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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시끄러웠고, 매년 잊혀졌습니다. 방송 3사의 연말 연기대상 결과 얘깁니다.

매년 연말 연기대상 결과가 발표되면 시청자들과 인터넷 게시판은 수상 결과에 대해 한 순간 파르륵 불타 오릅니다. 욕을 먹는 이유도 매년 같습니다. '왜 그렇게 상의 갯수가 많냐' 에서부터 '그 많은 상에 공동 수상은 또 왜 그리 많으냐',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짜 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못 받고 엉뚱한 데로 상(특히 대상)이 갔다'는 식의 푸념입니다.

올해만 그랬을 것 같습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단언컨데, 내년에도 그럴 것입니다. 왜냐하면 방송 3사의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은 진짜 시상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수상 결과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그야말로 남의 다리 긁는 얘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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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의 연기대상이 시상식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다시 한번 정확하게 풀어서 쓰자면, '비록 이름은 연기대상이라고 되어 있지만 개개인 연기자의 연기력에 대해 평가하는 상이 아니다'라는 의미입니다. 상을 주고 박수도 치니 시상식은 분명히 시상식이죠. 하지만 시상 기준은 일반 시청자들이 '상상'하는 것과 별 관계가 없습니다.

시청자들은 아마도 이런 연기대상을 볼 때에도 청룡상이나 대종상 같은 영화상 시상식을 연상하기 때문에 이런 착각을 합니다. 물론 이런 영화 시상식에서 주는 남우주연상이나 여우조연상도 냉정하게 말하자면 배우 개개인의 연기력만으로 수상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암묵적인 평가 기준은 '연기력 : 배우의 지명도 : 출연작의 흥행 내지는 화제성'의 비율이 5:2:3 정도라고 할까요? 물론 이건 심사위원 개개인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3:3:3(나머지 1은 전체 형평성)으로 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7:1:2 정도로 볼 수도 있죠. 여기에 '연기력'이라는 것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에 대한 평가가 심사위원 개개인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가끔씩 일반인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렇습니다.

하지만 방송사의 연말 연기대상 결과는 훨씬 예측하기 쉽습니다. 수상자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해당 방송사에 대한 공헌도'이기 때문입니다. 이 공헌도는 '시청률, 방송 기간, 화제성(혹은 스타성)'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시청률이 90%를 결정합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방송 3사 연기대상은 연기로 주는 상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어느 해, 어느 방송사도 '연기'를 제 1 조건으로 평가해서 연기대상을 준 적은 없습니다. 해당 방송사가 자국에서 방송된 1년간의 드라마들을 총정리하면서 거기에 '출연해 주신' 연기자들을 상대로 논공행상을 하는 자리입니다. 가장 높은 시청률과 가장 긴 방송기간으로 기여해주신 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것이 연기대상의 본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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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네티즌들을 들끓게 했던 MBC 연기대상의 송승헌-김명민 공동 대상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에덴의 동쪽'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시청률은 일단 시청률 면에서 상대가 안 됩니다. '에덴의 동쪽'이 1.5배 이상 앞서죠. 방송 기간 역시 '에덴의 동쪽'이 2배 이상 깁니다. 그렇다면 '에덴의 동쪽'의 주인공인 송승헌이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김명민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두 배우의 극중 비중에 대해 따질 수도 있겠지만 통상 두 주인공은 각각 두 드라마를 대표한다는 것이 전제입니다.)

