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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 2014년 1월25일에서 26일로 넘어가는 밤. JTBC 사옥 호암아트홀에선 '히든싱어2'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왕중왕전 생방송이 펼쳐졌습니다.

 

왕중왕전으로는 세번째 방송. 그러니까 1월11일과 18일, 2회로 나뉘어 왕중왕전 본선이 치러졌고 25일에는 거기서 살아남은 세 사람의 모창 도전자 - 임성현(논산가는 조성모), 조현민(용접공 임창정), 김진호(사랑해 휘성)의 최종 대결이 펼쳐진 것입니다.

 

두 차례의 왕중왕전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치열한 대결을 뚫고 올라온 이들입니다. 난다긴다하는 모창자들 중에서 선발됐고, 그 우승 혹은 준우승자 사이에서도 각 조에서 1위를 차지한 인물들이니 말입니다.

 

 

 

 

물론 결과는 아시는 바와 같이 휘성 모창자 김진호의 우승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마지막날 생방송을 현장에서 보고 있으니 과연 더 이상 '모창'이란 말로 이 세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온당한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습니다. 이미 모창이란 큰 의미가 없어진 대결이었습니다.

 

 

 

PM 10:20

 

이날 호암아트홀 무대는 정말 발디딜 틈 없이 빽빽하게 들어찼습니다. 앞에 보이는 빈 자리는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 연예인들과 그동안 '히든싱어2'에 출연했던 멤버들을 위해 비워 놓은 자리들이고, 나머지 자리는 꽉 들어찬 것을 지나 복도까지 어떻게든 들어온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만약 '히든싱어3' 때도 최종 생방송을 한다면 경희대 평화의 전당 정도는 충분히 채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PM 10:30

 

30분 전. 출연진들은 분장실에서 마지막 마무리를 하고 있고, 스태프들은 원활한 무대 진행을 위해 마지막 점검이 한창입니다.

 

 

 

2층에서 본 모습.

 

 

 

PM 10:50

 

하늘 위에서 찍는 듯한 느낌을 주는 지미집 카메라가 마지막으로 팔을 휘저어 봅니다. 앞줄엔 출연 연예인들이 착석 완료를 확인하는 스태프들이 아직 서 있죠.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간.

 

 

 

 

 

PM 11:00

 

무대 중앙문에서 전현무가 걸어나오며 환호와 함께 방송 시작.

 

세 사람의 도전 여정을 간략하게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신선한 건 세 도전자가 처음으로 예심에 나섰을 때의 모습.

 

그리 오래 전도 아닌데 세 사람 모두 지금과는 꽤 다른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처음에 보였던 쭈뼛대는 모습이 지금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습니다. 자신감이 예전과는 전혀 달라 보입니다.

 

순서대로 세 도전자의 노래.

 

 

 

 

조현민과 김진호를 향한 임창정과 휘성의 찬사와 응원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조성모가 나오지 못한 임성현이 혼자 좀 쓸쓸해 보입니다. 가장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야 할 조성모가 없으니 어딘가 힘이 빠져 보이는 아쉬움. 휘성의 무대 의상까지 그대로 물려입고 나온 김진호의 어깨에 더 힘이 들어가 보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25일 무대에서 가장 빛났던 사람은 임성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히든싱어' 시즌 1,2를 통틀어 원조 가수를 누르고 우승한 사람든 단 둘뿐, 신승훈 편의 장진호와 조성모 편의 임성현 뿐입니다.

 

장진호가 의외의 부진으로 최종 3인에 포함되지 못한 것이 이변이라고 할 정도로 두 사람의 실력은 탁월했습니다. 특히 임성현은 25일 무대에서 최상의 실력을 보여 진짜 조성모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던 당시의 우승이 우연의 결과가 아님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AM 00:00

 

부조정실. 전현무의 말이 많아질수록 조승욱 PD의 주름이 늘어갑니다. 자꾸 시간이 초과되기 때문이죠.

 

당초 실시간 문자투표를 하기로 했을 때만 해도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왕중왕전 두 차례를 마친 뒤 1주일간 진행한 사전 인터넷 투표의 총 개표수가 1만건 정도밖에 안 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방송중 투표를 수없이 진행한 ARS 업체에서도 "이 시간이면 15만표 정도가 예상된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15만표는 방송 시작 20여분만에 훌쩍 넘어섰고, 밤 12시를 지나면서 50만표 이상이 확실시됐습니다.

 

대박 예감.

 

 

 

 

 

AM 00:30

 

최종 투표가 마감됐습니다. 총 투표수는 864,868표.

 

음향편집실 스태프도 분주합니다. 이때부터 전현무 특유의 '쪼는' 시간에 맞는 음악이 나갑니다.

 

물론 3위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선 광고를 봐야 합니다.^^

 

 

 

 

 

"우승자는 김진호!"

 

두 사람이 남은 상황에서 전현무의 발표 순간, 김진호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세 사람 모두 사연이 있습니다. 조현민은 많은 사람이 아는대로 부산에서 용접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병환과 집안 환경 때문에 음악에의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임성현은 현역 뮤지컬 배우이지만 수많은 오디션에서 탈락했던 아픔을 겪었고, 곧 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임성현의 아버지가 "내가 못 이룬 꿈을 아들이 이뤘다"며 눈물을 보이는 광경도 볼 수 있었습니다. 김진호는 연세대에 다닐 정도의 우등생이지만, 한편으론 거울을 보며 휘성의 동작을 따라하던 청년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 때문에 진로를 놓고 남들은 짐작하지 못하는 고민을 겪었을 겁니다.

 

이런 세 사람 모두에게 왕중왕전 생방송은 그야말로 한풀이의 무대였습니다. 음악이란 이들에게 현실에서 이루기 힘든 목표였고, 어찌 보면 애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리고 한켠에는 그들 각자에겐 음악의 세계를 엿보게 했던 우상들이 있습니다. 이들 각자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우상에 대한 존경, 그리고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 바로'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표출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세 사람의 고민과 좌절이, 이날 보여준 놀라운 실력에 날개를 달아준 듯 했습니다.

 

이날 무대에 선 것은 임창정과 조성모, 휘성을 모창하는 세 사람이 아니라, 그 세 우상을 통해 자신의 꿈을 펼치려는 세 젊은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세 사람의 노래가 더욱 예사롭지 않게 들린 것입니다. 임창정이 장난스럽게 던진 "전 저렇게 못 불러요"라는 말이 그저 농담만은 아닐 정도로, 세 사람은 생방송 무대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나 보기 좋았던 것은 그런 꿈의 소중함을 아는 선배들과 곧바로 '즐기는 무대'가 연출됐다는 것.

 

 

 

AM 1:00

 

생방송이 끝난 무대는 몰려 나온 축하객들로 북적이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무대에서 단연 인기있는 출연자가 있었으니.

 

 

 

바로 아이유 모창자 샤넌.

 

최종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많은 남성 시청자들을 좌절시켰던 '히든싱어2'의 주역(!) 중 하나.

 

 

 

다들 샤넌과의 기념 촬영을 위해 줄을 섭니다.

 

옆에 찬조출연한 작곡가 주영훈. "야, 샤넌이랑 빨리 찍어. 얘 데뷔하면 우린 사진도 같이 못 찍을거야."

 

 

 

그래서 저도 잠시 본분을 잊고...

 

 

 

샤넌양, 정말 얼굴이 조막만 하더군요. 화장기 없는 얼굴도 어쩌면 그리 귀여운지.^^

 

 

 

AM 1:20

 

곧바로 심야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새벽 시간이지만 취재 열기가 뜨겁습니다.

 

 

 

다들 밝게 웃는 모습.

 

대락 기억나는 질문과 답은:

 

 "전현무를 시즌3에도 MC로 쓰겠느냐"는 질문에 "생각 중"이라고 말한 조승욱 PD.

 

"내가 '히든싱어2' 최고의 수혜자인 것 같다. 안티가 많이 줄었다"는 휘성의 말에 "안티는 제가 더 많습니다"라고 덧붙인 전현무.

 

상금 2000만원을 어떻게 쓰겠냐는 말에 "제작진과 출연자들을 모아 고기를 배터지게 먹겠다'는 김진호.

 

세 사람 모두 공통적으로 가장 감격스러운 건 팬카페가 생겼다는 것.

 

 

 

 

임성현은 이미 노래하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나머지 두 사람의 진로가 어떻게 될지,

 

세 사람의 인생이 '히든싱어2' 출연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김진호의 말처럼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이 기억으로 이겨내겠다"고 한다면, 참 좋은 일일 듯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세 사람 모두 수천명의 지원자 중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승자들이라는 것.

 

늦은 시간,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세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세 사람을 환영했습니다.

 

국민투표에 임해 주신 864,868명의 시청자들도 아마 같은 심정이었을 겁니다.

 

 

 

 

이렇게 해서 '히든싱어2'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물론 '히든싱어3'는 당연히 돌아옵니다. 아쉬우시겠지만 늦어도 8월이면 '히든싱어3'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 짧은 안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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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 시즌2를 마감하는 왕중왕전 1,2부가 화려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히든싱어' 방송 이후 처음으로 원조 가수를 앞선 두 명의 도전자들, 신승훈 편의 장진호와 조성모편의 임성현을 포함해 총 13명의 도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치렀습니다.

 

자신들의 우상과 맞붙어 마지막까지 각축전을 벌였던 모창 능력자들은 한동안 쉬면서 축적한 기량이 눈에 띌 정도였습니다. 첫 방송 출연 당시에는 아무래도 100%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겠지만, 두번째 도전인 왕중왕전에서는 활짝 개화한 듯한 도전자들이 한둘이 아니어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습니다. 비록 우승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아이유 모창자였던 사년의 열창과 웃음은 많은 남자 시청자들을 열광시켰죠.^

 

아무튼 이들의 기량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연출자 조승욱 PD까지 경악하게 했던, 예상을 뛰어넘는 대접전 끝에 '논산가는 조성모' 임성현, '용접공 임창정' 조현민, 그리고 '사랑해 휘성' 김진호가 최종 결선에 진출했습니다. 이들은 오늘부터 시작되는 국민투표 결과와 25일 생방송을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됩니다. 

 

 

 

왼쪽부터 조현민, 임성현, 김진호.

 

혹시 방송을 못 보신 분들이 꼭 보셔야 할 세 워너비들의 노래입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온 국민의 관심사'라고 부르는 것은 좀 낯간지럽지만, 아무튼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이 두 시즌을 방송하면서, '모창'이라는 장르에 대한 국민의 시선을 바꿔 놓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지난 12일 57세로 작고한 가수 김갑순씨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바로 '너훈아'라는 예명으로 유명한 분입니다.

 

 

 

 

'히든싱어'가 처음 방송될 때, 많은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이 그저 기존의 '스타킹'이나 '묘기대행진' 처럼 신기한 기술의 하나로 모창능력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히든싱어'야 말로 진정한 트리뷰트 프로그램, 즉 원조 가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에 쓴 글입니다. "'히든싱어', 감동은 어디서 올까?"  http://fivecard.joins.com/1118 )

 

 

 

 

방송이 진행될수록, 모창 도전자들의 사연이 공개되면 공개될수록 '히든싱어'에 출연하는 도전자들의 출발점은 모두 '지극한 팬심'이었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위 사진의 조홍경 원장의 지도가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영혼 없는 연습만으로 그렇게 똑같이 부르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수영이나 백지영, 주현미 편에 출연했던 도전자들이 가수와 함께 눈물을 흘린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도전자들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궤적에서 그 가수들의 노래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했는지를 털어놓고, 가수들은 가수들대로 자신들이 불러 온 노래들이 어딘가에서, 생면부지의 누군가에게 그렇게 큰 의미를 주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가수라는 직업에는 분명한 특징이 있습니다. 물론 부와 명예는 더할 수 없이 중요한 것이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면 자신의 노래에 진정으로 공감해 주는 팬들이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천만장의 팬레터와 문자 속에 파묻혀 있어도, 이렇게 팬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다 못해 목소리부터 몸짓까지 똑같이 흉내낼 정도인 사람들을 만난다는 건 그들에게도 대단한 행운인 셈입니다.

