에 살고 싶어졌습니다.

프롬 콘서트, 올해는 좀 늦었지만 여름 런던에 가실 분들은 꼭 한번 시도해 볼 만 할겁니다. 특히 배낭여행 간 지갑 얇은 학생들도 저 정도 가격이 비싸서 못 갈리는 없겠죠. 런던에는 60파운드짜리 뮤지컬만 있는 건 아닙니다.

p.s. 글이 잘 올라가야 할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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