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올해, 앞으로 개봉하는 한국 영화 중에서 이 영화를 뛰어넘을 만한 영화가 나온다면 그건 한국 영화의 복이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준익 감독이 만든 영화 중 최고다.'


줄거리는 다 아시겠지만, 대강 이렇습니다.

월남전이 한창이던 1971년. 남편(엄태웅)은 군대를 가고,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순이(수애)는 어느날 남편이 월남으로 자원해서 가 버렸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습니다. 노골적인 시어머니의 박대. 결국 아들을 찾으러 월남을 가겠다고 난리를 치는 시어머니에게 "차라리 내가 가요!"라고 악다구니를 써 버립니다.

어찌어찌하다가 파월 위문공연 예술단까지 찾아간 순이. 거기서 사기꾼에다 영 질이 나쁜 밴드 마스터 정만(정진영)과 엮여 또 어찌어찌 월남으로 가는 배를 타게 됩니다. 하지만 월남에 도착한다고 바로 남편을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죠. 엄청난 난관이 순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그 난관이, 순이라는 철없고 순진한 한 여자를 성장시켜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 한국 영화가 그려내려 한 어떤 주인공보다 강인하고 독립적인, 그러면서도 사랑스러운 여성상을 그려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청연'의 장진영처럼 박제된 캐릭터를 연상하시면 곤란합니다. 순이는 살아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난관이 진짜 고난의 연속으로만 그려지느냐, 물론 그럴 리가 없죠. 순이와 정만이 함께 하는 엉터리 위문공연단의 엎치락 뒤치락 발길은 가는 곳마다 관객의 웃음을 자아냅니다. 사실 마지막까지 숙연해지거나 필요 이상으로 무거워지는 장면은 없습니다. 오히려 따지고 보면 코미디 쪽의 무게가 더 나갈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던져진 질문은 '대체 왜 순이가 그 고생을 하고 거기까지 가서 남편을 만나려고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관객과, 그렇지 않은 관객의 차이가 너무도 큽니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인지도 모르겠지만, 전자의 경우 이 영화에 대한 만족도가 대폭 올라가는 반면, 후자의 경우에는 중간에서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대체 뭘 하자는 영화인지를 모르겠다는 악평을 하게 됩니다.

영화상의 텍스트만으로는 정답이 없지만 분명한 건 최소한 동기가 사랑은 아니라는 겁니다. 남편은 순이에게 잘 해준게 없죠. 낑낑대고 면회를 간 순이에게 "너 나 사랑하니?"라고 심각하게 묻기나 하고, 혼자 번민하다가 훌쩍 월남으로 말없이 가 버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가 보기에 상당수 매체의 보도 내용들은 관객을 오도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영화가 아닙니다.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한가지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은, 절대 순이가 남편을 사랑해서, 혹은 애타게 보고 싶어서 월남으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사회심리학에서 말하는 귀인(attribution) 이론이라는 것도 있죠. 순이가 자신의 해놓은 행동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 나는 남편을 사랑하는게 분명해'라고 스스로를 해석한다는 식의 이론이죠. 아, 물론 여기서 이 얘기는 농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 대체 뭘까요. 순이는 왜 남편을 찾아서 그 고생을 감내하는 걸까요. 대략 보기에 순이는 거대한 모성입니다. 인류를 부양하는 대지같은 모성 말입니다. 남자들은 얼핏 보기에 깔짝거리면서 대단한 뭔가를 해 낼 듯 설칩니다. 나라를 세우고, 전쟁을 벌이고, 혼자 생각있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허세만 대단한 존재들일 뿐입니다. 그런 남자들을 낳고, 키우고, 보듬고, 용서하고, 가르치는 여성성의 존재를 무시해선 안된다는 얘기죠.

그런 순이 역할을 수애에게 맡긴 것은 참 절묘한 선택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냥 평범한 촌 색시라기에는 지나치게 미인이라는 게 문제긴 하지만, 오히려 순이가 예쁜 얼굴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정만이 돈에 환장했다 하더라도 가수로 써먹으려고 월남으로 데려갈 생각을 하지 는 않았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순이의 모성이 처음부터 깨어 있는 건 아닙니다, 순이는 전쟁 속에서 각성해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쑥스러워하던 순이는 서서히 군인들 사이에서 동화되어가죠. 처음엔 그저 상대를 군인들로 보던 순이가 서서히 그들을 원치 않는 전쟁터로 끌려온 스무살 안팎의 총각들로 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노래가 그런 불쌍한 청춘들을 잠시나마 위로하는 힘을 가졌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 과정을 담아낸 '님은 먼곳에'의 솜씨는 조용히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눈치채셨겠지만 이 영화는 뼛속까지 판타지입니다.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와 '즐거운 인생'이 그렇듯, 이 영화 역시 인생의 어두운 면을 싹 걷어 치운 판타지죠. 주인공에게 주어지는 어려움이란 딱 견딜 수 있을 정도에서 끝납니다(이건 '라디오 스타'나 '즐거운 인생'도 마찬가지죠). 순이가 월남에서 겪는 고통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파월 위문공연이나 병사들의 환경이 영화에서처럼 동화같지만은 않았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전에 어떤 분에게 들어 본 월남전 위문공연 얘깁니다.

<< 병사들은 모두 술이 얼큰히 취해 있었다. 오랜만에 전투지역에서 나온 터라 부대 차원에서 술을 돌린 것 같았다. 많은 전사자를 낸 격전지에서 살아 돌아온 병사들의 눈은 야수처럼 이글이글 빛났다. 겁을 먹은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가길 꺼릴 정도였다. 이윽고 분위기가 무르익고 무용단이 나서자 병사들은 일어서서 괴성을 지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미 이들에겐 이성은 물 건너간 얘기였다. 그중 몇몇이 무대 위의 무용단원들에게 달려들었다. 장교들이 나서서 제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고, 단원들 모두 공연이고 뭐고 무대 뒤로 달아나기 바빴다.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옷이 찢기고 젖가슴에 멍이 든 몇몇 여성단원들이 훌쩍훌쩍 울고 있었다. >>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 나오는 미군 병사들과 플레이보이 모델들이 나오는 장면을 봐도 아마 이런 일이 없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현미나 남진 등 당시를 경험한 가수들은 "장병들은 모두 동생처럼 느껴졌다. 환영의 몸짓이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회고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 위에선 '기본적으로 성장드라마'라고 했지만 이준익 감독은 또 이 영화를 통해 한국 여자 특유의 강인함과 오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과연 순이는 남편을 찾아서 뭘 하려고 했을까요. 아마도 "대체 왜 날 버리고 갔는지, 네 입으로 직접 설명해!"가 가장 적절한 설명이 아닐까요. 물론 실제의 마지막 장면은 이 답이 맞았다고도, 아니라고도 얘기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 대답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아마도 직접 본 사람이 내리는 답이 정답이겠죠. 개인적으론 대단히 마음에 와 닿는 결말이었습니다.

아무튼 이준익 감독 특유의 캐릭터를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기술은 이 영화에서 만개합니다. 달인의 경지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 중 누구도 '만주에서는 자네 실력이 최고'라든가 '넌 내가 본 놈 중 가장 냉정한 놈이야'라는 식으로 설명에 의해 규정되지 않습니다(그리고 이렇게 설명을 통해 캐릭터를 그려내는 건 정말 가장 저열한 수준의 인물 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걸 관객에 대한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이런 식의 직설적인 설명은 관객을 지루하게 할 뿐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진영이 연기하는 정만부터 정경호가 연기하는 용득이까지 이 영화의 등장 인물들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언행을 통해 직접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캐릭터들은 영화 속에서 순이와 함께 성장해가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마네킹처럼 유리장안에 얌전히 남아 있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치사한 놈' 정만을 연기하는 정진영을 칭찬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 될테니 건너 뛰겠습니다. 수애는 이 작품으로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아마 본인도 느낀 점이 꽤 많았을 듯 한데, 이 변화가 다음 작품에서도 살아남을지, 아니면 이 영화와 함께 다시 도로아미타불이 될지(그런 경우도 수없이 봤습니다)는 더 지켜봐야 알 일이겠죠.

아무튼 헬리콥터 안에서 수애가 천천히 '님은 먼 곳에'를 부르는 장면, 물론 헬리콥터를 직접 타 보면 그 정도 높이의 목소리로 절대 대화가 가능할 리 없다는 걸 알 수 있지만 그 장면의 뭉클함은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수애의 비음 섞인, 아주 끈적이는 목소리와 함께.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이준익 감독이 지금까지 만든 영화 중 최고'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물론 기사로 쓰는 글이라면 조심해야겠지만 이건 블로그니까 제 생각대로 쓴 겁니다. '황산벌'은 이감독의 개성이 잘 드러나 있긴 했지만 좀 더 매끄러웠으면 하는 부분이 있고, '왕의 남자' 역시 시도가 좋았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완성도를 따지자면 '라디오 스타'가 이 영화 전까지의 최고작이었다고 해야겠죠. 물론 앞으로 나올 영화들에 대해선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2. 이런 장면이 나오긴 합니다만,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오히려 대단히 코믹한 장면입니다. 이 영화는 전쟁 영화가 절대 아니고, 여성 영화도 아닙니다. 밴드 영화는 더구나 아닙니다. 일종의 성장 판타지라니까요.




관련된 글은: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블로그에 며칠 전 '권상우, 왜 33시간 동안 침묵했나'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처음 열애 보도가 나가고 나서 권상우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손태영과 자신의 결혼 계획을 밝힐 때까지 왜 33시간이나 걸렸을까에 대한 내용이었죠.

이미 다 보셨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못 보셨다면






그런데 그 글 아래 흥미로운 댓글이 달렸습니다. 권상우 팬을 자처하는 한 분이 쓴 글이었죠. 물론 이 분도 수많은 팬들 중 한 분이고, 권상우 팬 중에도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겠지만, 이 분이 쓰신 글은 많은 분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쓴 글입니다. (호주 골드코스트에 아파트까지 사 놓고 신혼의 꿈에 부풀어 있을 권상우가 받을 충격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송원섭의 두루두루] ‘권상우의 배신’에 대한 팬들의 입장

권상우와 손태영의 열애설이 최초로 보도되고 나서 권상우가 기자회견을 가질 때까지 33시간이란 긴 시간이 소요됐다. 한국 연예계 초유의 일이다.

권상우는 이 시간 동안 '이해득실'에 입각해 '지금 결혼 발표를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는 주변의 설득에 맞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했다. 일각에서는 이 결혼으로 인해 권상우가 포기한 금액이 1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어쨌든 이해타산을 따졌다면 도저히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는 쪽으로 결론이 모인다.

기자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에 '권상우, 33시간 동안 침묵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이런 내용을 소개하자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익보다 사랑을 택한 권상우'의 선택을 인정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권상우의 열렬한 팬임을 주장한 한 네티즌의 댓글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이 팬은 '권상우씨 팬들은 거의 유부녀 빼고, 오로지 5~8년간 연애도 안 하고 진짜 권상우씨만 바라봤는데요. 어차피 자기가 권상우씨와 안 될 걸 뻔히 알면서도 정말 아무 것도 안 바라고, 권상우씨만 바라봐 온 팬들의 심정을 여러분들이 아십니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여성으로 추정되는 이 팬은 '팬들은 권상우의 결혼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여자(손태영)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권상우가 팬들처럼 그를 처음 봤을 때부터 사랑한 여자와 결혼하기를 원한다'고 손태영을 공격했다.