 

 

 

사실 '너훈아' 김갑순씨의 출발점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나훈아라는 거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니 더욱 더 열심히 그의 노래를 연습하게 되고, 남들도 인정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고, 그리고 나선 아예 그의 그림자가 되는 인생을 선택한 것이죠.

 

'모창 가수'의 나쁜 예로 가수 박상민을 사칭하며 돈벌이를 했던 임모씨가 가끔 거론됩니다. 하지만 이 임모씨는 스스로 '박상민 행세'를 했기 때문에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반면 너훈아를 비롯한 대다수의 모창 가수들은 스스로를 '이미테이션 가수'라고 부르며, 가끔은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보다 먼저 자신들이 선택한 애정과 추앙의 대상에게 자신의 인생을 기댄 셈입니다.

 

'히든싱어' 출연자들 가운데 너훈아 김갑순씨처럼 온 인생을 이미테이션 가수로 활동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하지만 '뮤지컬 김광석' 최승열처럼 김광석과 닮은 목소리 덕분에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주연으로 활동하게 된 경우를 보듯, 이들이 모창한 기존 가수의 삶과 활동은 이들의 이후 삶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18일 방송된 '히든싱어2' 왕중왕전에서 '사랑해 휘성' 김진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처음 출연했을 때, '단 하루만이라도 휘성으로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서 이렇게 왕중왕전 무대까지 서고 나니..."

 

누구나 스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모창자들은 자신의 우상과 최대한 비슷해지려 노력하면서, 그 가수의 성공을 보면서 자신의 꿈이 이뤄지는 듯한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그런 면에서 '히든싱어' 시즌1과 시즌2를 합해 가장 인상적인 무대를 꼽자면 지난해 시즌1의 왕중왕전 출연자 전원이 함께 부른 '거위의 꿈'을 잊을 수 없습니다. 특히 '김종서' 이현학과 '윤민수' 김성욱의 활약이 눈부셨죠.^^

 

 

 

 

 

물론 올해의 '마법의 성'도 좋았습니다.

 

 

 

이렇게 즐거움과 웃음이 가득한 히든싱어 왕중왕전의 잔치를 보면서, 문득 김갑순씨의 인생을 생각했습니다. 때로 '짝퉁'이라는 말로 비아냥거리는 말을 듣기도 했던 이미테이션 가수 너훈아. 그의 활동 역시 나훈아에 대한 헌정이었다는 점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 것도 '히든싱어'의 힘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인생을 돌아보는 기사. "너훈아로 20년, 그는 마지막까지 김갑순을 꿈꿨다"

http://joongang.joins.com/article/aid/2014/01/18/13259846.html?cloc=olink|article|default

 

 

 

25일 방송을 마치는 '히든싱어2'. 2014년 하반기 방송될 '히든싱어3' 에서는 또 어떤 가수들과 어떤 모창자들이 또 다른 사연과 놀라운 기량으로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P.S. 물론 팬심이 팬심으로만 꼭 끝나야 하는 건 아니죠. 어제 놀라운 가창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샤넌. 언젠가는 아이유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기 목소리'를 가진 가수로 우뚝 서는 날을 보고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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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2 김광석 편]을 보고 뭔가 남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1980년대. 요즘 자꾸 떠오르는 말입니다. 그때 이문세가 있었고, 변진섭이 있었고, 이승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켠에 노찾사가 있었고, 동물원이 있었고, 김광석이 있었습니다.

 

2013년 12월28일. JTBC '히든싱어2'의 김광석 편이 방송됐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히든싱어'는 많은 히트곡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원조 가수가 출연하고, 그 가수의 노래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모창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 출연해 과연 방청객과 시청자의 귀를 얼마나 혼동시킬 수 있는가 하는 데서 1차적으로 재미를 찾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음원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 가수를, 이미 세상을 떠난 가수 편을 제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번에도 여기 쓴 적이 있듯, '히든싱어'의 진정한 매력과 감동은 출연자가 원조 가수와 얼마나 비슷하냐, 혹은 비슷하지 않느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팬과 가수 사이의 교감에서 오는 것입니다. 즉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은 진정한 트리뷰트 쇼의 성격을 가진 프로그램이고, 그 원조 가수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이 있었다는 것이죠.

 

(이미 많은 분들이 보신 이야기이기 때문에 여기 다시 적지는 않겠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이쪽으로.

히든싱어, 감동은 어디서 올까? http://fivecard.joins.com/1118 )

 

 

그렇다면 김광석 편이야말로 반드시 만들어 볼만 하다는 의견이 점점 커졌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가능하느냐는 것이죠.^^ 즉 후배 모창 가수들은 자기 육성으로 노래를 하고, 고 김광석은 음원으로만 존재할 때 그게 듣는 이를 혼동시킬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하게 녹아들 수 있을 것이냐. 그것이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기술적으로 유사한 시도를 보자면, 방송중에 작곡가 주영훈이 언급하기도 했지만 냇 킹 콜과 나탈리 콜 부녀가 함께 부른(?) 'Unforgetable'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입니다. 죽은 아버지 냇 킹 콜이 부른 노래에 나탈리 콜의 노래를 입혀 세대를 뛰어 넘은 듀엣곡이 탄생한 것이죠.

 

 

 

 

그리고 위에서 보시는 저 광고, 아이유와 김광석이 함께 '서른 즈음에'를 노래하는 광고도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런 정도라면 얼마든지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김광석의 주요 레퍼토리들이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로 녹음됐다는 점입니다. '히든싱어'에서 후배 가수들과 라이브(?)로 경쟁하려면 원곡 음원에서 반주와 육성을 분리하고, 그 육성만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아무튼 유족과 여러 관계자들의 도움 덕분에 그동안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나의 노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잊혀지는 것' 등이 디지털로 복원되어 있었고, 이번 '히든싱어'를 위해 '먼지가 되어' '일어나' '서른 즈음에'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이 새로 분리될 수 있는 음원으로 등장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그를 있게 했던 노래 '사랑했지만'을 비롯해 '거리에서' '기다려줘' 등 초기 히트곡들은 복원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히든싱어'에서는 이 노래들이 경쟁곡으로 쓰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먼지가 되어' '나의 노래'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서른 즈음에'가 방송에 사용됐습니다.)  

 

대신 그런 아쉬움은 후배 가수들의 노래로 달랬습니다.

 

 

 

(에이핑크 정은지의 음색이 참 곱더군요. 지금껏 미처 몰랐습니다.^)

 

그렇게 해서 '히든싱어2' 김광석 편이 만들어졌습니다. '세계 방송 사상 유례가 없는' 이라는 말을 너무 자주 사용하면 자화자찬이라 낯간지럽지만 이런 식으로 고인이 된 가수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프로그램은 아마도 국내에선 처음일 것이고, 해외에서도 그 예를 찾기 힘들 것은 분명한 듯 합니다.

 

'음원 김광석'이 쟁쟁한 후배 가객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미 누가 이기고 누가 이기지 않고에 연연할 분들은 없었을 겁니다. 아이유 때도 '너무 쉽다'는 여론이 있었고(물론 10~20대 시청자들 이야기입니다. 중년들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남진 때도 너무 쉽다는 여론(물론 50대 이상 시청자들 얘깁니다. 젊은 시청자들은 헉 했다고 전해집니다)이 있었지만, 이번 김광석 편을 갖고 난이도를 얘기하는 분들(물론 있었습니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이미 이 프로그램의 재미와 진정한 의미는 쉽고 어렵고에 있지 않다는 걸 다들 이해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들, '음원 김광석'의 턴에서 방문이 열리고 빈 공간만이 드러날 때, 마음 한 구석이 비어 오는 듯한 느낌을 다들 공유하셨기 때문일 겁니다.

 

여기 있었어야 할 그 가수가 이 자리에 없다는 사실이 짙은 안타까움으로 남으면서.

 

 

 

 

 

 

내친 김에 그의 노래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964년 대구 태생. 증언에 따르면 그의 음악 역정은 80년대 대학가의 포크 동아리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대의 음악 동아리들은 필연적으로 대학가의 노래패, 즉 음악을 통한 변혁 운동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었죠. 그래서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 동인들이나 나중에 김광석이 참여하는 동물원 멤버들은 모두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그런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광석과 안치환은 여러 무대에서 같이 공연하기도 했고, 많은 분들이 라이브 무대에서 김광석이 부른 '광야에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광석은 나중에 낸 자신의 '다시 부르기' 앨범에 노찾사를 세상에 알린 노래인 '그루터기'와 '광야에서'를 녹음해 넣기도 했습니다.

 

1992년 MBC 대학가요제에서는 이런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죠. 김광석, 노찾사, 안치환이 함께 부른 '그날이 오면'. 

 

 

 

그러던 어느날 김광석은 김창기 등 동료들과 함께 동물원이라는 그룹을 결성합니다. 이미 대학가의 '몰려 다니는 노래꾼' 들 사이에선 특히 서정적인 노래들로 나름 인기를 모았던 팀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이들은 김광석이 한때 고려대 앞에서 경영했던 '고리' 라는 카페에서 낮이나 밤이나 뭉쳐 다니던 사이였는데, 우연히 이들의 노래를 접한 김창완의 적극 후원으로 음반을 내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나온 것이 1987년 동물원 1집. 특별히 메인 보컬이 있다기보다는 노래마다 특성에 맞는 사람이 보컬을 맡는 형식. 그래도 단연 기억에 남는 '동물원의 목소리'는 김광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김광석이 부른 동물원의 노래가 많지는 않습니다. 1집에선 '거리에서', 2집에선 '흐른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정도죠. 다만 이 노래들이 그 앨범에서 각각 가장 유명한 노래들이긴 합니다.^^

 

 

 

 

하지만 동물원은 기본적으로 아마추어리즘, 혹은 직장인 밴드의 한계를 가진 팀이었고 프로 가수의 꿈을 가졌던 김광석은 결국 동물원을 벗어나 1989년 솔로 1집을 발표합니다. 물론 이 앨범에도 동물원 멤버 김창기('히든싱어2'에 출연하신 분입니다^^)가 작곡한 '기다려줘'가 가장 잘 알려진 노래일 정도로 동물원 멤버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는 쭉 이어집니다.

 

한때 동물원 멤버들은 한 인터뷰에서 '동물원은 광석이형이 유명해지기 전에 어울려 놀던 동네 놀이터 같은 팀'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김광석이 떠난 뒤에도 동물원은 동물원 대로,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같은 히트곡을 낳으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키워 갑니다.

 

 

 

(1995년 방송된 KMTV 김광석 슈퍼콘서트는 그리 많지 않은, 김광석의 방송 출연 영상물입니다.)

 

'가수 김광석'을 낳게 한 가장 큰 동인은 2집, 그리고 '사랑했지만'의 히트입니다.

 

'사랑했지만'은 역시 '히든싱어2'에 패널로 참가했던 한동준('너를 사랑해'라는 불멸의 히트곡을 가진 분이죠)이 작사 작곡한 곡입니다. 위의 영상 끝부분을 보시면 직접 말하기도 하지만 정작 김광석은 이 노래를 부르기 전, 그리고 심지어 이 노래가 크게 히트한 뒤에도 이 노래에 대해 큰 애정이 없었다고 전해집니다. (물론 영상을 보면 애정이 다시 생긴 듯 합니다^^)

 

그 외에도 이 2집에선 '사랑이라는 이유로', '그날들' 등이 히트했지만 김광석은 이 2집에 대한 애정이 다른 음반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특히 스타 가수들에겐 매우 흔한 일입니다. 조지 마이클은 'Last Christmas'에 대해 '정말 이젠 더 이상 부르고 싶지 않은 노래'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죠.^^).