그럼 왜 송승헌의 단독 수상이 아니라 김명민과의 공동 수상일까요. 이건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봐야 합니다. 지난해 MBC는 '태왕사신기'의 배용준에게 대상을 안겼습니다. 하지만 배용준은 다리 부상을 이유로 마지막 순간까지 출연을 확실히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가 검은 목발을 짚고 나타나지 않았다면 대상은 누구의 것일까요. 당연히 '하얀 거탑'의 김명민이 차지했을 겁니다. 그리고 배용준의 부재시를 대비해 어느 정도는 김명민에게 '당신이 대상'이라는 귀띔이 들어갔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2008 대상도 송승헌이 차지하고 김명민이 2년 연속 최우수연기상(2등)에 머문다면, MBC는 최악의 경우 김명민과 등을 지는 상황을 각오해야 합니다. 물론 MBC는 현 상황에서 당대 최고의 배우 중 한명을 적으로 돌릴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 송승헌이야 단독 수상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시상식 목전에 벌어진 이다해 사건의 부담을 생각하면, 공동수상이야말로 두 사람이 윈-윈 하는 결과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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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KBS의 김혜자 수상은 누구나 인정할 상이겠죠. 단 이 경우에도 가장 큰 이유는 '연기력'이 아니라 '공헌도'라는 점을 잊어선 안됩니다. 방송사마다 조금씩 다른 원칙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KBS의 경우에는 1980년대부터 1TV의 주말 시간대에 방송되는 대하 사극 주인공에게 강력한 어드밴티지를 주어 왔습니다. '용의 눈물' '태조 왕건' '불멸의 이순신' '대조영' 같은, KBS의 간판 프로그램들이죠. 이 드라마들은 시청률에서도 선두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논란이 있었던 것은 2005년 '불멸의 이순신'의 김명민이었죠. 시청률이나 화제에선 '장밋빛 인생'의 최진실이 앞섰지만, KBS는 100회라는 긴 기간과 이 드라마의 주인공을 놓고 들였던 고생(이병헌-정준호-최수종-송일국의 캐스팅 실패로 엄청난 애를 먹었습니다) 등 여러가지 이유로 김명민의 공헌도를 더 높게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대왕 세종'의 기세가 약했던데다 '엄뿔'의 성공이 너무 폭발적이었죠. 김수현 작가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난 2003년, 이병헌이 '올인'으로 대상을 수상하자 자신의 작품인 '완전한 사랑'의 김희애가 받지 못한 데 흥분, '내 마음으로는 김희애에게 이미 상을 줬다'고 홈페이지에 쓰기도 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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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이변은 SBS의 문근영 시상입니다. '바람의 화원'은 작품성은 몰라도 시청률 면에서는 절대 앞으로 내세우기 힘든 드라마입니다. 아마도 역대 방송사 연기대상 대상 수상자의 출연작 가운데 가장 낮은 시청률(내내 10%대 초반)일겁니다. 그럼 문근영의 연기력(물론 칭찬할 만 했습니다)을 높이 평가한 결과일까요. 그렇게만 보면 너무 순진한 평가겠죠.

연기대상의 역사를 살펴보면 공헌도와 함께 미래 공헌도에 대한 기대가 대단히 큰 힘을 발휘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미래 공헌도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스타에 대한 투자입니다. 방송사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당근인 대상은 '두고 두고 우리와 잘 해볼 수 있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죠. 1994년 MBC의 최대 히트작은 심은하의 'M'이었지만 대상은 '서울의 달'의 채시라에게 돌아갔습니다. 간단한 이유에서였습니다. 당시엔 채시라가 훨씬 더 스타였기 때문이죠.

어찌 보면 잔혹한 얘기지만, 이런 면에서 SBS는 '조강지처 클럽'의 오현경이나 '일지매'의 이준기보다 문근영에게 빚을 지우는 쪽을 선택한 셈입니다. 그리고 '바람의 화원'은 방송사의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는 시청률 이상의 공헌을 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기부천사 문근영'의 이미지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기도 하죠.

이렇게 보면 MBC는 공헌, KBS는 명실상부, SBS는 미래가치에 각각 투자한 모습입니다. 사실 KBS는 행운입니다.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배우(김혜자)의 주연작이 최고의 성과를 거뒀으니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거죠. 하지만 어떤 경우든, 수상자의 결정은 방송사의 몫, 기준은 방송사의 기준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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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누군가는 그럼 대체 '방송국 연말 공로대상'이라고 하지 왜 '연기대상'이라고 해서 사람을 헷갈리게 하느냐고 울분을 토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것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일입니다. 많은 회사들이 연말 연시에 '모범 사원'을 표창합니다. 이때의 '모범 사원'은 부모에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고,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어서 정말 타에 모범이 되는 그런 사원일까요? 그럴 리가 없죠. 이 모범 사원이란 '최고의 실적을 올려서 회사의 수익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사원'이라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을 겁니다. 원래 사회란 그런 거죠.

