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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오후 8시(현지시간), 베이징 올림픽의 막이 올랐습니다.

사상 최고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물량이 투입된 행사였습니다. 특히 인력만큼은 이후의 어떤 올림픽도 재현할 수 없을 만한 막대한 수가 등장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일단 행사를 순서대로 리뷰해봅니다.


1. 환영

첫번째 환영 순서는 2008명의 고수들의 북 연주로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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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붕이 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가 전광판에 새겨지면서 행사 본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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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곳곳에서 29개의 불꽃이 솟아올랐습니다. 바로 29회 올림픽을 상징하는 거죠. 또 화약은 중국의 4대 발명품 중 하납니다. 이날 행사엔 이 4대 발명품이 모두 등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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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화약은 원 없이 쏘아올리더군요.

경기장 바닥에 나타났던 오륜이 공중으로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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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하나가 '가창조국(歌唱祖國)'을 부르고, 나머지 어린이들이 56개 소수민족 복장으로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운반합니다. 이 노래는 1950년대부터 불렸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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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이 울려퍼졌습니다. 이걸로 개막입니다.

2. 찬란한 문명

중국의 문물을 소개하는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첫번째는 역시 중국의 4대 발명품 중 하나인 종이. 운동장 바닥에 거대한 두루마리가 펼쳐지고, 고금(古琴) 연주에 맞춰 두 연주자가 두루마리 위에 그림을 그립니다. 두루마리는 실제로는 거대한 LED 스크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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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공자의 삼천제자가 등장해 죽간에 써 있는 '사해동포'를 선언하듯 읽습니다. 그리고 바닥이 갈라지면서 활자, 중국 4대 발명품의 하나인 인쇄술이 소개됩니다.

이 활자판이 화(和)를 드러내다가, 글자로부터 도화꽃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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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글자판을 들어올린 것도 모두 사람의 힘이더군요.^^

다음은 경극입니다. 움직이는 무대 위에서 경극 인물들을 인형으로 조종하고, 무대를 끌고 나오던 황금색 인파는 진시황 병마용으로 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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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비단길.

산수화 위로 비단을 운반하고, 그 비단 위에서 여성 무용수가 춤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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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해상 비단길. 명나라 때 환관 정화의 해상 원정을 형상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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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수천개의 노입니다. 이어 차 - 나침반 - 도자기 등 중국을 대표하는 문물이 소개되고, 결국 거대한 기둥이 솟아오르며 성당(盛唐) 시대의 위세를 과시합니다.


다음은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이 다섯살 소녀와 함께 'STARLIGHT'를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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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인파가 몸에 단 조명에 불을 점화하면서 황하의 물결을 형상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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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으로 거대한 비둘기를 만들고, 다시 주경기장의 모습을 만드는 괴력을 과시합니다.



3. 자연

자연의 이치를 사람의 몸에 옮긴 것, 바로 태극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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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개의 깃발같은 형광판으로 숲속, 물속 등의 정경이 연출되고, 어느새 태극권은 사라지고 현대의 어린이들이 무대 중앙에 나타나면서 수천명의 쿵후 고수들이 태극의 원을 그리며 어린이들을 둘러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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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은 수묵화의 검은 먹선 옆으로 푸른 물을 그리고, 오색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이 전광판에 등장하면서, 색이 입혀진 수묵 산수화가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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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꿈

우주인과 함께 지름 18미터의 구체(지구)가 바닥에서 등장해 솟아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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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에 불이 들어와 지구가 형상화됩니다.

지구 표면을 달리는 사람들이 묘사되는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은 거꾸로 뛰죠. 그야말로 WE ARE THE WORL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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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정상에서 중국 가수 리우 환과 사라 브라이트먼이 등장합니다. 두 사람이 주제곡 '너와 나(Forever Friends)'를 부르는 동안 지상에서는 수천명의 어린이들의 웃는 모습이 우산 위에 펼쳐치고, 북경 전역에서 스마일 불꽃 터집니다.

땅 위에선 다시 56개 소수민족이 춤추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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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질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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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개막식 공연은 끝났습니다.

언제나 첫 순서인 그리스가 입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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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식은 그 시대의 정신과 문화, 그리고 개최국의 연출 역량이 총동원되는 인류 최고의 공연 무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 행사를 위해 중국 정부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를 느끼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장예모라는 굵직한 이름을 연출 책임자로 기용한 것 부터 국력 총동원이란 느낌이 강하게 와 닿았으니 놀랄 일도 아니죠.

하지만 그렇게 많은 인원이 동원됐다는 것은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저만한 인원을 동원해 저 정도로 숙달될 때까지 훈련을 시켜 저렇게 일사불란한 무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중국이 아니면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우리도 전국체전 한번 하려면 몇달씩 학생들이 매스게임 훈련을 하던 시절이 있었죠. 줄을 세우거나 서 본 사람은 그렇게 많은 인원이 정확하게 줄을 맞추게 하려면 얼마나 높은 수준의 강제력이 동원되어야 하는지 압니다.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집체공연을 잘 하는 나라는 북한입니다. 이렇게 거대한 인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공연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회가 얼마나 폐쇄적이고 통제가 심한지를 보여주는 척도라고도 할 수 있죠. 이번 올림픽 개막 공연을 그리 마음 편히 볼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중국의 메시지는 쉽게 읽힙니다. 중국의 찬란한 문화적 전통이 자랑스럽게 세계인 앞에서 펼쳐진 것은 물론이고, 전통 미술인 수묵화에 현대의 어린이들이 색을 입혀 컬러로 만드는 퍼포먼스를 통해 전통과 현재의 호흡을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강국으로 대접받고자 하는 위용 역시 충분히 드러났습니다. 이미 1992년에 올림픽 주제가를 부른 사라 브라이트만이 주제가 가수로 다시 선정된 것은 경직된 관료주의나 문화적 자신감의 부족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지구 퍼포먼스 자체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또 이번 개막식에서 줄곧 56개 소수민족의 문화를 강조했고, 입장식 기수로 야오밍과 함께 쓰촨성 대지진때의 어린이 영웅을 기용하는 등 '국민총화'를 기원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중국 바깥의 세계와 호흡하려는 시도는 너무 부족했다고 생각됩니다. 한마디로 약간 촌스러웠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일부 언론이 극찬하는 수준의 공연은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어쨌든 행사 외적인 부분에선, 온갖 주요 국가의 정상들이 모두 참가해 중국의 위신을 세웠습니다. 개막식을 보이코트라도 할 듯 잘난 체 하던 이 사람도 결국은 모습을 보였을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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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어딘가에서는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목소리에 대해서는 과연 누가 호응해 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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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막상 리닝의 공중질주 퍼포먼스와 점화는 기대에 못 미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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