 

그래도 팬들에겐 변함 없이 최고의 걸작입니다.

 

 

 

1994년 4집의 마지막 곡인 '자유롭게'입니다.

 

2집 이후에도 김광석은 3집의 '나의 노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4집의 '일어나', '서른 즈음에' 등을 히트시키며 전설이 되어 갑니다. 네번째 앨범이 마지막이라는 걸 생각하면 그의 활동기간은 정말 짧았던 셈입니다. 그 외에 리메이크 앨범, 라이브 앨범을 합쳐도 그를 기억할 수 있는 음원 자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1996년 1월. 향년 만 32세.

 

너무 이른 나이였습니다. 

 

물론 그 뒤로도 김광석의 노래들은 수없이 많은 후인들에 의해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3년 12월 28일, '히든싱어2'에 출연해 우승하셨습니다.

 

 

'히든싱어2' 는 김광석 편으로 정규 시즌을 마칩니다. 임창정 신승훈 조성모 김범수 주현미 윤도현 아이유 남진 휘성 박진영 김윤아 김광석 까지 12명의 가수가 출연했습니다. 이제 2014년 1월4일, '히든싱어2'의 가장 화려했던 장면들을 모은 하이라이트가 방송되고 1월11일과 18일에는 모창가수들 중의 탑을 찾는 왕중왕전이, 그리고 25일에는 왕중왕전의 우승자를 가리는 특별 생방송이 진행됩니다.

 

'히든싱어2'의 포스트시즌 경기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P.S. 김광석 편의 감동을 이어가려면 어떤 가수가 있을까요. 저라면 '히든싱어3'에선 이런 가수는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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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자 부르타. 2013. 12. 15. 잠실 종합운동장 FB빅탑시어터

 

Fuerza Bruta - '잔혹한 힘(Brutal Force)'이라는 뜻. 상상력의 한계는 없음을 느끼게 하는 놀라운 퍼포먼스.

 

('푸에르자 브루타'라고 읽어야 정상이겠으나 공연의 한글 공식 표기가 '푸에르자 부르타' 네요.^^

 간혹 '푸에르타 브루자'라는 표기도 드문드문 등장. 푸에르타 델 솔의 영향인가요...)

 

 

 

 

 

 

 

 

 

 

 

 

 

 

 

 

 

 

 

 

 

 

 

 

아크릴 판 같은 재질의 공중 무대 위에서 물과 여성 무용수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아크릴 위의 수증기. 미세한 흠, 물의 무늬, 물방울, 물결... 빛의 굴절을 가져오는 모든 것이 도구다. 자연스럽게 물의 무게에 따라 아크릴 판(혹은 두꺼운 비닐?) 중심부가 아래로 늘어지며 물이 고인다.

 

그곳이 수조 역할을 하고, 무대는 천천히 관객들의 머리 바로 위까지 내려온다.

 

 

 

 

 

 

 

 

 

 

 

 

 

 

 

 

 

공연자들은 자연스럽게 밑의 관객들과 컨택트를 시도하고, 카메라를 보고 웃어주기도 한다.

 

지금까지 상상해 보지 못한 각도의 상상해 보지 못한 볼거리다.

 

 

 

 

 

 

 

딱 20년만 젊었으면 미친듯이 같이 뛰고 놀 것을, 하는 생각이 드는 공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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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 아이유]

 

'히든싱어 2'의 아이유 편이 화제입니다. 아이유의 역대 최다 득표도 놀랍지만 아이유 모창 도전자로 출연했던 영국 출신의 샤넌(다음 검색어로는 섀넌^^), 걸그룹 투아이즈 멤버 김연준, 그리고 영국에서 온 또 다른 도전자 안나 등이 모두 화제의 대상입니다. 샤넌은 밤새 내내 포털 검색어에 남아 있더군요. 걸그룹 파이브걸스 멤버로 잠시 활동한 이력까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화제도 화제지만, 아이유 편은 '히든싱어' 제작진에게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이 또 한 단계 진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히든싱어'는 제작진에겐 매우 힘든 포맷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는 2012년 연말 갑자기 나온 게 아닙니다. 많은 연출자들이 이 프로그램의 시놉시스를 검토했지만, 대부분 '제작 불가능'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모창의 어려움. '히든싱어'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말하자면 국민 가수'들입니다. 10년, 20년씩 히트곡을 계속해서 낳으며 정상에 군림하고 있는 가수들이죠. 이 가수들이 한해에도 수백명씩 나오는 새로운 도전자들에 맞서 자기의 자리를 지킨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만치 남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이 가수들이 10년, 20년 씩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건 이미 '복제 불가능' 도장을 받은 상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대중의 귀는 냉정합니다. 어지간하면 흉내낼 수 있는 가수에게 국민 가수의 특권을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선 경력은 짧지만 아이유도 마찬가지. 아이유는 이번 '히든싱어' 출연을 통해 '아이유는 왜 아이유인지' 를 확실하게 다시 한번 부각시켰습니다. 오히려 아이유도 '히든싱어'에 나올만 한 가수라는 점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2012년 이전에 '히든싱어' 아이디어를 접했던 연출자들은 '그게 말이 되냐'고 웃어 넘긴 것입니다. 반면 그 어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에 JTBC '히든싱어'는 대중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된 거죠. 그리고 더더욱 신승훈 조성모 편에서 일어난 일들을 '기적'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선배 가수에 대한 존경과, 그렇게 되고 싶다는 열망이 100명의 청중으로 하여금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비슷한 효과를 낸 것이죠.

 

이쯤에서 다시 보는 신승훈 편 출연자 장진호의 우승 비결.

(물론 '신승훈의 배려'를 절대 빼놓을 수 없겠죠.^^)

 

 

 

 

'히든싱어'에 지난 1년간 20여명의 가수들이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진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아마 파일럿으로 제작됐던 박정현 편이나 김경호 편을 지금 다시 본다면, '어, 생각보다 안 비슷했잖아?'라고 생각할 시청자들도 꽤 있을 겁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처음 봤을 때 '우와, 다섯명이 나왔는데 다섯명이 다 박정현이네?' 했던 신기한 느낌은 점점 사라져 갑니다. 회를 거듭하면서 시청자들의 요령은 점점 늘어나고 전편보다 더 비슷한 모창능력자를 기대하게 되지만, 모창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나 백지영이나 윤도현 처럼 타고난 음색이 독특한 사람들을 똑같이 흉내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유 편은 도전자의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재미를 창출해 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그동안도 간간이 모창 도전자들의 사연이 화제가 된 적은 있었지만, 아이유 편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주인공 가수와 '너무 비슷해서'가 아니라 '아주 똑같지는 않은데 이 아이도 주목할만 해!'라는 걸로는 아이유 편의 샤넌이 첫번째 케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 방송을 못 보신 분이라면 샤넌의 이 노래를 놓치면 안 됩니다.

 

 

 

 

시청자들은 사년의 I dreamed a dream 을 들으면서 샤넌의 마음 속에 있는 간절한 꿈, 옆에 서 있는 아이유 처럼 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읽었을 것입니다. 유영석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는 것도 이해가 갈 정도로 인상적인 가창이었죠.

 

(그런 의미에서 매우 적절한 선곡이었다는 느낌입니다.)

 

또 '히든싱어'에 출연한 가수 중 최연소인 아이유에게는 이날 샤넌과 김연준의 등장이 다른 누구보다 큰 의미로 다가왔을 듯 합니다. 아직 자신도 가수로 더 성장해야 할 나이에, 이미 자신을 우상으로 삼고 노력하고 있는 '후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됐을테니 말입니다. 이제 '선배로서의 책임'과 '가수로서 나이들어 간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아이유에겐 더 큰 발전의 계기가 되겠죠.

 

 

 

 

이 그림은 유명한 앙리 마티스의 '춤 La Danza' 연작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 그림은 최근 피게레스의 달리 미술관에서 본 살바도르 달리의 '풍자적 구성 Satirical compositon' 이라는 그림입니다. 달리가 19세 때 그린 그림. 아닌 분도 있겠지만 제게는 보자 마자 위 그림이 생각나게 하더군요.

 

작가들도 좋아하는 선배 작가의 문장을 통째로 베끼는 데서부터 문학 수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나만의 개성을 얻기까지 남의 재능을 닮고자 노력하는 것은 장르를 불문하고 드문 일이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아주 똑같지는 않아도 그렇게까지 닮으려는 노력을 보이는 후배들의 모습'을 즐기는 것도 '히든싱어'를 보는 즐거움이 될 듯 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자신의 우상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려는 이유가 있겠죠. 그런 이유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꿈과 바로 연결될 것이고 말입니다.

 

언젠가는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이, 그런 미래의 스타들에게 한번쯤 '나도 이렇게 나의 우상과 닮으려고 애쓰던 시절이 있었지'라는 훈훈한 추억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P.S. 그나자나 샤넌 참 귀엽군요.

 

 

 

 

 

11세 때 '스타킹'에 출연한 모습.

 

 

 

그리고 이건 브래드 리틀과 함께 '오페라의 유령' 시연하던 모습.

 

 

 

 

현재까지는 파이브돌스 멤버로 잠시 활동하다가 솔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습니다.

 

과연 샤넌의 코리안 드림은 어떻게 될지, 앞으로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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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2' 주현미 편에서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또 하나의 아름다운 정경이 펼쳐졌습니다. 주현미의 도전자 중에 중국에서 귀화한 박애화씨가 있었던 거죠. 박애화씨의 사연을 들은 주현미는 그 자리에서 대뜸 중국어로 질문을 던졌고, 두 사람이 중국어로 몇마디 대화를 나누는 광경이 여과 없이 방송됐습니다.

 

잘 알려진대로 주현미는 '약사 출신 가수'로도 유명했지만 '화교 가수'라는 사실로도 유명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한 곡의 노래를 같이 부르기 시작합니다.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 중국과 조금이라도 인연을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노래죠.

 

 

 

 

이 노래를 처음 부른 사람은 1953년 태어나 95년 42세로 요절할 때까지, 전 세계 중국어권 인구에게 여왕으로 군림했던 가수 등려군입니다. 방송중에는 영화 '첨밀밀' OST 수록곡으로 소개됐지만, 그 이전에 이 노래는 이미 불멸의 히트곡이었습니다. 영화에선 장만옥이 라디오를 통해 등려군의 사망 소식을 듣는 장면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죠.

 

등려군의 노래야 더없는 절창이고, 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한두명이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가창이 있습니다.

 

바로 장국영.

 

 

 

 

이날 노래를 시작한 박애화씨는 '자신의 마음을 노래로 주현미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노래 가사가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을 내가 직접 말하지 않아도 저 밝은 달이 전해주고 있다'는 것이니, 딱 떨어지는 노래입니다. 가사 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당신은 내게 물었죠.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느냐고.  你問我愛 你有多深 我愛 你有幾分

내 마음은 떠나지 않아요.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요.        我的情不移 我的愛不變

저 달이 내 마음을 대신 보여주고 있잖아요.                    月亮代表我的心

 

이 노래를 같이 부른 주현미도 그 의미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없이 정겨운 무대가 연출됐습니다.

 

사실 주현미는 전부터 이 노래를 여기저기서 즐겨 불렀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보면 주현미가 부른 '월량대표아적심'에는 여러 가지 영상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제 마음에 드는 버전을 골라 봤습니다.

 

애절한 해금 소리와 노래가 참 잘 어우러집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수없이 주현미의 노래를 들었겠지만, 한국어 가사로 된 노래와 중국어 가사로 된 노래를 부를 때, 주현미의 목소리는 살짝 다르게 다가옵니다. 뭐랄까... 중국어 노래를 부를 때에는 그 목소리에 내재되어 있는 회한의 정서가 더욱 극대화되는 그런 느낌.