그래서 앞으로 매년 방송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을 볼 때면 저 상은 원래 그런 상이겠거니 하는 마음가짐으로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이 상은 본래 모범사원 표창 내지는 유치원의 재롱잔치같은 성격을 가진 상입니다. 방송사 입장에선 시상식에 온 배우들 중 어느 한 사람 고맙지 않은 사람이 없죠. 그래서 누구도 빈 손으로 돌아가게 하지는 않습니다. 마음 상하는 어린이가 없도록 배려하는 유치원 선생님의 마음처럼 말입니다. 이걸 알고 보신다면 '대체 저 상은 뭐야?' '왜 또 공동수상이야?'라는 생각은 안 하시게 될 겁니다. 이게 바로 한국 방송사들의 현재 수준입니다. 이런게 방송의 사유화라는 데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식의 시상식은 전파 낭비라고도 하는데 사실 전파 낭비가 맞습니다. 이런 식의 상이라면 내부적으로 큰 행사장을 빌려 파티를 열고 나눠 주는게 마땅할겁니다. 하지만 그러자면 큰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일 리가 없겠죠. 그래서 방송사들은 눈물을 머금고 생방송으로 대형 행사를 진행하는 겁니다. 권위의 추락이니 뭐니 하는 말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애당초 권위라는 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불쾌한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방송사에 대해 시청자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납니다. 채널을 돌리는 거죠. 미리부터 욕을 하려고 마음 먹고 보신다면 모르지만, 이제 연말 연기대상의 본질을 아셨으니 앞으로는 공연히 스트레스를 받지 마시기 바랍니다.

p.s. 마지막으로, 세상의 어떤 시상식도 '연기력만 갖고' 사람에게 상을 주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매년 변희봉, 김혜자, 나문희, 김수미 같은 배우들이 상을 휩쓸고, 그 틈으로 간간이 송강호나 김윤석, 설경구, 김희애의 이름이 보이는 시상식만 보게 될 겁니다. 과연 시청자 여러분이 그런 시상식을 원하실지, 그건 정말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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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쪽', '가문의 영광', '너는 내 운명',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 제목입니다. 공통점은 모두 재탕 제목이라는 거죠. 왕년에 히트한 제목을 그대로 갖고 오는 작품들을 보면 그렇게 새로운 제목 짓기가 힘든가 하는 안쓰러움이 앞섭니다.

(박진표 감독의 영화 '너는 내 운명'도 사실은 재탕 제목입니다. 70년대 한국 영화 중에 이미 '너는 내 운명'이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이 있었죠.)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썼던 제목 또 쓰기' 중독에 걸려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이미 있던 제목을 꼭 가져 와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대다수 관객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제게는 이런 제목 재활용은 창의성의 결여를 예감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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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더구나 이 영화의 제목은 어딘가 내용과 겉돈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로셀리니의 '무방비도시(Roma, Citta Aperta = Open City)'는 2차대전 종전 직전 나치의 지배하에 있던 로마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한국 영화 '무방비도시'는 대체 무엇으로부터 도시가 무방비라는 것인지 좀 아리송합니다. 소매치기 범죄로부터 무방비라는 것인지... (아마 그렇겠군요)

일본에서 활개치고 있던 미녀 소매치기 백장미(손예진)는 법망에 쫓기게 되자 귀국해 다시 조직을 꾸립니다. 한편 엘리트 형사 조대영(김명민)은 오연수 반장(손병호)가 다시 부임해 소매치기 조직 검거를 계획하자 적극적으로 반항합니다. 이와 때를 같이 해 전설적인 여자 소매치기 강찬옥(김해숙)이 옥살이를 마치고 출소하죠.




사실 '무방비도시'는 전혀 스토리의 진행이 궁금한 영화가 아닙니다. 일단 예고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예고편만 봐도 이 영화의 마지막 10%를 제외한 모두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약간 감각이 발달한 분들은 그 10%도 짐작할 수 있지만 그건 넘어갑니다).