그리고 이 분노는 권상우에 대한 서운함으로 발전한다. '팬들의 글을 그저 악성 댓글로만 이해하는 권상우씨가 한심하고 원망스럽군요…. 자기가 지금 그 위치에서 누리고 있는 것들이 다 누구 덕인데… 이런 배신을… 팬도 이제 다 필요 없다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이 팬이 전체 권상우 팬을 대표한다고 말할 생각은 없지만, 연예계를 가까이서 보다 보니 이런 극렬 팬들의 심정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됐다. 팬클럽에게 있어 그 중심에 선 스타는 같은 인간 이상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 역시 그들 외에 누구도 이런 주장에 고개를 끄덕여 줄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배우자의 선택은 본인 이외의 누가 대신 책임질 수도, 감당할 수도 없는 문제다. 그 결정으로 인해 행복해지든, 상처를 받든 거기에서 대해서는 누구도 조언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왕정국가의 왕족들이라면 자의로 결혼하지 못 하는게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그 가운데서도 이혼녀인 심프슨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영국 왕 자리를 버린 윈저 공 같은 사람이 나왔다. 오로지 두 사람만의 책임이란 면에서 결혼은 누구에게나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스타의 결혼을 통해 그 팬들도 조금 더 성숙하길 바랄 뿐이다. 팬들도 언젠가는 변할 것이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바로 성숙이다.

p.s. 팬클럽은 언제나 변치 않는 사랑을 줄 것 같지만 아이들 스타의 역사는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한다. 만약 팬들이 영원불멸이라면, 현재도 열심히 활동중인 H.O.T 멤버 전원의 음반 판매량을 합한 것이 과거 H.O.T의 음반 판매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끝)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대체 원문이 어떤 것이길래...하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겠죠. 이런 내용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권팬 2008/07/21 21:33 ReplyModify
여기는 거의 축하글이 많군요.지금 팬들은 거의 만신창이가 됬는데요..권상우씨 팬들은 거의, 유부녀 빼고,오로지 5~8년간 거의 연애도 안하고 진짜 권상우씨만 바라봐왔는데요.어차피 자기가 권상우씨와 안될걸 뻔히 알면서도 정말 아무것도 안바라고 연애도 안하고 권상우씨만 바라봐온 팬들의 심정을 여러분들이 아십니까?근데 권상우씨마저도 그런 팬들의 마음을 제대로 몰라주더군요.그저 자기 상처 받는거만 신경쓰고..그래서 거기에서 한번더 팬들은 큰 상처를 받았죠.팬들은 권상우씨의 결혼을 반대하는게 아닙니다.다만 그 여자를 반대하는거죠..팬들은 권상우씨의 결혼 상대자가 적어도 몇년간을 권상우씨만 바라봐온 자신들과 똑닮은 여자이거나 아니면 자신들이 감히 넘볼수 없는 대단한 여자와 결혼하길 바란겁니다.그런데 지금의 그 여자라뇨...어쩌다가..분명 그여자분도 눈이 있었으니 권상우씨 데뷔때부터 봐왔을텐데..
팬들은 권상우씨를 데뷔 초기에 발견하고부터 정말 한눈 안팔고 그만을 사랑하고 응원해온 골수팬들이 대다수입니다.그리고 권상우씨 힘들때 등 안돌리고 굳건히 지지해서 그를 아직도 그 톱스타 위치에 올려,유지시켜 놓았는데..
근데 그때 그여자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2001년인가요?데뷔초부터 계속 다른 남자들과 사귀면서 그러고 살고 있었을때...그때 팬들은 오로지 권상우씨만 바라보며 거의 연애도 안하고 살아왔는데...그래서 실제로 지금 노처녀 되신분들도 많이 계신데..그게 팬들의 입장인데,정말 팬들 입장에서는 자기가 여자 연예인이었다면,그리고 권상우씨를 처음 발견했다면 ,그때도 역시 여전히 자기가 연예인이어도 오로지 권상우씨만 바라봐오며 다른 남자들 안만나고, 언젠가 같은분야에서 일하니까 만나게 될지도 모를 권상우씨를 위해 정말 보통의 여자 연예인 같지 않게 공개적으로나,비공개적으로나 스캔들 하나 없이 정말 권상우씨만을 만나길 기다려 왔을겁니다.팬들에게 권상우씨는 바로 그런 존재입니다.그런데 그여자는 도대체 뭡니까?권상우씨가 데뷔한 이후에 권상우씨를 분명히 봤을텐데도,딴남자들을 줄곧 끊없이 만나오지 않았습니까?버젓이 권상우씨의 존재를 알면서두요..팬이었다면'아!저남자다.나한텐 저남자 뿐이다!이제부터 딴남자는 만날필요도 없다!'그러면서 딴남자들을 정말 안만나고 권상우씨를 실제로 만나든 안만나든 무작정 기다리며,때론 같은 연예인의 위치를 이용해서라도 만나고 싶어서 노력을 일찌감치 했을텐데..근데 그여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권상우씨가 데뷔한지 언젠데 그를 알면서도 계속 다른 남자를 만나왔단건 애초에 권상우씨를 못알아본거죠..그래서 그 여자는 권상우씨 짝으로 전혀 자격이 없다는겁니다. 권상우씨를 이미 맘에 담아뒀다면 정말 그동안 딴남자들은 절대 만나선 안되는거였습니다.팬들이 그래서 그여자를 반대하는거고, 제발 그 여자보다 더 정말로 권상우씨를 처음보자마자 사랑했던 여자와 결혼하길 바라는겁니다.근데,세상사람 그 어느누구도 이런 팬의 마음을 몰라주고 권상우씨마저도 몰라주고.팬들의 맘을 악성댓글로 치부해버리는 그를 보며 정말 팬들은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수가 없는겁니다.
권팬 2008/07/21 21:59 ReplyModify
윗글에 이어서..
그러니 제발 송원섭 기자님만이라도 이런 팬들의 맘을 알아주셔서 팬들의 맘을 전달해주는 기사라도 써주셨음 좋겠습니다..이 억울함을.. 팬들은 정말 요즘 밥도 제대로 못먹고 정말 피눈물을 흘리며 차마 죽지 못해 살고 있는데,그여자를 어떻게 받아 들이고 축복을 해줍니까??
팬들이 보기엔 그여자는 그저 멋있는,괜찮은 권상우씨가 온갖 달콤한 감언이설(?)과 이벤트로 그여자를 사로 잡아서 그여자도 권상우씨 정도면 괜찮으니까, 가슴 깊히 정말로 진정으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권상우씨와 결혼 하는거로 밖에는 안보입니다..그러니 우리 권상우씨 팬들은 둘-을 축복해줄수 없고 권상우씨야 싫어하시겠지만,그저 둘-이 깨지기만을 정말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권상우씨에게는 지금 그 여자가 아닌 다른 진정한 짝이 따로 있다는 강렬한 느낌이 듭니다.보통 연예인들 보면 '저 커플은 깨질거 같다'그런 느낌이 오면 정말 깨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권상우씨도 마찬가지입니다!
팬들이 정말 결혼을 반대 하는 이유는 어차피 결혼해도 깨질텐데,그럼 이미지만 깍이고 상처만 받고,그게 정말 뭡니까??그 여자한테도 안좋고..그럴바에 결혼을 안하는게 낫죠!!그래서 어차피 깨질꺼 결혼을 하지마라인겁니다..팬들은 그저 권상우씨 상처 안받게 보호 하려고 이러는겁니다..솔직히 송원섭 기자님!!이 보시게에도 그렇지 않습니까??자신을 속이지 마시구요..그러니 괜한 맘에 없는 축하말은 안하셨으면 좋겠구요..그저 팬들의 맘을 권상우씨에게 좀 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천상의 팬들의 글을 그저 악성댓글로만 이해하는 권상우씨가 한심하고 원망스럽군요...자기가 지금 그 위치에서 누리고 있는것들이 다 누구덕인데..이런 배신을..팬도 이제 다 필요 없다니..다른 여자였다면 이러지 않았을텐데요..
저는 이번 기사가 터지고 한번도 울지 않았었는데요..결혼 반대 글도 많이 썼는데도..그동안은 눈물이 전혀 안나다가 지금 이 글을 쓰니 정말 눈물이 왈콱 쏟아져 나오는군요..지금도 울고 있을 팬들을 생각하니..지금 계속 울면서 쓰고 있습니다..팬들 맘을 정말 권상우씨는 몰라주더군요..그여자분 말고 더 좋으 여자분이 분명히 있는데..제발 이젠 정신 차리시고 다른 여자분을 찾아보시는게 바랄뿐입니다...간절히... <끝>




이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분의 심정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댓글을 다셨는데, 아마 그 쪽이 '일반인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팬들이 심정이 이럴 수도 있다는 걸 이해는 하지만, 도저히 수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제 생각은 윗글에도 피력했으니 되풀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다른 감정으로 바뀌기 쉬운 것인지는, 저 글 쓰신 분이 지금 피부로 느끼고 있겠군요. 원래 그런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마지막 윈저 공-심프슨 부인의 이야기를 놀랍게도(!) 처음 들었다는 분이 있더군요.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에드워드 왕자는 1936년 1월20일 아버지 조지 5세의 뒤를 이어 영국 국왕 에드워드 8세가 됐습니다. 하지만 12월 11일, 왕위에서 물러나기로 선언해버리죠.

이유는 왕이 미국인 이혼녀 월리스 심프슨(심슨이라고 읽어야겠지만 이 분의 이름은 워낙 이걸로 굳어진 터라)과의 결혼을 고집했습니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에드워드 8세가 왕위에서 물러난 것은 법률 때문이 아니라(왕이 이혼녀와 결혼하면 안된다는 법은 없다는군요), 당시 총리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극렬한 반대 때문이었다는군요. 이들은 심프슨 부인이 에드워드 왕자와 만날 당시 유부녀였다는 점을 들어, "영국 국민은 이런 부도덕한 여인을 국모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항변했다는군요. 그래서 세기의 결단이 나옵니다. "에이, 까짓거 왕 안 하면 되잖아."

...그래서 에드워드는 윈저 공(정확하게는 윈저 공작-Duke of Windsor)이 되고, 동생이 왕위를 이어받아 조지 6세가 됩니다. 이분이 현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죠. 즉 엘리자베스 여왕은 큰아버지 윈저 공의 로맨스가 아니었으면 왕위에 오를 수 없었던 셈입니다. 이 세기의 로맨스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기회 있으면 더 자세히 소개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튼 - 늘 그렇듯 - 그런 사람도 있었다는 얘깁니다.^^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개봉됐고, 세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정우성의 '기럭지'와 이병헌의 패셔너블한 모습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인 것이 역시 '이상한 놈'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송강호는 이제 배우 개인을 넘어 아예 한국 영화 자체가 되어 버릴 정도로 커졌습니다. '놈놈놈'은 그걸 재확인해주는 계기가 되었을 뿐입니다. 그가 얼마나 거대해졌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송강호 이름 석자는 100만 명 흥행 보증수표
일간스포츠 조사 티켓 파워 1위 배우
송원섭기자 | 제71호 | 20080719 입력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줄여서 흔히 ‘놈놈놈’이라 불리는 영화가 화제 속에 공개됐다. 정우성·이병헌·송강호라는 세 빅 스타의 경합이 궁금증을 자극했지만, 평자들은 세 주인공 사이의 연기 대결은 없었다는 데 입을 모았다. 결국은 ‘이상한 놈’ 송강호의 독무대가 되고 말았다는 뜻이다.