 

그럼 한국어와 중국어로 한꺼번에 부를 때는 또 어떨까요. 주현미가 등려군의 '야래향'을 부른 영상입니다.

 

 

 

사실 이날 '히든싱어'는 맞추는 재미는 그닥 없었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주현미의 농익은 기량과 나이에 따른 원숙한 음색이 다른 젊은 도전자들과 구분하기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죠. 특히 패널 중 데니안은 도전자의 연령대까지 짐작하는 신기를 보였는데, 사실 목소리에서 어느 정도 나이가 느껴지는 건 분명한 사실인 듯 합니다. 비슷한 또래의 도전자가 나왔더라면 좀 더 구별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

 

(여담이지만 이런 상식을 깼던 가수가 바로 신승훈이었습니다. 저도 들으면서 '이건 젊었을 때 신승훈 목소리를 흉내내는 도전자잖아!'하고 생각했던 도전자(?)가 바로 신승훈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신승훈이 '히든싱어' 방송 사상 최초로 도전자에게 우승을 내준 건 지금까지도 너무나 젊은 날의 목소리를 그대로 간직했기 때문이라는 얘깁니다. '나이를 극복하는 바람에' 청중 평가단을 혼란에 빠뜨린 거죠.^^) 

 

하지만 '히든싱어'의 재미는 이미 헷갈리냐 맞추냐의 선은 넘어선 듯 합니다. 지난 시즌 때의 백지영 때도 도전자들과 백지영의 목소리가 확연히 차이났지만 그래도 방송으로 접하는 재미는 떨어지지 않았죠. 이번 주현미 편도 '방송 이래 가장 쉬웠다'는 평인데도 시청률 면에선 방송 후 처음으로 6%대를 기록하는 호조를 보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히든싱어' 본방에서 들을 수 없었던 주현미의 히트곡 하나.

 

 

 

 

이젠 시청자들도 맞추고 틀리고 보다는 추억의 명가수가 부르는 노래 속에서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고, 출연자들은 어떻게 해서 그 가수의 워너비가 되었는지 사연을 즐기는 쪽으로 자리를 잡으신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이 바로 '히든싱어'를 진정으로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히든싱어'가 단순한 모창 묘기 쇼가 아닌 이유가 바로 이런 데 있는 거겠죠.

 

사실 저는 어제 못 들어 아쉬운 노래가 또 있습니다. 딱 한번, 1990년대 초쯤의 어느 날, 당시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에 주현미가 출연했습니다. 당시 '작은 음악회'는 지금의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트로트 가수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아니었습니다. 주현미의 등장은 꽤 의외였죠.

 

이때 MC 노영심은 "평소 방송에서 보지 못하는 주현미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싶다"며 자신이 미리 주문한 다섯 곡의 노래를 불러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 중 한 곡이 바로 이 노래였습니다.

 

 

 

주현미가 '신사동 그 사람'이나 '비내리는 영동교'를 불러 당대의 톱가수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목소리 속에 들어 있는 짙은 페이소스가 듣는 이의 몸을 촉촉하게 적시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흥겨운 리듬의 노래를 부를 때도, 이제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지나간 날을 되새기게 하는 매력이 담겨 있는 목소리입니다.

 

그리고 이 노래, '당년정'은 원래 제가 좋아하던 노래지만 이날 주현미의 가창은 그때까지 들어 본 어떤 다른 버전보다도 뛰어났습니다. 그 뒤로 한번쯤 더 이 노래를 들어 볼 수 있는 기회는 없을까 했지만 안타깝게도 없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찾아볼 수 없더군요. 살다보면 언젠가 한번 들어볼 날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다음은 약간 희귀한 버전입니다. 2003년, 장국영의 죽음 4일 뒤에 열린 홍콩 금상장 시상식장에서 곽부성, 장학우, 유덕화, 여명 등 홍콩의 4대천왕이 부른 추모의 노래 '당년정'입니다. 반주도 없고, 음질도 엉망이지만 장국영 팬들에겐 더 없는 선물일 듯 합니다.

 

 

 

 

 

분위기가 너무 처지지 않게 마지막으로 한 곡. '히든싱어2'에 주현미의 모창 도전자로 나온 여고생 배아현 양은 이날 주현미에게 "학교 졸업하고도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제자로 받아 주겠다"는 말을 듣고 펄쩍 뛰며 기뻐했습니다.

 

그 배아현 양의 타고난 꺾기 기술. 무슨 노래를 불러도 '뽕끼 작렬'이라는 말을 듣고 주영훈이 '트로트 아닌 다른 노래를 불러 보라'고 권합니다. 그러자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에일리의 '보여줄게'.

 

스튜디오가 뒤집어집니다. 잘 들어 보세요.

 

 

 

 

다음주 '히든싱어'는 윤도현 편이 방송됩니다. 당연히 토요일 밤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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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가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19금'입니다. '19금' 속에 묻어 뒀던 이야기들이 세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부에 JTBC '마녀사냥'이 있습니다.

 

방송 4개월째를 맞은 '마녀사냥'은 신동엽, 성시경, 샘 해밍턴, 허지웅 네 남자가 주축이 되어 털어놓는 짜릿하고 은밀한 연애 담론입니다. 물론 종래의 연애 이야기가 뭔가 미성년자용인 듯한 냄새가 났다면, '마녀사냥'에서 다뤄지는 것들은 철저하게 '어른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종전에도 '19금'을 표방한 프로그램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아예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누드 모델이나 성인영화배우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까지 시도된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이들 프로그램들과 지금 자리잡고 있는 '마녀사냥'과 'SNL'을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마녀사냥'이 리드하는 '19금 해금'의 분위기에는 쏟아지는 농담 속에서 은근히 지켜지는 품위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성인들이라면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이 정도 대화들은 하면서 서로 웃고 즐기지 않습니까'라는 식의 질문을 시청자에게 던지고 있다고 봐야겠죠.

 

다소 야하다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은근함'의 선을 넘지 않는다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선을 지키는 것도 대단한 능력이죠. 두 프로그램 모두 '신동엽의 통제' 아래 있다는 건 아마도 우연이 아닐 겁니다.

 

 

 

 

그리고 '마녀사냥'이 가고 있는 길은 어딘가 음습하고 으슥한 퇴폐업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누군가 별스러운 사람들이 즐기는 환락의 세계에서 튀어나온 듯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면에서 이전의 19금 이야기들과 다릅니다. 방송 내용의 대부분은 시청자들이 보내 온 사연이나 질문으로 이뤄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녀사냥'은 우리 사회가 좀 더 솔직해지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한 10여년 전만 해도 이 사회의 결벽증은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심했습니다. 여름 시즌의 납량 특집 프로그램에서 여자 연예인이 수영복 차림으로 등장하면 '선정적'이라며 철퇴를 맞던 시절입니다. 물론 그보다 조금 전에는 가요 프로그램에 나오는 가수들이 울긋불긋 염색을 하고 나오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출연 정지를 시키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사실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닙니다. 최근에도 남자 아이돌들이 수영장에서 수영 경기하는 모습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상의 티셔츠를 입혀 수영을 시키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케이블TV 채널을 돌리면 클럽에서 벌어지는 남녀간의 짝짓기 게임을 그대로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 버젓이 방송되고 있었습니다. '부비부비'라는 말이 방송용어가 되기 시작할 무렵의 얘기죠. 이 시절, 이미 이런 프로그램은 클럽에서 춤추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방송으로 내고, 이들 역시 카메라 앞에서 아무 스스럼없이 평소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이쪽 채널에서 이쪽 채널로 옮겨 가면, 바로 다른 세상이 펼쳐지던 시절입니다. 한마디로 한쪽은 조선 시대 그대로,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죠.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서 당연하게 생각되던 것들이 일부 강경한 도덕주의자들 때문에 엷게 가려져 있던 세상이었던 겁니다.

 

그러던 담론이 이제 세상 밖으로 서서히 펼쳐지기 시작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혼전순결이나 결혼의 영속성이 무슨 금과옥조처럼 지켜지던 시절도 아니고, 남녀가 사귀기 시작하면 대략 어떤 단계를 밟는다는 것도 이미 다 아는 세상이죠. 특히나 젊은 층일수록 '아저씨 아줌마'들의 상상보다는 훨씬 앞으로 나가 있습니다. 온 세상이 다 변하고 있는데 TV 혼자 청학동 계곡 안에 머리를 박고 있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변화의 징후는 고정 출연자인 곽정은 기자(위 사진 왼쪽. 슈퍼모델 한혜진 옆에서도 밀리지 않는 미모가...)가 '코스모폴리탄'에 쓰는 칼럼들을 통해서도 나타납니다. 10년 전, 15년 전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 여자가 이런 식의 과감한 칼럼을 쓴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죠. 하지만 그 칼럼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사고 있다는 것은 이미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지표입니다.

 

그래서 하자는 얘기는: '마녀사냥'은 한국 사회가 보다 솔직해지고 있는 한 단면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는 겁니다. 물론 19금 방송은 방송 시간 준수를 비롯해 19금 방송으로서 지켜야 할 위계가 있습니다. 오히려 무지와 미신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이 더욱 많은 세상에서 '마녀사냥'의 시도는 음지에서 수근거리며 이야기하던 것을 좀 더 많은 사람이, 밝은 광장에서 이야기하게 만들 것입니다.

 

 

 

 

 

 

 

'저래도 되는 거야?' '저런 얘기를 해도 돼?' 같은 이야기들은 생각해 보면 여러분들이 모두 주위 사람들과 아무 스스럼 없이 하던 이야기들입니다. 오히려 이런 이야기들의 해금을 통해 세상은 좀 더 솔직해 질 것이고, 이유 없는 금기는 조금씩 사라질 것입니다. 이런 식의 해금은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이미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홍석천이 이 프로그램에서 하는 이야기들은 이 사회가 귀담아 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로만 하는 성 소수자에 대한 배려는 필요 없죠. 이젠 그들도 이 사회에서 밥 먹고 숨 쉬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옆에서 자기의 연애 이야기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런 식으로.

 

 

 

'예전에는' 구직자가 고용주에게 감히 '연봉을 얼마 달라'고 내놓고 요구하지 못했고, '예전에는' 교사의 비정상적인 폭력에도 학생들이 항거하지 못했고, '예전에는' 학교 안에 전경이 들어가 정치적 사안에 반대 집회를 여는 학생들을 잡아가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얼마쯤 지나면 누군가 "예전에는 '마녀사냥' 같은 프로가 방송될 엄두도 못 냈대"라고 말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세상은 변하는 것이고, 그 변화의 방향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변하는 세상, 변하는 사람들을 느끼고 싶으신 분은... '마녀사냥'을 보시면 됩니다.

 

매주 금요일 밤 11시. 이제는 슈퍼스타K 보다 시청률이 잘 나옵니다. 당신만 세상에 뒤처져 있습니다.^^

 

 

P.S. 마지막은 전설적인 신동엽의 셀프 디스: '남자가 연락을 안 하는 4가지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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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도 어김없이 '뉴스9' 클로징에 다섯 곡의 노래가 소개됐습니다.

 

물론 다 좋은 곡들이겠지만, 뉴스와 연결해서 읽으시면 흥미를 더합니다.

 

어떤 엔딩곡들이었을까요. 바로 시작합니다.

 

 

 

 

930

 

누군가에게는 힘들었을, 누군가에게는 당혹스러웠을, 누군가에게는 억울했을지도 모를 9월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내일(1)도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뉴스9을 마칩니다. 여러분 대단히 고맙습니다.

 

'Man in the mirror' - James Morrison

 

 

Man in the mirror란 누구일까요. 바로 그 자신이죠.

 

나는 거울 속의 남자와 함께 새로 시작해요.

나는 그에게 그의 방식을 바꾸라고 말하죠.

