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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느끼는 거지만 휴가를 일찍 가게 된 해는 다녀오고 나면 남들 가는 휴가가 그렇게 부럽더군요.^^

 

게다가 달력에 7자만 박혀도 어찌나 항공권이며 호텔 요금이 폭등을 하는지. 대부분의 국제선 항공요금은 8월15일을 경계로 정상가로 돌아옵니다(뭐 안 그런 회사도 많이 있죠). 국내 피서지도 8월하순이면 조금씩 한적해지기 시작합니다. 적절하게 늦은 휴가를 가시는 것도 생활의 지혜.

 

물론 '아이들 학원 방학할 때' 무조건 휴가를 가셔야 하는 비극의 주인공들이야 누가 거들 수가 없지만. 그런데 모든 생활이 '아이들 학원'에 맞춰지는 삶은 좀 우울하시지 않을까요. 그런 분들에게도 문화생활이 필요합니다.

 

7월편. 아주 유명한 퓰리처상 수상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1997년 로스토프에서 춤추는 옐친의 모습입니다.

 

 

 

 

10만원으로 즐기는 7월의 문화가이드 (2014)

 

덥지? 산과 바다로, 혹은 공항으로 떠날 마음이 부푸는 달이야. 물론 그런 달이라고 해서 문화생활을 거르면 곤란해. 그리고 작년에도 했던 얘기지만, 도시의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 바로 문화공간이야.

 

일단 이달의 추천 공연은 국립극장의 여우락 페스티발. 시작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를 줄여 여우락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는데 이제는 한국 전통 음악의 현대화라는 그릇으로 다 담을 수 없는 무대가 됐어.

 

 

 

10개의 공연 가운데 추천 1번은 뭐니뭐니해도 양방언과 그 주변의 ‘Various Artists’ 들이 펼치는 여우락 판타지’. 7 4일과 5, 국립극장 KB 하늘극장에서 열려. 그 다음은 25일과 26일에 열리는 여우락 올스타즈’. 양방언을 비롯해 정재일, 강태환, 최희선, 사이토 테츠 등 이번 페스티발의 주요 출연진이 모두 한 무대에 서는 공연이야.

 

이런 공연들이 모두 3만원 균일. 10개 공연 중 5개를 9만원에 볼 수 있는 패키지도 있어. 다들 관심을 가져 볼 만 할거야. 아무튼 잘 골라서 두 공연에 6만원 정도는 투자해도 좋다고 말하고 싶어.

 

아니면 동서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727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재즈 피아니스트 피터 베이츠의 ‘Opera Meets the Jazz’ 공연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요즘 한창 각광받고 있는 베이츠(Beets 라고 쓰고 베이츠라고 읽어. 네덜란드 사람이라서 그래)가 이번엔 클래식 리메이크를 주제로 펼치는 공연이야. 다 좋은데 좌석이 11만원부터라 좀 비싸. 물론 33천원짜리 B석도 있어.

 

7월은 12월과 함께 전시가 풍성해지는 계절이지. 방학을 끼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일단 에드바르드 뭉크 전과 퓰리처상 사진전에 눈길이 가.

 

 

 

현대미술 사상 가장 많이 패러디된 작품을 꼼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에드바르드 뭉크의 절규를 꼽을 거야. 절규를 포함한 에드바르드 뭉크 전이 73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려.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뭉크미술관과의 협력으로 이뤄진 전시라니까 기대할 만 할 것 같아. 1012일까지. 15000.

 

방학맞이 전시의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는 퓰리처상 사진전도 빠뜨릴 수 없지. 이미 지난 1998년과 2010년에 성공적으로 이뤄졌던 전시지만 이번엔 작품 수가 145점에서 234점으로 늘었어. 전시 속의 전시라고 할 수 있는 맥스 데스포 특별전, ‘6.25-잊혀진 전쟁도 관심이 가네. 12000. 914일 까지.

 

 

 

이달의 책은 이노우에 아레노의양배추 볶음에 바치다. 처음엔 60세 전후의 여성 세명이 주인공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아니 그런 얘기가 재미있을 리가 없잖아!’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펼치면 분명히 달라질 거야.

 

이제 60세 전후의 여성을 만나할머니라고 부르면 봉변을 당할 지도 모르는 시대야. 아들 딸이 시집 장가를 가서 손주를 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스스로 자신을 예전의할머니들이 갖고 있던 위치에 올려 놓을 사람은 거의 없지.

 

이 책에 나오는 세누나들도 마찬가지. 이혼녀인 코코, 남편과 사별한 이쿠코, 평생 짝사랑만 해 본 마쓰코는 아직도 마음 속에는 소녀가 살고 있어. 그리고 이들과 이런 저런 사연으로 연결되는 꽃미남 총각도 나와. ‘꽃보다 누나의 생활 버전이라고나 할까. 인터넷 서점에선 1만원 내외에 살 수 있어.

 

 

한 권 더 추천하자면 그레임 심시언의 로지 프로젝트가 있어. 남자주인공 틸먼은 일단 얼굴도 잘 생기고, 직업도 교수인 A급 조건의 독신남. 그런데 문제가 있어. 아스퍼거 증후군의 영향으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유하질 못해. 슈퍼 이성을 갖고 있어 늘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고 그에 따라 행동하지만, 문제는 늘 지나치게 이성적으로만판단한다는 거지.

 

그의 인생에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여자 로지가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야. 물론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도 틸먼의 기준이고, 여기에도 반전이 있지만 아무튼 일단 모르고 읽는게 더 재미있을 거야. 미드 빅뱅 이론이나 일본 만화 천재 유교수의 생활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강추 2만배. 가격은 역시 인터넷으로 11000원 정도.

 

약간 과용했나? 에어컨 바람 조심하고, 8월은 락페 스케줄도 체크해 봐. 그럼 안녕.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발 (74~) 공연당 전석 3만원

예술의전당 피터 베이츠, ‘Opera Meets the Jazz’  B 33000

에드바르드 뭉크 전(73~)                   15000

퓰리처상 사진전(624~)                     12000

이노우에 아레노, ‘양배추 볶음에 바치다            1만원

그레임 심시언, ‘로지 프로젝트                     11000

 

합계 111000

 

 

이번 달엔 굳이 더 토를 달 부분이 없어 보입니다. 즐거운 7월 보내시고, 8월에.

 

이제는 다들 익숙하실 양방언의 Frontier로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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