어쩌면 충분히 예견됐던 결과다. ‘한국 영화=송강호’라는 이름은 괜히 생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송강호의 힘’은 숫자로도 충분히 느껴 볼 수 있다. 일간스포츠는 최근 한국 배우 중 최고의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가 누구일까를 조사했다. 2000년 이후 2008년 상반기까지의 영화를 대상으로, 송강호·설경구·장동건·이병헌 등 한국 영화를 대표할 만한 배우들이 주연한 작품(조연이나 카메오는 제외)의 관객 수를 비교해 본 것이다. 그 결과 누적 관객 수에서는 송강호가 1위(3400만 명), 작품당 평균 관객 수에서는 장동건이 1위(395만 명)를 차지했다. 몇 가지 여건상 2000년 이후의 작품만 분석 대상으로 삼았지만, 만약 580만 관객을 동원한 1999년작 ‘쉬리’가 포함됐다면 송강호가 두 부문을 모두 석권할 수도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다가 송강호에겐 다른 배우들이 따를 수 없는 꾸준함이 있다. 대개 영화 흥행이란 들쭉날쭉하기 마련이지만, 2000년 이후 송강호가 출연한 10편의 영화 중 100만 관객을 동원하지 못한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었다. 일단 ‘송강호 주연’이란 간판만 걸리면 최소한 100만 명은 믿고 극장을 찾았다는 뜻이다.

1967년생. 29세 때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스크린에 데뷔했을 때만 해도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없었다. 김상중·최민식·설경구·유오성 등 대학로 연극판의 에이스들이 앞다퉈 영화며 드라마로 진출하던 시절, 송강호에게도 기회가 왔지만 주인공은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초록물고기’와 ‘넘버3’에서 보여준 조폭 연기는 모든 걸 바꿔놨다. 특히 ‘넘버3’의 3류 조폭 조필 역할은 이 영화가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되게 한 1등 공신이었다. ‘최영의’와 ‘임춘애’를 주워섬기며 ‘조폭의 길’을 역설하던 그의 긴 대사는 당시 카세트 테이프에 담겨 길에서 팔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뒤로도 그의 애드리브가 담긴 대사들이 어록을 형성할 정도다. ‘여기가 강간의 왕국이냐?’와 ‘밥은 먹고 다니냐?’(이상 ‘살인의 추억’), ‘광석이는 왜 그렇게 일찍 갔대냐’(‘공동경비구역 JSA’) 등이 대표적이다.

그에게 기자들이 가끔 “왜 TV 드라마는 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할 새가 있어야지…”라며 웃는다. 농담이 아니다. 한국 최고의 감독들이 그를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2006년 영화판에 코스닥 열풍과 함께 돈바람이 몰아쳤고 온갖 영화제작사들간에 ‘얼마가 들든 송강호를 잡으라’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지만 다들 닭 쫓던 개가 됐다. 아무리 파격적인 제의에도 “올해는 이창동 감독(‘밀양’), 내년엔 김지운 감독(‘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사진), 내후년엔 박찬욱 감독(현재 촬영 중인 ‘박쥐’)과 하기로 이미 결정을 봤다”는 말에 아무도 뭐라고 토를 달 수가 없더란 얘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정상에 군림하고 있지만 가족과 사생활에 대한 노출은 그에겐 철저한 금기다. 아내의 이름이 나온 인터뷰 기사를 쓴 기자에게 강력하게 어필해 끝내 이름을 지우게 만들 정도다. 왕년엔 술자리에서의 기행으로 이름이 자자한 적도 있었지만 현재 그는 ‘충무로의 큰형님’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8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송강호·김윤석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은 임창정은 그날 밤 송강호로부터 축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같은 후보로 시상식장에서 임창정의 수상을 지켜본 데 이어 자신이 상을 받지 못한 서운함을 뒤로 미루고 후배를 축하하는 아량을 보인 것이다. 임창정은 문자를 받는 순간 “등에 땀이 쭉 흘렀다. 나라면 후배에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수상 가능성이 낮으면 아예 시상식을 보이콧하는 게 상식처럼 통하는 한국 영화계에선 확실히 드문 일이다. ‘송강호 전성시대’가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확신이 드는 대목이다. (끝)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10작품 연속으로 100만 관객 동원('쉬리'부터 세면 11작품 연속)이란 말을 들었을 때 "아니 요즘같은 세상에 100만 가지고 뭘 그러나"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흥행이란 게 그렇지 않습니다. 위에 예로 든 스타들 모두 한 두 작품씩에서는 다리를 절었습니다. 장동건은 '해안선'(뭐 이건 애당초 그런건 고려하지 않은 작품이지만)과 '무극'이 있었고, 설경구도 '싸움'이나 '사랑을 놓치다'에서 대패했죠. 이병헌도 '그해 여름'에서 무너졌고, 요즘 박스 오피스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이준기도 '첫눈'은 언제 개봉했다 사라졌는지 모르는 관객들이 있습니다.

영화 한 편이 대실패한다는 건 잠재 관객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걸 뜻하는 거죠. 그래서 그 다음 작품에서 회복하기는 조금 더 어려워집니다. 사실 송강호에게도 위기가 있었죠. '남극일기'나 '효자동 이발사'같은 작품들이 그랬고 '우아한 세계'는 흥행 면에선 전적으로 '송강호를 기대한 관객'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11작품 연속으로 '기본빵 100만'의 위력을 과시했다는 건 그에 대한 관객들의 기본적인 신뢰가 그만치 두텁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저도 송강호라는 개인에 대해서는 나이가 저와 동갑이라는 것 외에 잘 알지 못합니다. 전해 들은 이야기를 종합하면 '우직한 경상도 사나이' 자체라는 얘기가 많더군요.

한국 영화계에는 묘한 '가족 유대'가 있습니다. 촬영장에 나가면 말단 스태프가 주연 배우를 '선배님'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영화사 직원도 감독을 '선배'라고 호칭하곤 하죠. 심지어 기자들도 영화계 인사들을 '선배'라고 호칭하곤 합니다. 뭐 연극영화과가 그리 많지 않던 시절에 졸업하신 분들은 충분히 가능한 얘기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통하는 호칭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연봉 1000만원짜리 스태프가 개런티 5억원짜리 스타에게 '선배'라고 부름으로써 심각한 처우 차이를 덮어버리는 기만적인 물타기"라고 악의에 찬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 자체로 나빠 보이지는 않는 전통입니다.

하지만 송강호는 이런 호칭에 대단히 엄격하다는군요. 자연스럽게 '송강호 선배'라고 부르는 사람에게 "나는 댁의 선배가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타입의 사람이랍니다. 어찌 보면 각이 져 보일 수도 있는 처신입니다. 하지만 그런 그가 천천히 후배들을 챙기고, '대부'로 거듭 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 게 왠지 흐뭇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한마디.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그나자나 '놈놈놈'의 흥행 바람을 봐서는, 이 영화까지 더해서 계산하면 확실하게 송강호가 작품당 관객수에서도 확실하게 1위가 될 분위기로군요.^^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딱 33시간 쯤 됩니다. 처음으로 '권상우-손태영 열애'가 보도된 것이 17일 낮 12시쯤. 그리고 권상우가 입을 연 것은 18일 오후 9시입니다.

한국 연예계에서 '열애설 보도에 대한 당사자의 공식 입장'이 33시간만에 나온 건 기록이라고 봐도 좋을 겁니다. 물론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 연예 매체라고는 2-3개밖에 없고 연예 뉴스 프로라고는 '연예가 중계'밖에 없어서 입장을 밝히고 싶어도 밝힐 자리가 없던 시절은 빼고 얘기하는 거지만 2008년의 연예계는 아무리 입장을 내놓기 싫어도 뭐라고 표현을 하지 않는게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이 커플의 경우엔 무려 33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양쪽 소속사의 모든 매니저들이 전화를 받지 않고 사실상 잠적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어느 한 쪽이면 몰라도 양쪽이 동시에 '잠수'를 타는 것 역시 기이한 현상이었죠.

물론 바보가 아니라면, 이런 침묵이 1차적으로 뭘 의미하는 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당연히 '침묵은 긍정'이죠. 사실무근이었다면 1분 내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 나왔을 겁니다. 그렇지 않다는 건 두 사람의 관계만큼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요즘은 관계를 인정하는 것도 그리 드문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의 심사숙고라는 것은 몇시간이면 끝날 일입니다. 만 하루를 넘길 일인 아닌 거죠. 게다가 이미 결혼을 결심하고 있는 상태라면(결과적으로 이 상태였지만), 더더군다나 그 자리에서 "에이, 들켰네. 어떻게들 아셨나요?" 할 일입니다. 그럼 대체 왜 33시간이나 걸렸을까요.

결과적으로 이 33시간은 권상우의 '1대100'이었다는 얘깁니다. 그렇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권상우 주변에서 가족을 제외하고 그가 지금 결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권상우-손태영이 사귄다는 소문은 꽤 퍼져 있었던 일입니다. 당연히 수많은 기자나 관계자들이 소속사에 확인을 요청했죠. 하지만 그때마다 답은 다 같았습니다. "연초에 몇번 식사를 같이 한 것 같은데, 아예 연락을 안 한지가 꽤 됐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얘기 할 때가 아니다. 10월 일본에서 대대적인 팬미팅을 잡아놓고 있는데, 그런 민감한 얘기가 나오면 큰일이다." 그래서 막상 열애 기사가 나오고, 소속사가 '잠수'를 탔을 때 많은 매체들이 분노(?) 모드에 들어갔죠.

그런데 소속사의 입장 - 이라기보다 '내심'이란 말이 더 적절할 것 같지만 - 은 정말 저런 심정이었을 겁니다. 혹자는 이번 결혼 발표로 권상우가 잃은 액수가 100억원 정도라고 추정하기도 합니다. 과히 틀린 액수도 아닐 겁니다. 일단 문제의 17일에 계약하기로 되어 있던 대형 계약 2건이 "다시 생각해보자"는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10월초 팬미팅도 일본 측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감수하고 계속 진행할지를 알려달라"는 전문을 보낸 상태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일본 역시 여성 팬들은 좋아하는 스타가 총각이냐 유부남이냐에 상당히 민감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일본 최고의 인기 스타는 기무라 다쿠야죠. 일본 여성지 '앙앙'이 매년 실시하는 인기남 랭킹에서 14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조차도 결혼 후에는 몇몇 여론조사에서(물론 일부지만) 1위를 '영원한 2위'인 후쿠야마 마사하루에게 내주기도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무라가 1위가 아닌 경우는 모두 후쿠야마가 1위인 걸 보면 절대 아무렇게나 한 조사들은 아닙니다. 물론 기무라 부부가 거의 두 사람이 찍은 사진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있기도 하고, 인기가 떨어졌대 봐야 아직도 감히 총각들이 따를 수 없는 수준이긴 합니다. 아무튼 기무다쿠에 비해 '덜 잘 나가는' 스타들의 경우엔 결혼이 심각한 타격이 될 것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소속사에서는 위기감을 느낍니다. 특히 권상우의 소속사 골든썸으로부터 권상우의 영업권을 넘겨 받은 팬텀은 최근 주식 문제와 관련한 검찰 조사라는 악재를 어떻게든 뚫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치명타를 맞은 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문제의 33시간은 당장이라도 결혼 발표를 하겠다는 권상우와, 어떻게든 미뤄 보려는 소속사 간의 치열한 설득 작전이 이뤄진 시간이었다는 겁니다. 최소한 결혼 얘기만이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이뤄졌으면 하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의견이었지만 결혼이란 사업상의 결단과는 좀 다른 문제죠. 본인이 하겠다면 부모도 막기 힘든 것이 결혼입니다.