그리고 이보다 더 선명한 메시지는 없을 거에요.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 싶으면, 그 자신을 돌아보고, 그의 방식을 바꾸라고. 

 

I'm starting with the man in the mirror
I'm asking him to change his ways
and no message could have been any clearer
if you wanna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 take a look at yourself and then make a change

 

네.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제일 먼저 자신이 변하라는 교훈적인 노래죠.

혹은 이해할 수 없는 대응 방식 때문에 많은 사람을 답답하게 했던 어떤 사람에 대한 노래일 수도.... (물론 제가 선곡자의 의도를 100%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저도 이 글을 쓸 때는 시청자 중의 한 사람일 뿐입니다.^^)

 

사실 모리슨의 곡도 좋지만 이 곡은 아무래도 오리지널이 최강이죠.

 

 

 

 

 

 

 

101

 

10 1일 밤의 뉴스 9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일도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Leader of the band/ Washington Post March

Dan Fogelberg

 

 

 

 

 

댄 포겔버그는 'Longer'로 한국인이 오랫동안 사랑해온 포크 가수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 내용은 작중 화자(아마도 댄 포겔버그 자신)이 존경했던 밴드 리더에 대한 이야기라서, '대체 이 곡이 왜 선곡된걸까'에서부터 제목 뒤에 '워싱턴 포스트 마치'는 왜 붙어 있는 거냐고 궁금해 할 분들이 꽤 있을 걸로 보입니다.

 

잘 들어 보시면 노래의 마지막 부분에 살짝 행진곡이 들립니다. 아주 잠깐.^^

 

매우 유명한 곡이죠. '행진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필립 수자의 대표작인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입니다. 다음 동영상의 앞부분에 이 곡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가 어린이 작문 콘테스트의 프로모션을 위해 수자에게 작곡을 의뢰했기 때문에 '워싱턴 포스트'라는 제목이 붙은 거였군요.^^ 어쨌든 이 곡은 오랜만에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재개된 날, 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102

 

또다시 남북대화록 파문을 접하면서 사후에도 편치 않은 사람을 봅니다.

뉴스9을 마치겠습니다. 내일(3)도 저희들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The Frozen Man' - James Taylor

  

 

 

손사장님이 사랑하시는 제임스 테일러가 또 등장했습니다. 사실 제임스 테일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꽤 많지만(대부분 연식이 상당하신 분들 가운데), 그 분들이 좋아하시는 테일러는 70년대의 테일러입니다. 하지만 이 노래는 1991년 곡. 90년대에도 신곡을 계속 내놓고 활동한 테일러의 정력도 놀랍지만 이렇게 오래 살아남은 팬은 매우 드물죠.

 

왜 이날 이 노래가 선곡됐나를 알아 보려면 설명이 꽤 필요합니다. 영상 앞부분을 보시면 이 노래를 작곡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임스 테일러 본인이 직접 길게 설명합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보다가 영감을 얻었다는 얘기죠.

 

요약하면, 대서양을 건너 미국을 향하던 시절의 범선이 항로를 잘못 잡아 얼음에 갇힙니다. 그러던 것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배가 발견되어 탐사대가 찾아가죠. 그리곤 얼어 있던 시체들을 일으켜 사진을 찍고... 그러니까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보던 제임스 테일러는 '사진기가 발견되기 전에 죽었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된다'는 느낌과 함께 이 노래를 작곡합니다.

 

비록 다큐에선 시체를 일으켜 사진을 찍는 정도지만, 'The Frozen Man'의 가사에선 윌리엄 제임스 맥피라는 선원이 되살아납니다. 하지만 그에게 이 현대 사회는 아내도 아이들도 이미 없는 쓸쓸한 곳일 뿐입니다. 되살아난 기쁨의 노래는 결코 아닙니다. 그래서 테일러도 노래를 시작할 때 가사의 마지막 부분인 Lord have mercy on the frozen man'을 먼저 말하고 노래를 시작하죠.

 

이날의 가장 큰 뉴스는 NLL 대화록의 발견입니다. 그럼 클로징 멘트에 나오는 '사후에도 편치 않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매우 분명해집니다.

 

P.S. 참고로 이 곡은 2009년 11월19일 손석희 MC의 '백분토론' 마지막 방송 때 퇴장곡으로도 사용됐습니다. 본인에게 매우 의미 있는 곡인 듯 합니다. 참고하실 분은 아래 블로그 글을.

http://blog.naver.com/unisite?Redirect=Log&logNo=120060429558

 

 

 

103

 

적어도 토요일까지는 높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4)은 부담없는 금요일입니다. 내일도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Sky Walker' - Isao Sasaki

 

 

 

하늘이 열린 날, 맑은 하늘 아래.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선곡입니다.

 

 

 

 

104

 

뉴스9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주말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Jason Mraz ’93 Million Miles’

 

 

 

유명한 제이슨 므라즈의 유명한 노래. 60대 무명 기타리스트와 함께 변기를 고치며 만든 노래라는 뒷얘기도 있는데 뭐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고...^^

 

아무튼 930만마일은 약 1억4900만 Km, 즉 1AU입니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죠. 그 어마어마한 우주의 사이즈에 비해 보면 지구 어디에 살든 우리는 집에 있다는 코스모폴리탄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는 노래입니다.

 

특별히 10월4일의 뉴스와 관련지을 이유는 없고, 굳이 연결하자면, 요즘 대개 그렇지만 이날도 참 답답한 뉴스가 많았다는 점 정도. 거기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아버지는 내게 말하셨지. 아들아. 인생은 어둡게 보인단다.

하지만 빛이 없는 시간도 존재의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

알아둬라. 너는 혼자가 아니란 걸.

넌 언제든 집에 돌아올 수 있다는 걸.

 

He told me, Son sometime it may seem dark,
But the absence of the light is a necessary part.
Just know,
you’re never alone,
You can always come back home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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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싱어2]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히든싱어 시즌2가 오는 10월12일 돌아옵니다.

 

이미 시즌1의 성공적인 방송을 통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프로그램이지만 벌써부터 다양한 수단을 통해 히든싱어2가 시즌1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을 이루고 있는 건 다양한 이벤트입니다. (저 아래, 마지막 동영상을 보시면 그 이벤트의 성공을 위해 제작진 혹은 마케팅 스태프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고 있는지 아실 수 있습니다.^^)

 

이달 초,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대형 극장 이벤트가 그 시작입니다.

 

사실 이 이벤트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아직도 상품이 - 치킨 500마리가 걸려 있습니다. 지금부터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3000명이 들어 찬 대극장에서 정답을 발표했을 때 울려퍼지던 '우와'하는 함성은 지금도 귀에 들리는 듯 합니다.^^

 

이 극장용 듣기평가 이벤트는 10월1일 오후 2시30분, 히든싱어 시즌2 제작발표회장에서 마지막으로 상영된 뒤 정답이 공개됩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금이라도 막차로 지원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그 다음은 히든 콜택시 이벤트입니다.

 

'히든싱어 2'에 출연하시고 싶은 분들을 직접 찾아가 진행하는 이벤트. 번호를 눌러 신청하시면 택시가 여러분의 댁으로 찾아갑니다.

 

6일까지 운행합니다. 아직 안 끝났습니다.

 

어떤 거냐면,

 

 

 

짧아서 아쉬우시죠? 풀 버전으로 보시면 조금 더 자세합니다.

 

짧은 시간 사이에 10만명 넘게 이 영상을 보셨습니다.

 

저는 조용필 모창자가 가장 인상적...^^

 

 

 

 

사실 히든 콜택시라는 새로운 서비스(이벤트^^)를 준비하면서 걱정도 많았습니다.

 

이게 택시로 오해받으면 어쩌나, 대뜸 타고 "부산 가자"고 하시면 어쩌나, 노래가 잘 녹음이 안 되면 어쩌나, 노래하기가 혹 불편하지는 않은가...

 

그래서 결론은, 본격적으로 서비스하기 전에 직접 타 봤습니다.

 

그 영상입니다.^^

 

(아는 사람이 나와도 너무 놀라진 마시길...)

 

 

 

아....

히든콜택시의 뒷좌석은 아이패드를 통해 태진 노래방 홈페이지를 접속, 노래를 고르고 부르는 방식입니다. 기존 노래방과 큰 차이 없습니다.

다만 노래방 시트(?)가 다소 덜컹거리고 간혹 급정거 비슷하게 하는 경우, 그리고 차선 변경을 하는 경우가 있어 미리 예측하지 못하면 노래하다 당황할 수가 있습니다.

어쨌든 사회자(운전자^^)의 평가에 따라 우수 모창자로 선발되시면 DR.DRE의 고급 헤드폰을 선물로 드립니다. (물론 선발되지 못한 분들에게도 기본 선물이 있죠.)

10월 6일까지입니다. 아직 시간 있습니다. 지원하십쇼.^^

그리고는,

감기때문에 목 상태가 좀 별로였다는 핑계.

 

그리고 뭐... 택시 뒷좌석에서 노래한다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는 핑계.

 

뭐 그런 등등.

 

아무튼 그래서 저는 본편에는 출연하지 못하게 됐더라는 얘깁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히든싱어 시즌2,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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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1주가 지났습니다.

첫주 손석희 앵커가 JTBC '뉴스9'을 진행하면서 들려 드린 클로징 음악이 화제를 뿌렸습니다. 물론 거기에 대해서도 정리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2주째. 9월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흘러나온 엔딩 음악을 소개합니다.

확실히 첫주보다 훨씬 다양해지고, 넓어졌습니다.

 

 

 

 

923일 클로징 멘트:

증세를 해도 공약의 후퇴, 증세를 안해도 공약의 후퇴 가능성. 이런 경우를 말그대로 진퇴양난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오늘(23) 뉴스9,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내일도 저희들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Beatles Recovered Band ‘When I’m sixty-four’.

당연히 비틀즈의 곡입니다.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수록곡.

단지 저작권 사용에 대단히 민감한 비틀즈이기 때문에 카피 곡을 선곡하신 듯.

여기선 뭐 그냥 원곡으로 들으시겠습니다.

 

 

 

당장 귀에 확 들리는 가사는 이렇습니다.

나를 계속 필요로 할 건가요?

나를 계속 부양할 건가요?

내가 예순 네 살이 되어도?

Will you still need me,/ Will you still feed me/ When I’m Sixty-four

 

사실 국내 노인복지의 시작은 거의 대부분 65세부터 자격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예순 넷이나 예순 다섯이나(이건 아니구나), 아무튼 복지에 민감한 나이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Will you still feed me는 딱 걸렸단 느낌. 

 

 

9 24일 클로징 멘트:

 

시청자 여러분, 오늘(24)도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저희들이 추구한 것은 '한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였습니다. 내일도 그렇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James Taylor, ‘That lonesome road’

 

 

 제임스 테일러는 밥 딜런과 함께 손사장이 가장 좋아하시는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리로 향하는 길의 외로움을 노래한 'That lonesome road'는 성가풍의 멜로디와 코러스 때문에 'You raise me up'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당연히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려니 외롭고 고될 수 밖에요. 지금 JTBC 뉴스가 걷고 있는 길처럼.

 

 

내가 가던 길을 멈추고 한두번 말을 들었더라면

내가 떠드는 대신 입을 다물고 눈을 크게 떴더라면

내가 머리는 차게 식히는 대신 내 마음을 따뜻하게 했더라면

나는 오늘밤 이 길을 가고 있는 신세를 면할 수 있었을텐데.

If I had stopped to listen once or twice/

If I had closed my mouth and opened my eyes

If I had cooled my head and warmed my heart

I’d not be on this road tonight

모두 가정법 과거완료, 즉,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대한 후회라는 게 가슴아픈 가사... 

 

 

925일 클로징 멘트:

 

복지공약 후퇴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면서 내일(26) 대통령 주재의 국무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뉴스9을 여기서 마칩니다. 내일도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엘튼 존, Sorry Seems to be a hardest word

 

 

복지공약 후퇴를 말한 박대통령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는 비판을 받았죠.

