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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자마자 호텔에 부탁했다.

 

"산 건너편에서 알함브라의 야경을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매우 로맨틱한 식당이 있다고 들었다. 거기서 제일 전망이 좋은 자리를 예약해 다오."

 

스페인 사람답게 잘 생긴 직원은 씩 웃으며 최고의 장소로 안내하겠다고 했다. 테라스 자리를 달라고 했더니 웃으며 10월 밤 날씨면 테라스에서 밥 먹다가 얼어 죽을 수 있단다. 대신 창이 넓은 식당을 추천하겠다며 '나만 믿어'라는 눈빛을 쏜다. 말로만 듣던 스페인 남자의 눈빛이다. 남녀 안 가리고 쏜다.

 

그래서 간 곳이 여기. 에스뜨레야스 데 산 니콜라스 Estrellas de San Nicolas.

 

Callejón Atarazana Vieja, 1, 18010 Granada, ; +34 958 28 87 39

 

 

산 니콜라스 는 흔히 말하는 '알함브라 앞산' 동네, 즉 알바이신 지구의 꼭대기 쯤에 있는 전망대의 이름이다.

 

본래 건너편에 있는 알함브라를 보는데 최적화된 전망대고, 그 전망대 바로 옆에 이 레스토랑이 있다.

 

 

 

식당의 외부 전경.

 

 

 

낮에 알카사바에서 바라본 산 니콜라스 전망대. 가운데 사람들이 서 있는 공터가 산 니콜라스 전망대고, 오른쪽 동그라미 친 곳이 바로 이 레스토랑이다.

 

 

 

식당 내부는 그냥 흔한 산장식 레스토랑. 그닥 운치는 없다. 오직 알함브라의 아경이 있을 뿐이다.

 

창가 테이블을 달라고 분명히 요청했는데 '이미 그 자리는 오래 전에 예약된 자리라' 어쩔 수 없단다.

 

성질 같아선 나가버리겠는데, 비까지 내리는 이역만리. 치안도 좋지 않다는 지역에서 무리하면 안 된단다.

 

아쉬운 마음에 창 너머 풍경을 도촬하는데 그도 쉽지는 않다.

 

창가 자리를 내놓으라고~~

 

 

 

 

자료 사진을 보니 여름철엔 아예 창틀을 뜯어내는 모양이다. 이편이 훨씬 잘 보이긴 하겠다.

 

 

 

 

첫 메뉴. 세가지 치즈와 견과류가 들어간 샐러드.

 

머리에 떠오르는 바로 그런 맛이다. 맛있는 재료들을 모아 만들었으니 당연히 맛이 있을 수밖에.

 

 

 

여전히 마음은 창가 자리에 있는데,

 

 

 

그라나다 지역의 좋은 물로 만들었다는 탄산수.

 

물맛 좋다.

 

냉수 먹고 속 차리자.

 

 

 

메인 디시. 안달루시아 풍의 쇠꼬리 찜.

 

와인 소스가 진한 맛을 내는데, 사실 쇠꼬리를 갖고 한 요리를 골라 먹으라면 한국식 꼬리찜을 먹겠다.

 

꽤 유명한 음식이라 맛이 궁금했는데, 한국식 꼬리찜을 먼저 먹어 본 사람이라면 이걸 먹고 감동하긴 쉽지 않다. 느끼한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비추.  

 

 

 

 

식후. 디저트 와인과 함께 저 통 안에 계산서를 꽂아서 내 온다.

 

나름 귀염을 떤다.

 

 

 

 

창가 자리 손님이 먼저 자리를 뜬 김에 다시 촬영 시도.

 

아니 왜 알함브라는 잘 안 나오고 뚱보만 나와.

 

이때까지만 해도 식당의 정확한 위치를 몰랐다. 종업원에게 산 니콜라스 전망대가 어디냐고 물으니 건물 바로 바깥이란다.

 

진작 얘기하지.

 

 

 

밖으로 나왔다. 비에 젖은 알함브라가 훨씬 잘 보인다.

 

사진 왼쪽의 높은 건물이 대사의 방이 있는 코마레스 탑, 그리고 그 뒤로 약간 높이 보이는 흉물이 카를로스5세 궁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높은 성벽이 알카사바.

 

 

건물 측면도.

 

바로 옆에 있는 산 니콜라스 전망대로 갔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 목적인 알함브라.

 

 

생각만큼 잘 나오진 않는다. 아무튼 이런 분위기다.

 

 

 

비 때문인지 문 닫은 앞집 식당.

 

날씨 좋은 날이면 이 집에 가서 노천 테이블을 잡는게 여러 모로 좋을 듯 하다.

 

 

 

 

어쨌든 호텔로 귀환.

 

 

 

밤에 보면 정말 그럴듯한 로비가 있다.

 

 

그리고 방 밖으로 내다 본 그라나다 시가 야경. 멋지다.

 

 

 

다음날 아침 식사를 한 공간도 나쁘지 않다. 이 호텔, 꽤 추천할 만 하다.

 

다만 성수기 때는 꽤 비쌀 것 같다.

 

 

 

아침 식사 후. 안달루시아를 고속도로로 가로질러 세비야로 향했다.

 

잇힝, 세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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