게다가 권상우 본인도 17일 밤 직접 통화한 한 지인에게는 "결혼이라니 무슨 말이냐. 너무 앞서간 얘기라서 나 자신도 혼란스럽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미리 얘기가 나가는 걸 막겠다는 뜻이었겠지만, 아무튼 이 시점에서는 어떤 결론이 내려질 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18일, 충격적인(?) 결혼 발표로 모든 사람의 예상대로 만만찮은 후폭풍이 밀어닥쳤습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권상우는 21일 오전, 직접 글을 올려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글을 쓴 시간이 오전 7시45분인 걸 보면 밤을 꼬박 샌 듯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녕하세요...여러분...상웁니다.
최소한 이장소엔 제가 직접글을쓰고 짧지만...여러분들의 의견을 항상읽고있습니다..
사실 컴도 잘 못다루구요..제가 컴을 한다면 그저 천상이나 다음 네이버 뉴스만보는정도지요..
사실 지금 글을 쓰는것도 많이 힘드네요...사실 기자회견전부터....손목에 깁스를하고 다리에도 반깁스를한 상황이었거든요..
기자회견땐 그런모습으로 못가기에...글구 여러생각들이 많아서......식도염으로...4킬로나 빠진상태입니다...물론 운동도 못하죠
손목에 금이가서...
제가 여러분에게 하고자하는얘기는 그런게 아니라......물론 제의지보다 빨리 기사화되고 여러추측성기사들로인해.....글구 팬여러분들에게....어떤식으로 얘기할지에대해 ..결혼을 결심한다음...오랫동안 생각에생각을 했습니다...
고민없이 저만,,,행복하겠습니다...라고생각해본적은 한번도 없었던것같아요
수많은분들이 하루아침에.....입에 담지못할말들.......그냥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제결혼이 언론이나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고 비교대상이 되는게 ....말이되는얘길까요?
누가 권상우의 인생의 배우자를 선택하고 결정하며....누가 평가를할까요?
여러분의 인생에서도 말입니다.......
결혼이란것...........제 마음속에......여러분에게도 다시태어나는것이상으로 새로운의미가 존재하고 신성하고...아름다운축제라고생각됩니다...
그옛날에 지구는 평평하다했죠........그러나 지구는 동그랗습니다.....
손태영씨...........수많은 언론으로......상처받고.............................................................................................
수박 겉핣기식으로....알고 말하지만........손태영씨는 둥근 지구와 같습니다.....
자기의행동과 사랑에 솔직했고...비겁한사람들이 언론화하고 ....하지만....대응없이....묵묵히 지낸사람입니다
저도 연예를하고 사랑하다 헤어지는 것을 경험하는 사람입니다...
여러분들도요.......여러분의 부모님들도.....여러분들의 친구들도...........
손태영씨를 맹목적으로 이해하라는 의도의 말이 아닙니다,,,,,,,
결혼의 의미........정말 중요한것......내심장을 움직이게 하는것.........그것이 중요하다생각되어지는군요
포장하고 이야기거리를 만들려는 기사들...........이게 뭐가 중요합니까
그냥 ...권상우란 남자가......여타 다른남자들과 똑같은 고민을하고 하루하루살아가는 한남자가 연기자 미스코리아 손태영이 아닌 한여자로써.....진심으로 사랑하며....꿈을보고 사랑해서 결혼하겠다는것입니다....그런기사는 찿아보기힘들고..임신의혹이니.....한류스타이기엔 아쉬운 발표....
유재석씨발표와 왜 비교되며.......기타등등
천상에 써본글중 가장 길게 두서없이 써내려가고있습니다
지금껏 잠이 안와서 답답함을 그나마 울가족들에게 남깁니다
물론 또다른 질타와 기사를 감수하구요
사실 이런 내모습이 권상우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이 저를 첨으로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신건 아마도 제 작품들을 보고난후일겁니다
앞으로 보다나은 작품에서..연기로써 다시 한번 사랑받는사람이 되겠습니다
물론 쉽지않겠죠........하지만.....진심으로 노력하고 연기하면 통할수있다고생각되어집니다
여러종류의 사람들이 있죠..
돈 명예......따라가다보면 끝이안보입니다.......
가끔씩 그런말들도 듣죠...일좀 더하고 돈도 더벌고....인기도 더얻고.....
어쩜..그런걸로 사랑을 놓치거나....지나치는사람들도 있겠죠..
전 그러고 싶지않습니다...

부디 두서없는 제글을 보시고....작은 제느낌만 느끼신다면 감사할뿐입니다
축하의 메세지를 남겨주시는팬들 저에게 돌을 던지시는 팬들..진심으로 모두다 사랑합니다
당신들로 인해...지금의 상우가있기에.......




 

사실 읽다 보면 구구절절 맞는 말입니다. 자기 결혼을 자기가 결정한다는데, 소속사는 돈이라도 걸려 있지만 팬들이며 구경꾼들이 뭐라고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게다가 돈 문제라면 적은 돈도 아닌데, '돈이고 명예고, 난 그런 것보다 사랑이 훨씬 중요하다'는 건 살아보시면 알겠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아, 물론 '이미 많이 벌어 놨으니까...'라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재산 100억 있는 사람이 200억 마다하지 않는 게 인지상정이죠. 그런 면에서 저런 결단은 참 존경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이렇게 끝나고 보니 권상우 본인의 마음도, 소속사의 입장도, 서운해하는 팬들의 마음도 모두 이해하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각자의 입장이 맞물리다 보니 이해하지 못할 일이 생기는 거겠죠.

단지 결혼을 먼저 한 사람으로서 권상우군에게 한마디 우려를 담아 전한다면, 결혼이라는 것에 너무 큰 기대를 거는 건 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해 주고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해 2월 공식 부부가 된 일본의 톱스타 오다기리 조-카시이 유우 커플은 최근 인터뷰에서 결혼 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 "군데군데(때때로) 행복하고, 군데군데 불행합니다"라고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결혼이란 건 원래 그런 것 아닐까요?




p.s. 여담이지만 권상우의 이번 결정에는 자신을 스타로 여기지 않는(?) 평소 그의 태도가 크게 반영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2년전에 "예전에 차인표가 '권상우를 보고 우리나라에도 운동 열심히 하는 배우가 나왔구나. 나도 더 노력해서 몸을 만들어야겠다'고 하더라"는 말을 해 줬을 때 "어? 차인표씨같은 스타가 제 얘기를 해요?"라며 신기해하던 그의 모습이 눈앞을 스치더군요. 이런 그이니 그런 계산 없는 행동을 할 수 있었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영제국 -사실은 왕국이지 제국이 아니지만- 이 자랑하는 수출품 중 하나로 영화를 꼽게 된 데 대해 공로상을 준다면 아무래도 둘로 나눠서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는 리처드 커티스가 이끄는 영화사 워킹 타이틀 Working Title이 받는다면 나머지 하나는 마땅히 배우 휴 그랜트에게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휴 그랜트와 워킹 타이틀은 <네번의 결혼식, 한번의 장례식>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어바웃 어 보이> <러브 액추얼리>라는 일련의 걸작 로맨틱 코미디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가 주연하지 않은 워킹 타이틀의 대표작을 꼽자면 <빌리 엘리어트>나 <사랑도 리콜이 필요해 High Fidelity> 정도를 꼽을 수 있을까요?

아무튼 그랜트와 워킹 타이틀의 호흡은 대단한 찰떡궁합입니다. 그랜트가 주연한 다른 영화들, <투 윅스 노티스>나 <미키 블루 아이즈>, <비터 문> 같은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어떤 쪽이 그의 강점을 제대로 살렸는지는 명약관화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다가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제외하고 휴 그랜트의 캐릭터에 매우 짙은 일관성이 느껴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소심한 남자'죠. 한발 더 나아가서 말하자면 워킹 타이틀이 만든 대부분의 히트작들이 '소심하고 별 내세울 것 없는 남자가 멋진 여자와 맺어지는 이야기'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고 그 핵심에는 휴 그랜트라는, 그 역할을 똑 따 먹을 수 있는 배우가 있다는 얘깁니다.

 영화 속에서는 약간 얼띤 캐릭터만 맡지만 그는 옥스포드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수재(?)에다가 <노팅 힐>에서 공연한 줄리아 로버츠에 대해 물으면 "입이 크다. 엄청 크다. 어찌나 큰지 키스신을 찍을 때면 어디선가 희미하게 키스 소리의 메아리가 퍼져나가는 걸 느낄 수 있다" 고 말할 정도로 멋진 유머감각도 갖춘 사람입니다. 물론 오랜 연인이던 엘리자베스 헐리가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의 대부가 될 정도로 대범한(한국사람으로선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남자이기도 합니다.

왜 휴 그랜트 얘기를 이렇게 오래 했을까 하신다면, 다음 이야기를 이끌어 내기 위한 복선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바로 오늘의 주제, '소심한 남자'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심한 남자의 힘, 할리우드를 누를 수 있다

2006년 6월, 온 한국이 월드컵의 광풍에 휘말려 있을 때 일본 영화 한편이 조용히 개봉됐다.
<전차남>은 화제만으로도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품. 별볼일없는 소심한 남자가 우연한 기회에 꿈에 그리던 미녀와 인연이 닿은 뒤 연애 상황을 인터넷에 올려가며 조언을 통해 사랑을 성취해가는 이야기로 2005년 일본에서 드라마와 영화. 소설 모두 빅 히트했다.

따지고 보면 <전차남>의 직계 조상은SBS TV가 이문식-박선영 주연으로 리메이크해 방송했던 일본 드라마 <백한번째 프로포즈>다. 정말 별볼일 없고 못생긴 노총각이 공주같은 여주인공과 맺어진다는 내용으로 이미 지난 93년에는 문성근-김희애 주연으로 국내에서 영화화되기도 했고 2004년에는 중국에서도 최지우 주연의 드라마로 만들어진 고전 중의 고전이다.

이런 류의 드라마들은 굳이 말하면 신데렐라의 정 반대 스토리(‘개구리 왕자 스토리’라고 해야 하려나). 즉 ‘소심하고 사랑에 서툰 남자의 성공담’이라는 범 인류적인 소재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소재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기있는 이유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사실 남자의 용모는 여자를 사귀는 데 큰 장애가 되지 않지만 소심한 성격과 기술의 부족은 절대적인 장벽이다. 그리고 사랑의 기술이란 결국 능란한 사람보다는 서툰 사람이 많기 때문이고. 관객들도 후자 쪽에 훨씬 감정이입이 쉽다. 그러다 보니 얘깃거리도 풍부하다.

게다가 소심한 남자의 연애담은 찍는 데 돈이 들 일도 거의 없다. 영국 영화를 세계적인 대중문화 상품으로 끌어올린 제작사 워킹 타이틀의 히트작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노팅 힐> 그리고 <러브 액추얼리>에 모두 사랑에 서툰 남자(주로 휴 그랜트)들이 등장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근 한국 영화에서도 소심한 남자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짭짤한 성공을 거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도 김주혁의 캐릭터가 빛났고.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도 박용우의 활약이 힘을 발휘했다. 특히 <달콤 살벌한 연인>의 순 제작비가 9억원에 불과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쯤 되면 한국 영화에서도 소심한 남자들의 활약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싸고 재미있으면서 전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먹힐 수 있는 소재는 그리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태풍>이 미국에서 개봉 첫주에 24개 스크린에서 약 6만6000 달러(한화 약 6500만원)의 흥행 수입에 그친 현실이나. <엽기적인 그녀>의 성공 사례를 보나 역시 한국 영화에 활력을 더할 수 있는 것은 작은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강력한 시나리오의 힘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끝)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굳이 '괴물'이나 '디 워', '놈놈놈' 같은 영화가 한국이 주력해야 할 분야인가 하는 것은 오랜 의문입니다.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신 드라마 속 커플인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펜 배즐리. 미국에서 화제를 뿌리던 드라마 '가쉽걸' 속의 커플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함께 찍다가 만들어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커플들 중 최신 커플에 해당합니다.