(물론 26일부터 사과에 나섰죠. 이 노래는 25일까지의 상황을 대변하는 겁니다.)

정말 미안한다는 말 듣기가 어려웠죠. 문득 이 가사가 떠오릅니다.

 

It's sad, so sad/ It's a sad, sad situation/

And it's getting more and more absurd

이건 정말, 정말로 슬픈 상황이야. 그리고 점점 어처구니없어져 가고 있어.^^

....

 

 

926일 클로징 멘트:

 

오늘(26)부터 날씨가 부쩍 선선해졌습니다.

감기 피하시고 가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뉴스 9을 여기서 마칩니다.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내일도 저희는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그리고서 버스커버스커의가을 밤이 흘러나왔습니다. 첫번째 국내 곡이자 연주곡입니다. 가슴이 저며옵니다.

뭐하세요. 가을을 느끼자는데. 가사 같은 건 필요 없잖아요.

 

 

 

9월27일 클로징 멘트:

 

오늘(27일)밤 밤샘토론 예고를 좀 해드리겠습니다.

JTBC에서는 매달 마지막 금요일 밤에 신예리 국제부장 사회로 밤샘토론을 합니다. 우리 사회 가장 뜨거운 이슈를 밤 12시 반부터 새벽까지 툭 터놓고 뜨겁게 토론할 예정입니다.

오늘 주제는 '꽉 막힌 정국, 누구 책임인가' 입니다. 토론으로 불금되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Junip, 'Line of Fire'

 

 

영화 'In the line of fire'에서처럼 line of fire는 총알이 날아가는 사선(射線)을 의미합니다. 또한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는 최전방을 가리키기도 하죠. 그리고 치열하게 논쟁이 오가는 토론은 흔히 사선으로 비교되곤 합니다.

 

CNN의 유명한 토론 프로그램 제목도 'CROSSFIRE(십자포화)' 였죠. 이번 선곡은 토론 프로그램 'JTBC 밤샘토론'을 위한 응원곡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네 주위에 네 편은 아무도 없어

아무도 네 말을 이해하지 못해

네가 부르는 소리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아.

 

No one else around you
no one to understand you
no one to hear your calls

이런 토론이 되면 안 될텐데 말입니다.^^

 

이렇게 해서 또 한주가 흘렀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월요일에 만나 뵐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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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뉴스9 엔딩 음악]

웬만한 예능보다 열기가 뜨겁습니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얘깁니다. 심지어 뉴스 끝날 때 나오는 엔딩 곡들까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뉴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야기했습니다. "뉴스가 뭐 뉴스지, 새로울게 뭐 있누. 특종이나 나오면 몰라도..." 하지만 이미 사람들은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종 없이도 새로운 뉴스가 어떤 것인지.

 

말로만 하던 심층성, 그러니까 '깊이 있는 분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지상파 뉴스의 불문율은 '1분30초'입니다. 1분30초 짜리 뉴스들을 길게 길게 붙인 것이 기본 포맷이죠. 이 길이가 넘어가면 시청자들이 지루해 한다는 것이 원칙처럼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JTBC 뉴스는 그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죠.

 

뭐 사실 이런 얘기를 길게 하려던 건 아닙니다. 새로운 뉴스이다 보니 새로운 시도가 많은데 그중 눈에 띄는 건 뉴스에 깔리는 '엔딩 뮤직' 입니다. 방송사 메인 뉴스의 마지막 부분에 노래가 깔리는 건 지금껏 볼 수 없던 현상이죠.

 

손석희의 '뉴스9'이 방송 첫주에 흘려 보낸 다섯 곡의 노래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참고로 선곡은 모두 직접 하셨습니다.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의미 깊어 보이는 건 2013년 9월16일, 손석희 앵커가 처음으로 뉴스를 진행한 날 마지막을 장식한 노래입니다. 필 콜린스의 'The Times They Are A-Changin''을 선곡했죠. 물론 손 앵커 본인의 선곡입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밥 딜런의 원곡을 리메이크 한 것. 이 곡은 밥 딜런의 노래 가운데서도 손꼽힐 정도로 많이 리메이크된 곡입니다.

 

 

 

 

잠시 가사 보겠습니다.

 

사람들아 모여라, 지금 어디에 휩쓸려 다니든.

그리고 당신들이 키워낸 물결을 받아들여라,

얼른, 뼛속까지 젖도록.

그럴 만한 때라고 생각되거든, 흐름을 타고 헤엄쳐라.

아니면 돌처럼 가라앉을테니.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니까.

 

Come gather 'round people
Wherever you roam
And admit that the waters
Around you have grown
And accept it that soon
You'll be drenched to the bone.
If your time to you
Is worth savin'
Then you better start swimmin'
Or you'll sink like a stone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필자들이여, 비평가들이여, 오라.

그대들은 펜으로 예언하는 사람들.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라. 기회는 다시 오지 않으니.

그리고 너무 일찍 입을 열지 말라, 바퀴는 아직 돌고 있으니.

그리고 누구라고 아직 이름붙여 부르지 말라.

왜냐하면 지금의 패자가 나중의 승자가 될테니.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니까.


Come writers and critics
Who prophesize with your pen
And keep your eyes wide
The chance won't come again
And don't speak too soon
For the wheel's still in spin
And there's no tellin' who
That it's namin'.
For the loser now
Will be later to win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상원과 하원의원들이여, 오라

부름에 귀 기울이라.

문 앞에 서지 말고, 회당을 막지 말라.

왜냐하면 주저하는 자들이 곧 상처입는 자가 되리니.

밖에선 전쟁이 점점 더 뜨거워 가고

곧 당신들의 창을 흔들고 벽을 두들길테니.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니까.


Come senators, congressmen
Please heed the call
Don't stand in the doorway
Don't block up the hall
For he that gets hurt
Will be he who has stalled
There's a battle outside
And it is ragin'.
It'll soon shake your windows
And rattle your walls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이 땅의 어머니와 아버지들, 모두 오라

그리고 당신들이 이해하지 못할 뿐인 것을 비난하지 말라.

이미 당신의 아들딸들은 슬하를 떠났고,

당신들의 길은 빠르게 옛 것이 되어 간다.

도와줄 생각이 없다면 새 길에선 벗어나 주길.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니까.


Come mothers and fathers
Throughout the land
And don't criticize
What you can't understand
Your sons and your daughters
Are beyond your command
Your old road is
Rapidly agin'.
Please get out of the new one
If you can't lend your hand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그어진 선, 던져진 저주.

지금 느린 자가 나중엔 빠른 자가 될지어다,

지금의 현재가 나중엔 과거가 되듯이.

지금의 질서는 빠르게 낡아 가고

지금의 1등인 것이 나중의 꼴찌가 되듯이.

왜냐하면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니까.


The line it is drawn
The curse it is cast
The slow one now
Will later be fast
As the present now
Will later be past
The order is
Rapidly fadin'.
And the first one now
Will later be last
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공교롭게도 이 노래는 1984년 1월24일, IBM에 대항해 매킨토시를 내놓은 '젊은 사업가' 스티브 잡스가 프리젠테이션에 앞서 틀었던 노래입니다. 월터 아이잭슨이 쓴 잡스의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에 있는 내용을 잠시 보시겠습니다.

 

- 애플의 회장인 잡스가 제일 먼저 무대에 올라 주주총회 개회를 선언했다.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밥 딜런의 20년 전 노래 가사를 음미하면서 주주총회를 시작할까 합니다." 그는 살짝 미소 지은 뒤 앞에 있는 원고에 간간이 시선을 던지며 'The Times They Are A-Changin''의 2절 가사를 읊었다. 잡스는 다소 상기된 얼굴로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노랫말은 이렇게 끝났다. '지금의 패자는 훗날 승자가 되리. 시대는 변하기 마련이니' 이 노래는 무대에 선 백만장자 회장으로 하여금 반문화적인 자아상을 떠올리게 만드는 찬가였다. (후략) -

 

애플이 매킨토시를 내놓을 당시, 전 세계의 컴퓨터 시장은 IBM의 차지였습니다. 애플이란 회사의 존재감은 없었죠. 그것을 뒤엎은 신호탄이 잘 아시는, 조지 오웰의 1984를 패러디한 애플의 광고였습니다.

 

 

 

 

이 맥락을 살펴 보시면 지금 JTBC의 뉴스가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 이 노래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굳이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지 않습니다.^^

 

밥 딜런의 원곡도 한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17일, 이어진 노래는 America의 'My Back Pages'입니다.

불행히도 이 노래를 America가 부른 버전은 유튜브에 없더군요.

그래서 원곡을 소개합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 노래도 원곡은 밥 딜런의 노래입니다.

 

 

 

 

가사 내용은 좀 더 심오합니다만^^

주제를 요약하면 젊어서 너무 쉽게 판단했던 일들에 대한 후회. Ah, but I was so much older then, I'm younger than that now 라는 후렴구가 귀에 걸립니다.

어떻게 하면 '그때' 보다 더 젊어질 수 있을까요?

 

 

 

 

18일, Adele의 'Make You Feel My Love' 입니다.

"달은 밝다지만 생활고를 비관해 세상을 뜨는 사람들의 소식은 우리를 우울하게 합니다. 고향에 계시든, 타지에 계시든 따뜻한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엔딩 멘트에 이어졌습니다. 이 노래도 밥 딜런의 원곡을 아델이 리메이크 한 것입니다.

 

 

 

 

 

Go to the ends of the Earth for you
To make you feel my love 
To make you feel my love...

 

가사에서도 따뜻한 느낌이 흐릅니다. 원곡은 굳이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밥 딜런과 프린스의 공통점은 리메이크할수록 듣기 좋아진다는...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19일, 추석인 목요일 밤의 엔딩 곡입니다. Toploader의 'Dancing in the Moonlight'.

 

 

 

처음으로 밥 딜런의 원곡이 아닌 곡이 나왔습니다. 아마도 추석날, 축제 분위기를 북돋기 위해선 활기찬 선곡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밥 딜런의 노래 중에도 'Moonlight'이란 노래가 있습니다만, 가사는 좀 어둡습니다. Dancing in the Moonlight의 원곡은 1973년, 지금은 이름도 생소한 King Harvest라는 밴드가 불렀습니다.

 

제 느낌으론 이 원곡이 Toploader의 노래 보다 흥겹군요.^^

 

 

 

 

20일의 엔딩 곡.

고정 패턴은 없습니다. 이번엔 ABBA의 'When All Is Said And Done'입니다.

 

제목의 When All Is Said And Done'은 성경에 나오는 관용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약 미카서 4장 1절에 나오는 'But when all is said and done, God's Temple on the mountain, Firmly fixed, will dominate all mountains, towering above surrounding hills. People will stream to it'을 한국 성서는 "마지막 때에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은 산들 가운데에서 가장 높이 세워지고 언덕들보다 높이 솟아오르리라. 백성들이 이리로 밀려들고..." 로 번역합니다.

 

'When all is said and done' 은 글자 그대로 '모든 것이 끝난 뒤' 라는 뜻입니다.

 

 

 

교차로에 섰지만 이젠 뛰고 싶지 않아요.

모든 게 끝났으니 이젠 더 이상 급할 게 없으니까요.

 

Standing calmly at the crossroads,no desire to run

There's no hurry any more when all is said and done

 

이렇게 해서 JTBC '뉴스9'의 새로운 첫 주가 끝났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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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많이 타시죠?

 

색다른 택시 한번 타 보시는게 어떨까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택시,

 

요금 대신 노래를 하면 목적지까지 가는 택시가 있습니다.

 

바로 JTBC에서 운영하는 '히든 택시'입니다.