게다가 백장미와 조대영 형사가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 장면은 고대 소설의 상투성을 능가할 정도입니다. 백장미가 어설프게 위기에 몰리고, 조대영이 멋진 주먹 솜씨로 미녀를 구출해서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싹튼다는 건 뭔가 좀 더 고민했어야 하는 문제였다는 생각입니다.





형사와 범죄자의 위험한 관계. 게다가 한시간 정도 지나면, 이 영화의 여주인공은 백장미가 아니라 강찬옥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닫게 됩니다. 비교적 뚜렷한 동기를 가지고 움직이는 강찬옥에 비해 백장미는 너무도 속이 없는 캐릭터입니다.

백장미가 좀 더 입체적인 느낌을 갖추려면, 천인공노할 팜므 파탈인 백장미도 뭔가 감정의 동요를 느끼게 - 예를 들면 조대영이나 강찬옥에게 하려는 일에 대해 약간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해야 - 하는데 이 캐릭터는 전혀 후회라는 걸 모릅니다.

그러면서 우연한 기회에 살인을 저지르고 벌벌 떨 때에는 너무도 필요 이상으로 벌벌 떨기만 하죠. 이건 아무래도 대본의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백장미라는 캐릭터에게 어디까지 주도권을 줘야 하는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촬영이 진행됐다는 뜻도 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방비도시'가 완전히 한심한 영화라고 평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꽤 많은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캐스팅입니다.




사실 손예진은 할만큼 했습니다. 그리 재미없는 캐릭터를 이 정도까지 끌어올린 것은 손예진의 힘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상을 줘도 좋을 정도입니다.

물론 손예진의 연기는 실제로 존재하는 악당 여두목 보다는 일반 관객들이 생각하는 '약간 과장된 여자 보스'의 모습에 더 가깝겠지만,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모습입니다. 게다가 이 캐릭터가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은 '민완 형사가 넘어갈 정도로 그녀가 유혹적인가' 인데, 손예진은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네. 충분합니다.





김명민도 심심하긴 합니다만 자기 몫을 다 합니다. 애당초 이 캐릭터에서 이 이상을 뽑아낼 수는 없을 겁니다.




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상기 감독도 영화를 찍기 전까지는 김명민-손예진을 중심으로 한 영화를 계획하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갑자기 영화는 김명민-김해숙의 구슬픈 모자 드라마가 되어 버립니다.

이건 아마도 김해숙의 열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해숙은 언제나 그렇듯, 너무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고 아마도 상당히 많은 관객들로부터는 눈물도 뽑아냈을 것 같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김해숙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다소 무책임한 엔딩을 덮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이상기 감독이 생각한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액션일 겁니다. 첫 장면의 조폭단 검거 장면이나, 김명민이 수시로 보여주는 액션은 상당히 좋습니다. 심지호를 비롯해 '프랑켄' 김준배, '주무치' 박성웅 등의 호흡이 제대로죠.

솔직히 액션만으로도 '무방비도시'는 평균점 이상을 받을 만 합니다. 하지만 액션만 갖고 한 영화가 승부를 볼 수 있다면 이연걸이나 성룡의 영화가 가끔씩 흥행에 실패하는 이유가 뭘까요.





손예진의 패거리나,




김준배(영화 '강적'에서 공포의 대상 강철민 역으로 주목을 확 받았죠)




그리고 주무치 박성웅의 제 모습.


여기에 1인2역을 한 김병옥까지(그런데 왜 1인2역을 굳이 했는지 모르겠군요) 배우들은 각기 자기 몫을 해 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플롯과 연출의 약점을 건져 올리지는 못합니다.

현재의 상태로도 '무방비도시'는 꽤 많은 관객들을 만족시킬만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진행은 빠르고 액션은 군더더기가 없죠. 하지만 역시 꽤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의 마무리 솜씨에 실망을 표현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한껏 펼쳐진 이야기를 하나로 쥐고 홱 틀어 올리는 솜씨, 그리고 수백번 되풀이된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로 들리게 하는 기술을 가다듬지 않으면 이상기 감독은 당분간 시행착오를 겪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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