자, 이건 극중 키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이건 실제 상황 키스로군요. (구별이 안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경우는 수없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많은 배우들은 '까놓고 하는 얘기'로 "청춘 남녀가 서로 껴안고, 눈 들여다보고, 키스하고, 이런 연기를 한달이고 두달이고 계속하다 보면 서로 정말 좋아하는 마음이 드는게 정상 아니냐"고 반문하곤 합니다. 역으로 말하자면, 정말 그렇게 서로 사랑하는 사이처럼 연기를 하려면, 어느 정도 자기를 속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난 이 사람을 정말로 좋아해'. 그러다 보면 둘이 사귀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는 거죠.

그런데 한 작품에 출연하다가 사귀게 되는 경우 말고, 아예 사귀는 커플들이 함께 드라마나 영화를 찍으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생각보다는 이런 경우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서로 사귀는 동안에는 오히려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걸 조금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돌이켜 볼 때 그런 작품들은 흥행에서도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던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일세를 풍미한 벤 애플렉-제니퍼 로페즈 커플의 '질리(Gigli)'.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도 흥행에서 크게 재미를 보진 못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실제 연인들이 드라마 속 상대역으로 나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면서 실제 연인관계로 발전한 연예인들은 수도 없이 많다. 맺어진 커플만 해도 최수종-하희라(영화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차인표-신애라(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서 김호진-김지호(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 그리고 최근의 연정훈-한가인(드라마 <노란 손수건>) 등 십여쌍이나 되고 대강 사귀다 헤어진 경우를 합하면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럼 한창 열애중일 때 같은 작품에서 공연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조승우-강혜정 커플이 영화 <도마뱀>에 출연한게 화제가 된 것도 이런 경우가 그리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때 TV에서는 한창 열애중인 커플이 무려 두 커플이나 한 드라마에 동시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그것도 잘 모르는 배우들이 아닌 당대의 톱스타들이 그랬다는 거다.

여기서 <웨딩드레스>라는 드라마가 떠올랐다면 당신은 상당한 TV 중독자이거나, 연예인 뒷얘기 중독자다. 혹시 이 답을 맞힌 분이 있다면 아래 주소로 메일 보내주시기 바란다. 글쓰기에 재능이 있으면 이 칼럼을 물려 줄 용의가 있다.

97년작인 <웨딩드레스>는 <가을동화>를 비롯한 사계 시리즈의 윤석호 PD와 <프로포즈>의 최윤정 작가가 만난 작품. 이 드라마의 라인업은 사뭇 화려하다. 이승연 김희선 신현준 김민종이 주연했고 당시 김국진과 "밤 새지 말라 말이야"라는 CF 유행어를 히트시키고 있던 무명 신인 송혜교가 이 작품으로 데뷔했다. 더구나 당시 김민종은 이승연과, 신현준은 김희선과 목하 열애중인 상태였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캐스팅이 가능했을까?

최윤정 작가가 나중에 털어놓은 바에 따르면 이건 캐스팅이 아니라 "출연자의 요구에 못이겨 쓴 작품"이었다. 연예인들과 친분이 두텁기로 소문난 최 작가는 이승연과 친구, 김희선과는 언니 동생 하는 사이. 하루는 이 두 배우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의기투합, '우리가 남자친구들을 데려올테니 넷이 같이 나오는 드라마를 써 달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나쁠게 없는 캐스팅(솔직하게 말하면 나쁠게 없는게 아니라 정말 하기 힘든 호화 캐스팅)이라 그 자리에서 승낙을 해 버렸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집필하기 시작하면서 최작가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됐다. 이유는 두 커플의 치열한 경쟁. 당시 최작가는 이승연과 한 아파트의 위아래층에 살고 있었는데, 집필 이후 이승연은 최소 하루에 서너시간은 최작가의 집에 머물렀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김희선은 자기도 걸핏하면 '놀러왔다'는 핑계로 최작가의 집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최작가의 집에 출퇴근한 것은 드라마의 매회 엔딩 장면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그게 왜 중요하냐고 반문하는 당신은 드라마 마니아로 자처할 자격이 없다.

왕년의 히트작인 <여인천하>가 100회 넘게 방송되는 동안, 드라마의 진행상 가장 큰 배역은 전인화가 연기하던 문정왕후였지만 김재형 PD는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모든 엔딩 장면을 강수연의 클로즈업으로 처리했다. 이는 '드라마 안에서 누가 더 많이 나오건, 누구의 대사가 더 많건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강수연'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한 드라마에서 매회 엔딩에 누가 등장하느냐 하는 것은 출연자들에게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웨딩드레스>의 경우, 제작진은 처음부터 '번갈아 가면서 똑같이 엔딩에 나오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두 여배우는 감시의 눈길을 늦추지 않았다. 결국 집필 시간을 지나치게 빼앗은(?) 탓인지, 같은 시간대였던 차인표 송승헌 최불암 주연의 <그대 그리고 나>가 너무 강한 상대였는지 시청률은 예상을 밑돌았다.

사실 실제 연인들인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아 흥행에 성공한 예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영화 <도마뱀>도 고전했고, 왕년 할리우드 최고의 커플로 꼽히던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가 함께 나온 <질리 Gigli>도 최악의 흥행을 기록했다. 아무래도 일은 일, 사랑은 사랑으로 구별해서 하라는 대박신의 계시가 아닐까. (끝)


아무튼 세월이 흐르다 보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 여주인공은 모두 웨딩드레스를 입었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각해보면 정말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 얘깁니다.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부는 뒷전, 전 일본의 주먹대장들이 모이는 스즈란 고등학교에 전학생 겐지(오구리 슈운)가 찾아오면서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현직 야쿠자의 아들인 겐지는 스즈란을 제패하면 대를 잇게 해 주겠다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아직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스즈란 전체 짱이 되기 위해 주먹을 날린다. 하지만 스즈란의 3학년에는 이미 스즈란 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괴물 세리자와(야마다 타카유키)가 있다. 난제에 직면한 겐지에게 한심한 야쿠자 켄(야베 쿄스케)이 나타난다...

아무리 봐도 어디선가 본듯 한 스토리. 한마디로 뻔한 얘기 되겠습니다. 일본 만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학원 폭력물이라는 장르가 아예 따로 있을 정도라는 걸 잘 아실 겁니다. 유명한 '상남 2인조'를 비롯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작품들이 있죠. 이 '크로우즈 제로'도 만화 '크로우즈'가 원작입니다. 한국에도 이런 장르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이 있죠. 허영만의 '비트'가 원조 격이 될 것이고, 조운학의 '니나잘해'도 기억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이런 작품들의 구조 또한 천편일률적인게 보통입니다. 주먹으로 일본 제일이라는 학교에 전학생이 찾아오고(사실 이런 경우 이 전학생은 무시무시한 과거를 갖고 있지만 새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과거와는 어느 정도 단절을 노리는데도, 워낙 새 학교의 텃세가 심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주먹을 든다... 뭐 이런게 전형적인 구조인데, '크로우즈 제로'는 그 부분에서 좀 다르죠), 새 학교에서의 주먹잡이들은 '드래곤 볼'처럼 쑥쑥 여기저기서 등장합니다.

엄밀히 말해 영화 '크로우즈 제로'는 작품으로 평가하기에는 부실한 구석이 꽤 있습니다. 뻔한 구조는 장르의 특징이라고 하더라도, 영상의 대부분이 교복을 입은 꽃미남들의 액션 잔치이기 때문입니다. 그 액션 또한 성룡이나 이연걸의 아크로바틱 액션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는 상당히 지루해집니다. 미이케 다카시는 신이 나서 힘을 주고 찍었을 지 모르지만 '용이 간다'에 비해 달라진 게 없는 솜씨입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를 굳이 찾아 볼 사람들에게는 이런 건 사실 무의미하겠죠. 한마디로 '간지'나는 꽃미남들의 '후까시', 웃기지만 잔뜩 멋을 부린 아드레날린 넘치는 대사, 슬로비디오 속에서 움직이는 펄펄 뛰는 젊음, 비가 오지만 대장이 우산을 버리면 다 함께 우산을 버리고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어가는 막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라는 걸 잘 알면서도 볼 사람들이니까요. 그래서 이 장르가 살아남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폼 나잖아!)

이런 장르가 살아남기 위해서 갖춰야 할 키워드는 위에서 다 나왔습니다. '간지', '후까시', 그리고 바로 '꽃미남'이죠. 이 영화에선 오구리 슌이 그 역할의 90%를 떠맡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구리의 가장 특징은 아무래도 일본 배우라고는 믿기 어려운 신장에 있습니다. 유지태나 강동원, 조한선, 정우성, 조인성 등이 활보하는 한국이라면 좀 얘기가 다르겠지만 1m75를 넘는 미남 배우들이 극히 드문 일본에서 1m84짜리 아이들 스타의 존재는 한국 농구계에 나타난 서장훈이나 하승진의 충격 못지 않습니다.

1982년생. 고교생 역할을 하기에 얼굴이 늙어보이는 편은 절대 아닌데, 솔직히 말해 과연 꽃미남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적잖이 느끼게 되죠. 물론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기무라 타쿠야나 원빈을 미남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은 양쪽 나라에서 모두 극소수일겁니다.

야마시타 토모히사나 김현중의 경우(너무 닮긴 했습니다만)도 마찬가지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누가 진짜 김현중일까요.^^)



그런데 과연 이런 얼굴은 어떻습니까? 과연 한국에서도 이의 없이 꽃미남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얼굴인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긴 요즘 한국에도 마츠모토 준을 좋아하는 팬들이 꽤 있다고도 합니다만, 일단 한국에선 저 다리 길이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뭐 가메나시 가즈야에 비하면 마츠모토 준은 양반이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친구들도 미남 소리를 듣는 일본인 만큼 오구리라면 당연히 최고 대접을 받을만 합니다(네. 반면 한국에서 잘생겼다는 얼굴이 일본에 가면 안 먹힐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런 오구리도 만약 무명 시절 한국 유명 기획사에 면접을 보러 갔다면 아마 즉시 이런 얘길 들었을 겁니다. "턱 좀 깎고... 치열교정 하면 턱도 들어가. 조금만 손보면 되겠네."

물론 그랬다면 특유의 매력이 사라진 그냥 편안한 얼굴이 돼 버렸겠죠. 일본 스타들도 수시로 성형을 하지만, 그래도 일본의 대형 기획사 중에는 오구리 같은 얼굴의 스타성을 알아보고 그대로 밀어붙이는 회사도 있다는 게 한국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여배우라면 요즘의 한국의 연예인들 가운데 아오이 유우 같은 매력을 가진 얼굴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스타 본연의 매력, 혹은 독특한 개성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게 일본 쪽인 듯 합니다.


비중은 별로 크지 않았지만 구로키 메이사도 참 특이한 매력을 가진 배우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워낙 많이 본 얼굴인데 의외로 출연작들은 눈에 익지 않더군요. 알고 보니 CF 모델로 너무나 잘 나가던 얼굴이었습니다. 88년생인데 비해 대단히 성숙해 보이는 얼굴. 역시 아버지가 미국인이었습니다.