 

 

 

눈치채셨겠지만 히든 택시는 10월12일부터 JTBC에서 방송되는 '히든싱어2'를 널리 알리기 위한 수단입니다. 물론 이 택시의 운영 목적은 '히든싱어2'의 출연자 모집을 위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씀드리면 어디 예심 보러 나가기도 귀찮은 분들, 택시 탈 때 하시는 콜 전화 한통 하시면 이 히든택시가 달려갑니다. 그럼 차 안에 설치된 노래방 기계로 노래 한 곡 하시면 됩니다.

 

 

 

타신 분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선팅이 잘 되어 있습니다만,

 

 

 

차 안에는 이렇게 카메라가 설치돼 있습니다.

 

 

 

앞에도 카메라가 있죠.

 

여러분은 뒷좌석에서 노래만 하시면 됩니다.

 

아, 물론 여러분이 노래하시는 모습은 영상으로 촬영됩니다. 재미있는 분들은 이걸로 바로 방송에 출연하시게 될 수도 있습니다.^^

 

 

 

 

노래로 차비를 내시면 서울 시내 원하시는 곳에 모셔다 드리는 진짜 택시 역할을 합니다. 죄송합니다. 서울만 됩니다. 수원 양양 광주 부산 가시는 분들은 KTX나 고속버스를...

 

그리고 택시 수가 많지 않다 보니, 길에서 손 들고 타시기는 힘들 듯 합니다. 히든 택시는 히든 콜, 1688-5530으로만 운영됩니다. 전날 전화 주시면 예약 가능합니다.

 

 

 

 

뭐 간판은 출연자 모집이지만 사실 다 즐겁자고 하는 거죠. 노래 잘 하는 분, 이승철 모창 똑같이 하는 분, 이런 분들 아니라도 아무나 전화하시면 됩니다. 그냥 택시 타고, 노래 한 곡 하고, 잘 하면 상품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상품?

 

물론이죠. 이런 행사를 하면서 상품이 없다면 누가 참가하시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저희 차량 MC가 "기본적으로 모창자의 자질이 있다"고 판단하는 분들께 디자인도 예쁜 닥터 드레 헤드폰을 드립니다.

 

하루에 몇명?

 

모창능력자로 인정만 받으면 100분 다 드립니다.

 

(네. 회사 털어먹으려고 작정했습니다.)

 

물론 노래 실력이 좀 아쉬워도 재미있는 분이면 그냥 드릴 수도 있습니다.

 

노래 실력은 몰라도 끼가 가수 급인 분들, 대환영입니다.

 

평소에 저 무시하셨던 분들, 저도 이 정도 힘은 있습니다.(으쓱) 아, 이도 저도 아닌 분들께도 기본 상품은 드립니다. 뭐 그것도 꽤 쏠쏠할겁니다.

 

 

 

 

지금 즉시 전화하십쇼. 히든콜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히든콜 1688-5530!

 

 

P.S. JTBC 홈페이지에 오시면 이 말고도 수많은 참가자 모집 이벤트가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출연하지 않아도 주변의 친구가 추천하면 상금이 30만원(아, 물론 그 친구가 출연자로 선택될 경우에 드립니다). 아직도 저희는 배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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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15일

슈퍼소닉 라이브 조용필 공연(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

22시10분부터 약 100분간 진행

 

보컬 조용필

기타 최희선

베이스 이태윤

드럼 김선중

키보드 최태완 이종욱

 

오프닝: DJ KOO

1. 미지의 세계

2. 단발머리

3. 자존심

4. 못찾겠다 꾀꼬리

5. 그대여

 

6. 조용필 기타 솔로 + 남겨진 자의 고독

7. 꿈

8. 장미꽃 불을 켜요

9. 판도라의 상자

10. 밴드 소개

 

11. 바운스

12. 모나리자

13. 헬로

 

(앵콜)

14. 해바라기

15.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16. 나는 너 좋아

17. 다 아는 그 노래.

 

록 페스티발에 맞게 선발된 송리스트.

슬로 곡은 '남겨진 자의 고독'과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단 2곡.

위대한 탄생의 연주력과 '달리는' 힘에 초점이 맞춰진 공연.

 

진정한 세대간의 화해가 펼쳐진 공연. 생각보다 젊은 관객의 비율이 엄청나게 높았음.

 

P.S. 제발 락페에서 강제로 티머니 쓰게 하는 풍조는 없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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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피스]. '멤피스'라는 뮤지컬이 극장에서 상영중입니다. 5~6월의 메가박스 상영 목록에 보면 '뮤지컬 멤피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2010년 토니상에서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으니 브로드웨이 기준으로도 꽤나 신작인 셈입니다.

 

그레이스랜드(Graceland)의 존재를 아시는 분들은 '멤피스'라는 제목을 보고 혹시 엘비스 프레슬리에 대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엘비스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뭐 엘비스가 거론되지는 않지만, 내용으로 보아 전혀 관계 없지도 않군요.^^ 참고로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들을 갖고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은 '올슉업 All Shook Up'입니다.)

 

'멤피스'는 1950년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그 시점의 그곳은 미국 내에서도 인종차별이 가장 극심했던 곳이고, 심지어 백인들이 흑인 음악을 듣거나 흑인 음악이 담긴 음반을 트는 것 조차도 금기시되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곳에서, 흑인 음악의 중요한 요소인 솔(Soul)을 현대 대중음악의 핵심적인 요소로 끌어 올리는 시도가 시작됐던 것입니다.

 

엘비스 프레슬리, 로이 오비슨, 제리 리 루이스 같은 인물들은 흑인 음악의 요소를 끌어들여 발빠르게 로큰롤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음악을 만들어 낸 개척자 역할을 해 냈습니다. 그리고 이들과 비슷한 시기, 척 베리라는 원조 흑인 히어로가 미국을 열광시킵니다.

 

 

 

 

 

 

뮤지컬 '멤피스'는 바로 이렇게 흑인음악이 미국 대중음악의 주류가 되기 직전, 인종차별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던 미국 남부 한 도시에서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뭐 줄거리 따로, 노래 따로 구비하려면 힘들 것 같아 아예 노래를 중심으로 줄거리를 한번 구성해 봤습니다. 우리나라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아 마땅히 가이드도 없는 것 같으니, 그냥 '멤피스' 관람 가이드 형식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1막> 1950년대 초 멤피스.

 

  • Underground - Delray, Felicia and Company
  • 멤피스의 흑인 환락가인 빌 가(Beale Street)의 밤. 들레이의 클럽에서 클럽 주인 들레이의 여동생이며 가수인 펠리시아가 노래를 부르며 한껏 분위기를 끌어올립니다.

     

  • The Music of My Soul - Huey, Felicia and Company
  • 클럽에 백인인 휴이가 등장하자 흑인들이 모두 불쾌해 합니다. 하지만 휴이는 아주 오래 전부터 흑인음악에 심취해 있었음을 밝히고, 그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립니다.

     

    낮의 휴이. 마켓에서 형편없는 판매원으로 잘리기 직전이던 휴이가 사장에게 "매장에서 음악을 틀어 레코드 판매 실적을 내겠다"고 제안합니다. 사장은 외출하면서 한번 해 보라고 하죠.

     

  • Scratch My Itch - Wailin' Joe and Company
  • 그래서 튼 이 노래로 휴이는 높은 판매고를 올리지만 사장은 흑인들의 노래(Race records)를 틀었다는 이유로 휴이를 해고해 버립니다.

     

  • Ain't Nothin' But a Kiss - Felicia and Huey
  • 들레이의 클럽에선 여전히 펠리시아가 노래를 부르고, 휴이는 "내가 반드시 너의 노래가 라디오 방송에서 울려퍼지게 해 주겠다"고 장담합니다. 이때까진 다들 비웃는 단계.

     

    그리고 휴이는 어찌어찌해서 방송국에 난입(?)해 노래 한 곡을 틉니다. 휴이가 DJ가 되는 과정이 코미디의 압권.

     

     

     

  • Everybody Wants to Be Black on a Saturday Night - Company
  • 그런데 이 노래가 청취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킵니다. 전화 폭주.

     

  • Make Me Stronger - Huey, Mama, Felicia and Company
  • 집으로 찾아와 자신의 음반을 전해 주며 정말 틀어줄 수 있냐고 물어보는 펠리시아. 하지만 아들이 흑인 여성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어머니. 그렇게 해서 딱 한장 뿐인 레코드는 깨지고...

     

  • Colored Woman - Felicia
  • 펠리시아는 흑인 여성이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한탄합니다.

     

     

     

     

    어쨌든 휴이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를 씁니다.

     

  • Someday - Felicia and Company
  • 방송국 스튜디오로 펠리시아를 불러 라이브로 노래를 하게 하죠. 그리고 히트.

    펠리시아도 감사의 인사(?)로 휴이와의 감정을 확인.

     

  • She's My Sister - Delray and Huey
  • 동생을 걱정하는 들레이는 휴이와 동생이 남녀관계가 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당시의 분위기로 봐선 당연한 얘기.

     

  • Radio - Huey and Company
  • 그리고는 휴이의 전성기가 찾아옵니다. 휴이가 발굴한 아티스트들이 성공하고, 휴이는 최고의 인기 스타가 되죠. 아울러 펠리시아와의 관계도 깊어갑니다.

     

    하지만 거리에서 휴이와 펠리시아가 함께 걷다가 백인 불량배들에게 습격을 당합니다.

     

  • Say a Prayer - Gator and Company
  • 클럽 들레이로 다친 펠리시아를 데려와 도움을 요청하는 휴이. 내 이럴 줄 알았다고 격분하는 들레이. 이때 단 한마디도 대사가 없던 게이터가 모두를 진정시키는 노래를 부릅니다. (1막 끝)

     

     

     

     

    <2막>

     

  • Crazy Little Huey - Huey and Company
  • 2막이 시작하면 텔레비전 시대가 열리고, 휴이는 R&B를 전면에 내세운 TV쇼의 MC로 나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 Big Love - Bobby
  • 그리고 방송국 청소부이던 바비가 가수로 데뷔합니다.

     

    펠리시아는 멤피스의 인기가수가 됐지만 여전히 두 사람은 몰래 만나는 사이. 펠리시아는 인종 차별 문제가 심하지 않은 뉴욕으로 함께 가자고 하지만 휴이는 여기서도 잘 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뉴욕에서 업계의 거물 앞에서 몰래 오디션을 보는 펠리시아.

     

     

     

     

  • Love Will Stand When All Else Falls - Felicia and Company
  • 거물은 흡족해 하지만 자신이 소외된 사실을 안 휴이는 분개. 하지만 거물은 휴이도 뉴욕으로 함께 가 쇼를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권장합니다.

     

  • Stand Up - Delray, Felicia, Huey, Gator, Bobby and Company
  • 다같이 뉴욕으로 가자고 다짐하는 일행.

     

  • Change Don't Come Easy - Mama, Delray, Gator and Bobby
  • 심지어 이제 휴이의 강력한 후원자가 된 어머니까지도 휴이에게 웬만한 건 고집부리지 말고 더 큰 물로 나가라고 격려합니다. (전형적인 '아줌마 보컬'이던 어머니도 soulful한 보컬의 대열에 합류하는 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노래입니다.^)

     

    하지만 도저히 자신의 스타일을 포기하지 못하는 휴이

     

  • Tear the House Down - Huey and Company
  • 전국 네트워크에서 원하는, 평범한 스타일에는 도저히 적응할 수 없음을 알고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내는 휴이.

     

    휴이가 전국 방송의 MC가 될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펠리시아는 어쨌든 자신은 꿈을 이루기 위해 뉴욕으로 가겠다며 휴이에게도 같이 갈 것을 간청합니다.

     

  • Love Will Stand/Ain't Nothin' But a Kiss (Reprise) - Felicia and Huey
  • 절망적인 심정으로 휴이는 생방송 도중 펠리시아에게 키스. 방송은 중단되고, 들레이는 당장이라도 뉴욕으로 떠나야 펠리시아가 안전할 수 있다고 재촉합니다. 그래도 펠리시아를 따라 나서지 못하는 휴이.

     

  • Memphis Lives in Me - Huey and Company
  • 펠리시아가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도 자신이 왜 멤피스를 떠나지 못하는지 절절한 마음으로 노래하는 휴이.

     

    4년이 흐른 뒤, 휴이는 3류 DJ로 다시 전락해 있습니다. 그때 펠리시아가 갑자기 나타납니다.

     

  • Steal Your Rock 'n' Roll - Huey, Felicia and Company
  • 결말은 스포일러일테니 여기까지. (내용이 드러나면 좀 곤란하니 Steal your Rock'n Roll은 토니상 수상 퍼포먼스 영상입니다.^^)

     

     

     

     

     

    멤피스를 1950년대 이후 미국 대중음악의 가장 중요한 도시로 만든 데에는 Phillips라는 성을 가진 두 사람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한 사람은 선 레코드(Sun Records)의 창립자인 샘 필립스. 이 사람이 설립한 선 스튜디오와 선 레코드를 통해 로이 오비슨, 제리 리 루이스, 자니 캐쉬, 그리고 엘비스 프레슬리 등이 배출됐습니다. 1950년대, 미국의 주류 대중음악으로 흑인 음악이 흘러들어와 로큰롤을 태동시키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 개척자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또 한 사람은 멤피스 지역의 인기 라디오 DJ였던 듀이 필립스(Dewey Phillips). 이 사람이 바로 휴이 칼훈의 모델이 된 인물입니다. 비슷한 시기 같은 바닥에서 활동한 두 사람의 필립스는 가족 관계는 아니었지만 매우 가까운 사이였고, 샘 필립스의 아티스트들이 듀이 필립스의 라디오를 통해 스타로 성장했다고 전해집니다. 예를 들어 엘비스 프레슬리가 라디오에 데뷔한 것이 바로 듀이 필립스를 통해서였다고.

     

    (wiki에 따르면 듀이 필립스가 엘비스의 데뷔 음반을 방송한 것이 1954년 7월이었고, 그 다음 엘비스에게 출신 고등학교를 질문해 '인종'을 공개하게 했다고 합니다. 이 시절 남부에는 백인과 흑인이 다니는 학교가 구분되어 있었으므로, 얼굴이 보이지 않는 라디오라도 한 사람이 어느 학교를 다녔다고 말하면 그걸 통해 그 사람이 흑인인가 백인인가를 알 수 있었다는 얘기죠.

     

    '멤피스'에서도 이 에피소드가 칼훈이 처음 DJ로 마이크를 잡았을 때 등장합니다. 라디오 방송국 사장이 "자네가 백인이라고 밝히라"고 하자 휴이가 곧대로 "I'm White"라고 해 버리죠. 이때 사장이 "아니 그렇게 말고!" 하자 휴이는 "저는 어디 어디 고등학교를 나왔구요"라고 돌려 말합니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만큼 또 그걸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건 금기에 해당했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듀이 필립스는 1968년, 42세의 나이로 저 세상 사람이 됩니다. 뮤지컬 속의 휴이도 늘 술병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현실의 듀이 역시 워낙 술과 약물에 찌들어 살던 터라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는 설명입니다. ('멤피스'의 휴이 칼훈 스토리에는 듀이 필립스와 당대의 인기 DJ였던 알란 프리드의 일화가 많이 섞여 있다는군요.)

     

     

     

     

    아무튼 이 뮤지컬 영상을 보고 나면 몬테고 글로버(Montego Glover)의 팬이 되지 않을 재간이 없습니다. 그만치 풍성한 성량과 절절한 표현력이 뛰어나다는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0 토니 어워즈 여우주연부문에도 올라갔지만 캐서린 제타 존스라는 할리우드 스타의 명성과 A Little Night Music 이라는 전설적인 작품에 밀려 수상은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몬테고 글로버라는 무명 배우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듯. (게다가 이런 실력을 가진 배우가 적잖은 나이에 - 바이오를 공개하지 않아서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 무명으로 있었다는 데서도 브로드웨이의 가공할 선수층에 놀라게 됩니다.)

     

    과연 이 뮤지컬은 언제쯤 국내 무대에 올려지게 될 지 궁금합니다. 일단 이 뮤지컬에 등장하는 폭발적인 R&B 넘버들과 댄스를 소화할 수 있는 빼어난 가수들이 대거 등장해야 할텐데, 만약 한다면 누가 하게 될까요.^^ 노래만 놓고 보면 손승연 같은 재목들이 있어 보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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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든싱어 김건모]

    그동안 화제를 모았던 '히든싱어' 시즌1이 14회, 김건모 편을 통해 정리 단계로 들어갔습니다. 지난 연말 박정현, 김경호 편이 파일럿 형식으로 방송됐고 3월부터 성시경을 시작으로 김건모까지 다시 열두명의 가수가 '히든싱어' 무대에 섰습니다. 총 14명의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들이 등장한 것입니다.

     

    시청률 면에서도 꽤 큰 반향이 있었고, 온라인에서는 그 몇배나 되는 화제가 쏟아졌습니다(혹자는 온라인에서의 반응을 보고 '히든싱어'가 동시간대의 '세바퀴'보다 시청률이 훨씬 높은 줄 알았다고도 합니다만 현재의 계산 방식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제기한 의견이 있습니다.

     

    "대체 왜 원조 가수가 한번도 탈락하지 않느냐"는 것이죠. 누가 됐던 한두번은 원조 가수 대신 출연 모창자들이 이겨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입니다.

     

     

     

     

    사실 일리 있는 말입니다. 몇 차례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김종서 편이 상당히 아슬아슬했고, 그 외에도 많은 가수들이 1,2라운드에서는 혼란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4라운드까지 가서 '원조 가수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한 사람은 아직 없었습니다.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이 '원조를 꺾으면 1000만원을 주겠다'는 떡밥을 내걸고 시작한 프로그램인 만큼, 누군가는 그 돈을 가져가는 것이 프로그램의 흥미를 위해서도 좋을 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 프로그램을 매회 보면서 느끼게 된 것인데, 솔직히 말해 처음 생각했던 것에 비해 원조 가수를 탈락시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가수의 노래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 이전에 보이스 컬러가 워낙 독특해서 모창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백지영과 김종국이었습니다. 이 두 가수의 방송분은 워낙 모창자들과 원조 가수의 음색에 차이가 있어서 경쟁은 큰 의미가 없었던 회차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수의 출연분은 역설적으로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의 포맷이 '반드시 똑같이 부르는 모창자가 없어도'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회차였다고 생각합니다. 모창자들의 기능은 약화됐지만 대신 다른 요소 - 백지영 편에 출연한 미모의 모창자나 김종국 편의 케이윌 같은 요소 - 들을 강화해 보는 재미는 다른 회차에 비해 별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 해도 어느 정도까지의 얘깁니다. 전혀 비슷하지 않은 모창자들이 나오면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겠죠.^^)

     

    아무튼 백지영이나 김종국, 김건모 처럼 A+급 가수들 가운데서도 '독특한 음색'을 주 무기로 하는 가수들이 선택될 경우, 도전자들이 이길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그리고 더 본질적으로, 뭐니뭐니해도 실력의 문제입니다. '히든싱어'에 출연할 정도의 가수라면 최소한 온 국민이 다 아는 히트곡을 4곡 이상은 갖고 있는 가수들인데다 최소 10년 이상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인물들입니다. 가수로서의 검증이 끝났다는 얘기죠.

     

    이런 인물들도 처음 1,2라운드에서는 약간의 호기심과 함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도전자들의 실력을 보고, MC 전현무의 깐죽거리는 위협성 발언을 들으며 3,4라운드에 가면 '내가 떨어져서 프로그램 최초로 망신살이 뻗치는 게 아닌가'하는 위기감이 생깁니다. 그럼 그때부터 '본 실력'을 발휘하는데, 그 다음에는 정말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대부분 유감없이 보여주더군요.

     

    사실 도전자들이 아무리 조홍경 원장의 트레이닝을 받는다 해도, 엄연히 아마추어입니다. 간혹 음반을 내고 활동하는 신인급 가수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절대 다수는 다른 생업을 갖고 있는 분들이죠. 이런 분들이 나와 같은 마이크를 잡고 원조 가수를 능가하길 바라는 건 엄밀히 말해 사회인 야구 에이스가 프로 구단의 1,2선발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길 바라는 것과 비슷한 확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히든싱어'는 원조 가수로 출연한 인기 가수들이 왜 지금껏 지존으로 군림해 왔는지, 그들의 위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화력시범의 장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그럼 아마 이런 반론이 나올 듯 합니다. '그렇게 불가능한 거라면, 대체 왜 상금을 준다고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이냐?'는 얘기가 나올 법 합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솔직히 말해 제작진도, '이렇게까지 현격한 차이가 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겁니다.

     

    '슈퍼스타K'나 '보이스 코리아'에 나왔던 무시무시한 목소리 병기들을 보면, 이 친구들이 특정 가수의 노래를 집중적으로 훈련하면 시청자나 방청객들의 귀를 현혹시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을 실제로 만들어 보니 역시 아마추어는 아마추어, 프로는 프로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한번도 뒤집히는 경우가 없자 출연하는 가수들도 '첫번째 희생양이 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서 더욱 더 분발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모창 출연자들이 이길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지는 뭐 그런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또 하나 확인한 것은 - 위에서 말한 백지영이나 김종국의 경우와 별개로 - 대다수 시청자들 역시 '끝까지 가면 결국 원조 가수가 이기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프로그램을 즐기게 됐다는 점입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지속적으로 상승한 시청률도 이를 반영합니다. 오히려 많은 분들이, '(누가 진짜 가수인지) 내가 더 잘 맟출 수 있는' 회차를 더 선호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지경입니다.

     

    그래서 '원조 가수는 명실공히 언터처블'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도 '히든싱어'의 공로 중 하나이며, 시청자들도 이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이게 됐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국민가수는 괜히 국민가수가 아니더라는 것이죠.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얘기했듯 사실 '히든싱어'는 그냥 노래 잘 하는 모창자들이 나와 원조 가수를 물리치고 상금을 획득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그런 프로그램만은 아닙니다. '히든싱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확실히 알려준 것은 한 원조 가수의 노래를 그 수준까지 따라 부를 수 있으려면, 그 모창자의 삶에 이 원조 가수의 노래가 '단지 좋아하는 가수' '좋아하는 노래' 정도의 의미로만 남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 모창자들은 필연적으로 그 가수의 열렬한 팬일 수밖에 없고, 그들을 좋아하고 그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자기만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연이 '히든싱어'에서 공개되고, 많은 출연 가수들이 자신을 자기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 준 팬들과의 만남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그런 과정이 시청자들의 감동을 산 것입니다. '히든싱어'는 이미 이런 감동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 돼 버렸습니다.

     

    이번주부터 3주간 방송되는 총정리 '레전드 오브 히든싱어'와 왕중왕전은 그런 출연자들에 대한 보은의 기회입니다. 상금을 받아 간 사람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왕중왕전 치러 최종 승자를 뽑자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왕중왕전이야말로 진정한 '히든싱어'의 축제라는 생각입니다.

     

     

    P.S. 1. 노래도 노래지만 참 가장 인상적인 장면 하나는 바로 이 장면.

     

     

    그리고 모창 출연자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분은 역시 인간복사기, 이 분.

     

     

     

    P.S.2. 그리고 위에서는 '원조 가수 탈락은 사실상 힘들 것'이라고 썼지만, 시즌 2를 앞두고 있는 마당에 제작진은 어떻게 해서든 '시즌2에서는 반드시 원조가수를 탈락시키고 말겠다'는 투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슈퍼 신인을 데리고 올 지, 룰을 좀 더 어렵게 바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시즌2에 출연할 가수들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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