유명했다는 음료 광고




그리고 최근에 나왔다는 도시바 광고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리자와 역의 야마다 타카유키. 얼굴은 장동건 느낌이 좀 납니다만, 역시 신장에 원한이 많을 것 같은 타입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숙원이 '조선여자를 데려다 (신장 면에서) 품종 개량을 좀 해보자'는 것이었다는데, 참 이 분야에선 그게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크로우즈 제로', 자신이 원하는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를 아는 분들만 보시기 바랍니다. 그냥 '남들이 재미있다던데'라는 말에 부화뇌동해서 보시면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p.s. 학교 이름은 스즈란, 한국말로 하면 '영란(鈴蘭)남자고등학교'더군요. 서울에는 같은 이름의 여고가 유명하죠.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앙코르 와트는 생각보다 겁나게 크다. 그리고 의미가 만만찮다.
관광은 맨 아래, '해자테라스'라고 표시된 부분에서 시작된다. 흔히 이런 대형건물의 입구는 정남쪽에 있을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앙코르 와트의 입구는 서쪽을 바라보고 있다. 이것 역시 의미심장하다. 서쪽은 당연히 망자의 방향. 거대한 앙코르와트는 산사람을 위한 건물이 아니라 죽은 자를 위한 건물임이 뚜렷이 드러나는 부분이다.저 해자테라스에서 앙코르와트 쪽을 바라보면 이렇게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탑문이 너무 커서 사원 중앙의 다섯 탑은 이 위치에선 아직 잘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저 중앙 탑문까지 약 300m를 걸어가고, 중앙 탑문에서 다시 한 300m를 걸어가야 마침내 사원이 시작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원 가는 길에서 발견한 기이한 생물. 분명히 고양이의 얼굴인데 사이즈는 쥐 정도다. '고양이쥐'라고 불러야 하려냐? 아무튼 새끼 고양이인 듯 한데 어미도 없이 혼자 돌아다니고 있다. 약간 징그러웠지만 앙코르 와트 주민을 처음 발견한 기념으로 찍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앙코르와트의 1층은 한쪽 변이 200m에 이르는 거대한 회랑으로 되어 있다. 이 회랑은 윗 그림에서 1번-11번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부조들의 행렬이다. 천천히 걸어서 한바퀴 도는 데에만 30분에서 한시간은 걸린다. 거리만 해도 약 1km. 그 벽을 모두 부조로 채운 수리야바르만 왕의 정성이 대단할 뿐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1번 회랑, 즉 서쪽의 오른쪽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발길이 옮겨진다. 그리고 순서상 이게 맞다고 한다. 아무튼 1번 회랑은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유명한 쿠루 평원의 전투가 펼쳐진다.잠깐, 뭐가 유명한 무슨 전투?이 대목에서 흥분하실 분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니가 언제부터 인도 문학에 심취했다고 마하바라타를 운운하면서 유명한 전투 어쩌구 하는 거냐. 구라 치지 마라, 라고 하실 분들을 위해서 한마디 준비했다. 앙코르와트를 구경 가실 분들은 일단 마하바라타 와 라마야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가시는게 신상에 좋다. 안 그러면 대체 뭘 봤는지 헷갈리기 십상이다.

그 긴걸 언제 보냐?라고 하실 분들을 위해 준비된 책이 있다. 서규석 저, <신화가 만든 문명 앙코르 와트>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책 한권이면 앙코르와트에서 절대 주눅들지 않고 수많은 유적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은 영 평판이 나쁘지만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남긴 명언,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느낀다'를 실감하게 된다.아무튼 이 책을 통해, 그리고 이런 저런 문헌들을 통해 접해 보면 마하바라타는 사촌 형제들간의 치졸하다 못해 한심한 질투와 권력투쟁의 과정에 힌두 신화 최강의 영웅이자 비쉬누의 아바타인 크리쉬나가 뛰어들어 벌어지는, 수십년간에 걸친 살육의 대제전을 극도로 미화한 문학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찮고 어리석은 동기에서 시작해 서로 무릎이 피에 잠기는 맹목적인 살육을 하면서도, 이 신화 속의 주인공들은 엄청나게 예의를 차린다. 일단 전쟁에서도 기마부대는 기마대까리, 전차대는 전차대끼리만 교전할 수 있고 해가 진 뒤에 전투를 시도하는 것은 반칙이다. 매복 따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치졸한 행위로 치부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세기에도 유럽 침략자들과 맞서 싸우던 인도인들을 지휘해 본 서구인들이 남긴 기록에따르면 당시 인도의 무사들은 매복 공격을 권유하자 얼굴 가득 수치의 빛을 띄며 강력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이 시절이 이 정도라면 수천년 전에는 '명예로운 전투'에 대한 집착은 저 당시에는 훨씬 강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이 서사시는, 위대한 왕가의 후손들이 사촌끼리의 반목으로 저지른 이 대혈투 이후로 인간은 급속히 타락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저런 엉망진창의 전투 부조를 보고 대체 이게 무슨 전투를 묘사한 건지 알게 뭐야, 라고 하실 분들은 미술사에 대한 기본이 부족한 분들이다. 이를테면 서양미술사에서 온몸에 화살이 꽂힌 반나의 청년을 그린 그림이 있다면 설명이 없어도 이건 '성 세바스티아누스의 순교'라고 알아 차려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찬가지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죽어가는 원숭이 왕(오른쪽에 길게 누운 캐릭터) 옆에 가족들이 둘러 서 있고, 왼쪽에 활을 든 키 큰 남자가 서 있다면 이건 <라마야나>의 한 장면이고, 서 있는 사람은 역시 비쉬누의 아바타이며 활의 명수인 라마 왕자라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앙코르와트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물소 등에(사진에는 물소가 잘 안 보이지만 오른쪽 아래의 뿔을 보면 물소임이 분명하다) 타고 있는 인상 나쁘고 근엄해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이건 힌두교의 죽음의 제왕인 야마 신, 즉 불교에서 말하는 염라대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의 왕, 조신 가루다의 양 어깨를 밟고 서 있는 존재는 비쉬누 신 자신이 아니라면 그의 아바타인 영웅 크리쉬나다. 가루다를 탈 수 있다는 것은 비쉬누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두 사진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층층이 쌓인 머리에 수없이 많은 팔로 특징지어진다. 이 인물은 힌두 신화의 중요한 악역인 락샤사의 우두머리 라바나다. <라마야나>에서 라마의 아내 시타를 납치했다가 결국 라마에게 불사의 목숨을 빼앗기고 마는 비운의 주인공이다.

아무튼 앙코르와트 1층을 돌면서 이런 친근한 표상들을 마주치는 사람들에게는 한시간도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무식하게 길고 으리으리하기만 한 돌덩이에 지나지 않는 것이 바로 앙코르와트다.이렇게 1층 관람을 마치고 2층을 지나 3층으로 올라가려면 갑자기 눈앞에 엄청난 급경사가 등장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공포의 75도 계단. 사진상으로도 거의 직벽으로 보이지만, 저 앞에 선 사람들의 눈에도 딱 저 경사로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밑으로 다가가도 이 정도. 네 발을 다 쓰지 않으면 도저히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본래 12개가 있는데, 그중 유일하게 50도 정도의 '인간적인' 경사를 갖고 있는 서쪽 중앙 계단은 수리중 푯말이 붙어 있다. 그나마 철제 손잡이가 붙여진 남동쪽 계단은 약간 수월하게 오를 수 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런 쪽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 후덜덜.

사용자 삽입 이미지



힘들게 올라온만큼 전망은 매우 훌륭. 

사용자 삽입 이미지

힘들게 올라온 만큼 사진은 열심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튼 이렇게 해서 앙코르와트 관람을 무사히 마쳤다. 내려올 때? 당연히 남동쪽 계단으로 힘겹게 힘겹게 한발짝씩 내려왔다. 매우 무서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계단... 다시 봐도 너무나 아찔한.이렇게 해서 첫날 관광은 이걸로 정리. 애고애고.

3편을 보시려면-

2편을 보시려면-

1편을 보시려면-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히딩크 선생이 내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한번 올때마다 화제를 뿌리고 가시는 히딩크 선생님. 참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업적을 남기셨지만 이분으로 인해 한국과 네덜란드간에 형성된 우호 친선의 분위기는 이루 다 말하기가 부족할 정도입니다. 물론 이분의 후임들인 조 본프레레와 핌 베어벡이 그리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게 좀 안타깝지만 히딩크와 아드보카트의 업적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닙니다.

아무튼 이런 양국간의 우호가 형성된 것은 좋은데, 이 우호관계를 거론할 때 약 400년 전 한국을 찾았던 화란인 하멜이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사실 좀 불만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면 납득하시겠지만 하멜은 양국 우호를 상징하기에 그리 적절한 인물이 아닙니다. 한국에 정을 붙이고 살았던 사람이 아니라 끝없이 빠삐용처럼 탈출을 시도하다가 마침내 성공한 사람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주한 네덜란드 기업인들이 만든 자선단체의 이름이 '하멜협회'로 붙여지는 등 항상 하멜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건 좀 안타까운 일입니다. 대안이 없다면 모를까, 정말 그 자리에 들어가야 할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름은 박연, 한국인들이 잊은 이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진의 정체가 궁금하시면 아랫 글을 자세히 읽어보셔야 합니다.^^)

<두루두루> 박연에서 아드보카트까지

두 차례의 월드컵을 통해 한국과 네덜란드 사람들 사이에는 하나의 공고한 유대가 형성됐다. 특히 히딩크는 일본전을 앞두고 "명예 한국 시민의 자세로 일본을 반드시 꺾겠다"는 멘트까지 날려 한국 팬들의 가슴을 다시 한번 불타오르게 했다. 한 개인의 노력이 두 나라를 그 어느 때보다 친근하게 만들어준 사례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떠오르는 영화 한 편이 있다. 한 이방인이 머나먼 아시아의 한 나라를 방문한 뒤 서서히 그 나라 사람들과 동화되고, 마침내 그들과 목숨을 걸고 어깨를 나란히 싸운다. 그렇다. 바로 일본을 무대로 한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다. 이 영화는 없는 신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네이선 알그렌이라는 가상 인물까지 동원해 감동을 쥐어 짜려 했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다. 우리 역사에는 우연히 한국과 인연을 맺고 한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네덜란드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흔히 한국과 네덜란드의 인연을 얘기할 때 1643년 한국에 온 <하멜표류기>의 저자 하멜을 꼽지만, 그는 한국 여자와 결혼해 13년 동안을 살고도 결국 적응하지 못해 결국 탈출한 뒤 고국에 돌아가 책을 썼다. <하멜표류기>의 많은 부분에서 자신의 귀국을 막은 한국인들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그는 사실 '우호의 상징'으로는 그리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다.

반면 박연(벨테브레)은 하멜보다 16년 앞선 인조 5년(1627년) 두 동료와 함께 한국에 표류했고, 훈련도감에 배속되어 총포술 교관으로 일하면서 박연이란 이름으로 귀화해 결혼도 했다. 1636년 병자호란이 터지자 조선을 위해 청나라에 맞서 싸우다 두 동료는 전사하고 박연만 살아남았다. <하멜표류기>에 따르면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 표류했을 때 박연은 통역 자격으로 이들을 만나 "이 나라는 살 만한 곳이니 정을 붙이고 살아 보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먼 이방의 나라에서 다른 나라와의 전쟁에 뛰어들어 피를 뿌려 가며 이 땅의 사람들과 운명을 같이 했던 벽안의 한국인. 박연과 동료들의 실화를 모델로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면 <라스트 사무라이>의 엉성한 감상주의를 능가할 수 있지 않을까? (끝)




그런데 놀랍게도 네덜란드 현지에서도 이 이름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벨테브레(Jan Janse Weltevree)의 고향인 De Rijp(어떻게 읽는지 모르겠군요) 지방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그의 가문 홈페이지(http://www.weltevreden.com/Fame/Fame.htm)에도 '우리 조상중에 최초로 한국 땅을 밟은 이런 분이 계시다'는 내용이 올라 있더군요. 참 감개가 무량합니다. (사실 중간의 사또 차림을 한 박연의 사진은 2002년엔가 박연과 하멜의 모습을 재현한 행사 사진 중 하납니다. 당시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분장한 것이라는군요.^^)




마지막으로 유머 하나:

2002년 당시에도 이런 비슷한 논의가 있어서 회사에서 얘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이 사람 얘기를 했더니 회사의 어떤 선배가 하신 말씀:

"이야, 그럼 아악을 정리한 사람이 네덜란드 사람이었구나? 어쩐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튼 딩크형, 언제 또 오시려는지.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람의 이름을 모르는 한국인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신문에 나오는 '저우룬파'라는 중국 배우가 누구인지 당장 모르는 분들은 아직도 제법 많습니다.

사실 중국 배우나 감독들이 한자음으로 이미 굳어진 사람들(성룡, 주윤발, 유덕화 등)과 원음으로 알려진 사람들(장쯔이, 첸카이거, 차이밍량)로 나뉜다는 것은 지금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한 문장 안에서 이런 두가지 표기가 섞이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최근 들어 '무조건 원어 발음으로 표기한다'는 원칙에 따르라는 지적이 내려왔습니다. 이제부터는 성룡, 홍금보, 양조위 등의 표기는 사라지고 청룽, 훙징바오, 량차오웨이 같은 이름들이 지면을 채우게 된 겁니다.

이번 '적벽대전'의 주연 배우들 이름 표기를 보면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양조위와 금성무가 나왔다가 갑자기 장첸(장진), 장펭이(장풍의), 린즈링(임지령)이 왔다갔다 합니다. 이렇게 한국식 한자음 표기와 원음식 표기가 혼용되는 데서 오는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기자중에도'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어떻게든 통일을 해야 한다는 대의명분 아래, 원음 표기를 우선으로 한다는 대원칙이 세워졌습니다. 물론 그러고 나면 독자와 쓴 사람 사이의 숨바꼭질은 계속될 수밖에 없겠죠. 다행히 개중에는 어떻게 쓰건 금방 알아볼 수 있는 착한 이름도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설마 궁리라고 썼다고 못 알아볼리 없는 이름입니다. 하지만 가끔 오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류더화라고 써도 가끔 오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80%는 알아 봅니다.

하지만 심각한 이름이 더 많습니다. 예를 들면 양쯔충이라는 배우가 나왔을 때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배우가 이 양자경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한자로 병기를 해주는게 원칙이지만 요즘은 한자 제대로 읽는 분들도 그리 많지 않더군요. 어쩌면 미국식인 미셸 여라고 부르는게 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왕쭈셴은 누군지 아시려나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습니다. 왕조현입니다. 다음 배우는 중국 영화계의 수치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羞恥는 아닙니다. 서기(舒淇)를 중국식으로 읽으면 그렇게 된답니다.






저우싱츠 정도는 눈치만 있으면 알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람이죠.

하지만 추수전이라는 배우를 아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떨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홍콩을 대표하는 글래머 구숙정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배우는 고수가 아닙니다. 곽부성도 아닙니다. 궈푸청입니다.





자, 그럼 제목에 나오는 진청우씨는 대체 언제 나오는 걸까요.

가장 쇼킹한 이름은 바로 진청우씨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성무를 진청우라고 써야 하느냐 하는 것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그는 일본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를 둔 일본인입니다. 정확하게 그의 이름을 쓰자면 가네시로 다케시라고 써야겠죠. 아마 이 쪽이 혼동도 적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배우나 감독 이름은 한국식 한자음대로 표기하고 싶어하는 쪽이라서, 지금껏 줄기차게 장쯔이 대신 장자이(章子怡)라고 써 왔습니다. 하지만 첸 카이거를 진개가(陳凱歌)라고 쓰니 역시 못 알아보시는 분이 많더군요.

자오웨이 또한 그렇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저우성츠와 자오웨이가 주연한 영화 소림축구'라고 쓰는 것은 참 보기 싫을 것 같습니다. 뭐 신문에는 그렇게 쓰겠지만, 이곳만큼은 끝까지 '주성치와 조미'라고 쓸 생각입니다.

그런데 <소림축구>는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군요. 샤오린.... 축구는 뭐라고 해야 하려나.


p.s. 사실 '저우룬파-주윤발'은 좀 문제가 있는 이름입니다. 그는 미국에서 활동할 때 초 윤 팟(Chow Yun Fat)이라는 이름을 씁니다. 이건 周潤發을 광동어 발음으로 읽은 것이죠. 저우룬파는 북경어 발음인 셈입니다.

이름이라는 건 자고로 자기가 자기를 부르는 식으로 써야 하는데 기껏 현지 발음이라고 저우룬파라고 불러도 결국은 엉뚱한 발음이 되고 만다는 게 아이러니컬할 뿐입니다.




'적벽대전' 리뷰는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년 여름 시즌은 세계적인 영화 시장의 대목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5월부터 8월말까지의 석달간이죠. 물론 남반구는 정 반대가 되겠지만, 북반구의 대다수 문명국가에서는 이 시기에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많아집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5월 1일 노동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블록버스터의 계절이 시작됩니다. 이때부터 여름방학을 관통하는 시기에 각 대형 스튜디오들의 그해 농사가 판가름나죠. 물론 한국영화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작년 이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국내 영화를 압도했습니다. 물론 블록버스터 중에서도 정말 잘 만든 영화들이 많았던 작년이 특히 강한 해였고 올해는 지난해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올해를 빛낸(?) 블록버스터들을 일단 정리해 보겠습니다.

5월2일 개봉영화들의 미국 흥행 성적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아이언맨이 개봉 첫 주말에만 1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월9일. '아이언 맨'이 2주 연속 정상을 지배합니다. 비가 출연해 화제였던 '스피드 레이서'는 개봉 첫주부터 3위, 김이 빠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월16일. '나니아연대기2-카스피안 왕자'가 1위를 먹었습니다. '아이언맨'은 여전히 2위.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월 23일. '인디애나 존스 4'가 가볍게 첫주에 1억5000만달러를 거둬들이며 1위에 안착. '나니아 연대기2'는 비록 2위로 밀려났지만 이미 1억달러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뒀습1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월30일. '섹스 앤 더 시티'가 1위에 오르지만 지금까지의 다른 1위들에 비해 훨씬 적은 5000만달러 선의 수입에 그칩니다. 1위에 집중되지 않고 그래프가 넓게 퍼졌다는 걸 보여주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6월6일 '쿵푸 팬더'도 '섹스 앤 더 시티'보단 낫지만 그리 압도적인 모습은 아닙니다. '인디애나 존스 4'의 관객이 아직 그리 줄지 않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6월13일. '인크레더블 헐크'가 밀고 올라옵니다. '쿵푸 팬더'는 2주 합계 1억달러 흥행을 돌파해버리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6월20일. '겟 스마트'가 1위에 오릅니다. 미국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



사용자 삽입 이미지
6월27일. 픽사의 'Wall E'가 근소한 차이로 '원티드'를 제치고 1위. 만만찮은 대결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7월4일. '핸콕'이 두 영화를 모두 물리쳐 버렸습니다. 그래도 세 작품 모두 1억달러 흥행에는 아무 지장이 없는 상태. 초대박은 아니지만 모두 행복한 결말입니다.

(날짜는 모두 영화들의 개봉 날짜입니다. 통계가 나온 날짜가 아닙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까지의 집계를 볼 때 올해 여름의 최강자는 3억달러 흥행을 넘어선 '아이언 맨'과 '인디애나 존스 4'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할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겁니다. 특히 '아이언 맨'은 경쟁이 치열한 여름 블록버스터시즌에 2주 연속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는 대단한 위용을 뽐냅니다. (표를 보셨다시피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건 '아이언 맨' 뿐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에서도 두 영화 모두 400만 고지를 돌파하며 대박을 일궈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 시장에선 이들 외에도 '쿵푸 팬더'가 400만을 넘어섰다는 것. 이대로 가면 한국에서의 최종 승자는 '쿵푸 팬더'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뒤를 이어 지난주까지 '강철중'이 340만 정도로 4위권. '원티드'가 200만 고지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고 '나니아 연대기2', '섹스 앤 더 시티' '인크레더블 헐크' 등이 100만 이상의 관객을 불러모았습니다. 그나마 '강철중'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살렸다...고 해 버리기엔 대단히 의미 있는 숫자입니다. 한국 정도로 로컬 무비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여름 시즌에 정면 승부를 할 수 있는 나라가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 주 이후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일단 이번 주말은 '적벽대전' 앞에 할리우드 영화들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미국에서 7월11일 개봉작인 '헬보이 2'와 '삼차원 여행(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의 번역 치곤 참 해괴합니다)'는 아예 국내에선 상영 일정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다음 주, 한국에선 대망의 '놈놈놈'이 17일 개봉하고 할리우드에서는 크리스토퍼 놀런의 두번째 배트맨 영화, '다크 나이트'와 '맘마미아' 영화판이 18일 막을 올립니다. 두 영화가 붙는다면 그야말로 대 격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이런 대결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다크 나이트'가 일단 한국 시장에서는 '놈놈놈'의 위력을 인정하고 8월 7일로 개봉일을 멀찍이 물려 잡았기 때문입니다. '마마미아'는 아예 9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다음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엑스 파일: 나는믿고싶다'가 7월25일 개봉이지만 한국에서는 7월24일 개봉하는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곳에'를 피해 달아났습니다. 국내에선 8월14일 개봉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영화 대작 두 편을 피해간 할리우드 영화는 그 다음주에야 한국과 미국에서 함께 막을 올립니다. '미이라 3'는 한국에선 7월31일, 미국에선 8월1일 개봉이죠. 차승원 한석규 주연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는 승부해 볼 만 하다고 생각한 듯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다음 8월 7일, 할리우드는 이제 파장입니다. 별다른 흥행 후보작인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월 E'와 '다크 나이트'가 8월7일 정면 승부에 들어갑니다. 두 편 모두 이런 저런 사정을 피해 개봉 날짜를 늦춰 격돌하게 된 거죠.

8월14일 이후는 한국도 소강국면으로 접어듭니다.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가 14일 개봉해 '엑스 파일'과 맞붙고, 주성치의 '장강 7호'가 미루고 미룬 끝에 8월21일 개봉될 것 같습니다. 당초 여름 시즌을 노릴 것으로 예상됐던 '신기전', '모던 보이', '고고 70' 등의 기대작들은 모두 9월 이후로 개봉이 연기돼 버렸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볼 때 현재 한국 영화의 올 여름 시장 '우승 가능 수치'는 약 500만 정도로 잡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이언 맨', '인디애나 존스 4', '쿵푸 팬더', '강철중' 등 지금까지 나선 도전자들이 모두 500만을 넘지 못하거나, 넘어도 아슬아슬하게 넘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그럼 이 숫자는 아무래도 '놈놈놈'에 물어봐야겠군요. 과연 '놈놈놈'의 스코어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저도 매우 궁금합니다. '놈놈놈' 리뷰는 다음주에 쓸 예정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크로싱'은 여전히 국내 박스오피스 4-5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아직 관객 동원은 눈길을 끌 정도는 아니군요. 올 여름이 가기 전에 '크로싱'도 1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대열에 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번에 예고했던 '유재석의 성공의 비밀' 편입니다. 유재석의 성공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저번에 언급했던 '서세원 쇼'의 '토크박스'가 나오고, 그로부터 얼마 뒤 시작된 MBC TV의 '동거동락'을 빼놓을 수 없죠.

'동거동락'은 한창 인기있는 젊은 연예인들을 한 방에 몰아넣고 하룻밤을 지새게 하며(물론 중간 중간 잠도 잡니다. 진짜 잤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진행했던 초유의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자다 깬 부스스한 얼굴, 콘택트 렌즈를 뺀 안경 모습 등을 공개했죠. 그리고 MC도 아닌 떼거리로 연예인들이 팀을 이뤄 미션을 이행하고, 볼거리를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의 원조로 꼽을 만 합니다. 이후 이 포맷은 '강호동의 천생연분'으로, 또 'X맨'으로, '무한도전'으로, '1박2일'과 '패밀리가 떴다'로 발전해나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이 시기는 국내 예능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어떻게 하면 서구 TV의 대세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심각하게 하던 시기였습니다. '꽃님이'가 등장한 것도 비슷한 시기였지만, 뭘 하든 한국에선 아직 일반인들을 데리고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일부 방송사의 몇몇 젊은 PD들이 과감하게 리얼리티 쇼 형식을 시도했지만 어설픈 설정과 지나친 연출의 개입(즉 '조작'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 때문에 여론의 철퇴를 맞고 사라진 것도 이 무렵입니다.

이때문에 한국의 리얼리티 쇼는 "어쨌든 연예인을 데리고 해야 욕을 안 먹는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합니다. 다소 잔혹하게 보이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도 연예인들이 대상이 되면 어느 정도 완화돼 보이죠. 하지만 국내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서바이버'나 '빅 브라더'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당장 또 무슨 시민단체에서 인권 문제를 들고 일어났을 겁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는 현재 케이블 TV에서 열심히 실험중이죠. 언제 지상파로 진입할 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거동락'은 본질적으로 서바이벌 쇼인데다 콘티 없이 진행되는 라이프 리얼리티 쇼의 스타일까지 가미되어 있었습니다. 자연히 진행자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했죠. 이렇게 많은 스타들을 한꺼번에 통제(?)하는 중임을 맡은 유재석은 이때부터 '배려형 MC'로 일약 자질을 뽐내게 됩니다. 체면 가리지 않고 몸을 던져 망가져 주면서도 워낙 타고난 지적인 외모(?) 덕분에 천박하거나 무식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주효했습니다.

자, C양 얘기가 안 나와서 분노하는 분들을 위해 바로 시작합니다. 당시 '동거동락'을 만들어 내고 독립 프로그램으로 육성한 사람은 MBC 예능의 실력자였던 모 PD였습니다. 한때 MBC 예능 프로그램의 라인업을 모두 결정했을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 분은 새 MC를 찾고 있을 때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의 내용은 "요즘 새로 들어가는 프로그램 있으면 꼭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이 추천자는 "이름은 모르겠는데 '메뚜기'라고 하면 다들 안다. '서세원쇼'에서 봤는데, 정말 재미있다. MBC에선 아직 안 나온 것 같은데 맨날 같은 얼굴 쓰지 말고 꼭 걔를 데려다 쓰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런 강력한 추천을 한 사람은 누굴까요. C양입니다. 물론 연예계에 널린게 C양이지만, 이분은 한때 'C양'이란 이니셜을 자신이 독점할 수 있었던 분이죠. 바로 이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최진실의 추천 한마디가 그렇게 강력할 수 있었을까요? 이건 당시 전화를 받은 PD의 증언이 더 잘 말해줄 것 같습니다.

"최진실은 괜히 톱스타가 된 게 아니다. 드라마건 예능이건, 최진실만큼 정확한 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만나 본 적이 없다. 어떤 드라마를 들어가거나 어떤 쇼 프로에 출연할 때 최진실은 본능적으로 그 프로가 대박이 날지, 쪽박을 찰 지를 꼭 짚어 맞추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예능 프로를 만들었지만 항상 첫회 게스트로 최진실을 써 왔다. 대개 예능 프로는 처음엔 조금 엉성한 데가 있기 마련인데, 녹화가 끝난 뒤 최진실은 어디를 보강하고 어떤 코너를 넣어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짚어냈다. 자기와 친하다고 아무나 추천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놀랍게도 톱스타들 중엔 이런 식의 감각적인 판단력이 발달한 사람들이 많죠(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뭔가 '이건 되겠다'는 느낌이 온다는 겁니다.

한때 라디오 PD들에게 농담 삼아 '어떤 노래가 히트할 지 가장 정확하게 맞추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들은 대답은 이 사람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수 DJ라 많은 노래를 들어 본 경험도 큰 힘이 됐겠지만 어떤 PD보다도, 어떤 스타 프로듀서보다도 정확하게 '뜰 노래'과 '그냥 말 노래'를 이 분이 짚어내더라는 겁니다.



(또 딴데로 샜지만) 아무튼 그런 최진실의 말이니 허투루 들을 수가 없었겠죠. 당시 메뚜기고 유재석이고 그런 인물의 존재는 알았지만 전혀 관심이 없었던 이 PD는 유재석과 인터뷰를 진행해 본 뒤 그를 전격 발탁했습니다. 그리고 유재석은 '동거동락'을 통해 최진실의 추천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습니다.

유재석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요? 이 PD가 유재석에게 그 이야기를 해 준 건 '동거동락'이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서도 한참 지나서의 일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유재석이 최진실을 은인으로 모신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겠죠. 이렇게 해서 이들은 지금까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해피엔딩)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이 이야기의 교훈은 많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진짜 성공을 위해선 자신을 알아 봐 주고 결정적일 때 추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있죠. 또 사람을 추천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도 알 수 있습니다. 평소 자기 주위의 모든 사람이 드러나지 않은 천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저는 '주변미화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은 좋은 추천자가 될수 없죠. 친한 사람이건 아니건, 어떤 자리에 추천할 때에는 보다 냉정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소개팅도 마찬가지. 주위에 싱글들만 보면 아무렇게나 갖다 붙여서 만나게 해 주는 분들은 그분들의 인생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죠. 특히 나중에 당사자들이 항의할 때, '혹시 둘이 만나면 좋아할 지 어떻게 아느냐'는 변명은 하지 않으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대체 왜 이런 결론이?)






전편을 보시려면



p.s.2. 혹시 자주 오시는 분 가운데 런던 또는 에딘버러에 사시는 분, 메일 부탁드립니다. fivecard@naver.com 몇가지 여쭤볼게 있습니다.

728x90



1. 역시 돈벌이는 쉬운게 없군요.^^

   자주 오시는 분들은 새 글 읽으실 때 다음 블로그뉴스 추천이라도 가끔씩 눌러주셨으면 합니다. 이런거 말입니다. 왼쪽 숫자를 누르시면 됩니다.



(아니, 여기서 누르시란게 아니고;;; 새 글이 뜨면 그때 눌러 주세요. ㅠㅠ)




2. 혹시 런던이나 에딘버러에 거주하시는 분 계신가요?

    그럼
fivecard@naver.com으로 메일 부탁드립니다. 몇가지 여쭤볼게 있습니다.








'블로그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CHECK CHECK CHECK EVENT! (종료됐습니다)  (69) 2008.07.31
정말 별 정신병자가 다 있군요  (26) 2008.07.30
텍스트큐브 블로그 한달  (33) 2008.07.29
08.07.07 중간점검  (32) 2008.07.07
퀴즈 픽사 이벤트, 정답 공개  (58) 2008.06.27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도 그렇지만 홍콩 영화 감독들은 다작이 숙명입니다. 간혹 그 운명을 거부한 감독들도 있었지만, 그들에게 돌아간 것은 철저한 마이너로서의 길이었죠. 오우삼은 그렇지 않았고, 지금까지 그가 만든 영화는 할리우드와 홍콩을 합해 50편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오우삼의 영화들을 되새겨 보면, 기억에 남겨 둘 만 하다고 생각했던 영화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일단 '영웅본색' 1편과 2편을 빼놓을 수 없겠고, 밉든 곱든 '첩혈쌍웅'이 있습니다. 이어 그의 홍콩시대를 마무리하는 '첩혈가두'와 '종횡사해'가 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할리우드로 넘어가선 '브로큰 애로우'와 '페이스 오프'가 화려한 액션 거장의 탄생을 알렸죠. 하지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미션 임파서블'이 나왔고, '페이첵'에서는 그에게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어났습니다. '적벽대전'은 이런 시점에서 등장한 영화입니다. 할리우드 영화로도 적다고는 할 수 없는 800억원의 제작비와 홍콩-중국-대만 영화계를 망라한 올스타 캐스팅. 과연 이 영화가 오우삼에게 어떤 의미를 가진 영화가 될지가 궁금한 시점입니다.

거론한 영화들을 돌이켜 볼 때 오우삼은 이성보다는 감정을 통제하는 데 능력을 발휘해 왔다는 점과 그의 영화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뛰어난 배우에 많은 것을 의지하는 감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그의 영화는 정교한 플롯이나 영화 전체를 쥐고 흔드는 빼어난 통찰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영상미의 완성도에도 크게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그의 영화는 관객의 마음을 뒤흔드는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힘은 지금까지 주로 두 명의 배우들을 통해 드러났죠. 바로 주윤발존 트래볼타입니다. 주윤발과 오우삼의 관계에 대해 굳이 얘기하는 건 지면 낭비가 되겠죠. 동아시아인, 특히 수컷들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우정과 신뢰, 배신과 복수의 이야기를 주윤발은 깊은 눈빛으로 구현해냈습니다. 솔직히 그 아닌 다른 어떤 배우로도 홍콩에서의 오우삼의 성공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는 '첩혈쌍웅' 처럼 엉망진창의 플롯을 가진 영화도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게 하는 기이한 매력을 발휘했습니다.

(물론 여자들에게는 아닙니다. '영웅본색' 조차도 여자 관객들에겐 장국영의 영화죠. 장국영이 출연하지 않았다면 '영웅본색'은 남자들만의 컬트가 되었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할리우드에서 오우삼이 발견한 것은 존 트래볼타입니다. 주윤발이 그의 영웅이었다면 존 트래볼타는 그가 창조해 낸 가장 완벽한 악당이었죠. '브로큰 애로우'와 '페이스 오프'에서 트래볼타는 중국 삼십육계 중의 소리장도(笑裏藏刀-웃음 뒤에 칼을 감추다)를 완벽하게 구현해냅니다. 이 두 편의 영화에서 정의의 편인 크리스찬 슬레이터나 니콜라스 케이지 보다는 트래볼타가 훨씬 빛나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오우삼이 어느 쪽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지가 너무도 선명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 두 배우 없이 오우삼이 남긴 업적을 꼽기는 매우 곤란해집니다. '미션 임파서블 2'는 너무도 노골적으로 '자, 너희가 원하는 게 고작 이런 거지?'라고 말하는 영화였죠. 비평은 형편없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엄청난 수익을 거뒀고, 오우삼은 자신감을 얻어 '윈드토커'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가 2차대전을 무대로 그리려 했던 '남자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합니다. 이 영화에는 존 트래볼타도, 주윤발도 없었죠.

너무 길어졌지만, '적벽대전'은 원작을 보는 오우삼의 시각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냅니다. 소설 삼국지연의(이하 삼국지)는 괜히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수백년 동안 수천만의 독자들에게 읽혀 왔고, 그 주인공들 사이의 관계며 대사 하나 하나가 명언록에 올랐습니다. 일단 그 소설 전편에서 '적벽대전'을 영화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훌륭한 선택입니다. 수천페이지짜리 소설에서 가장 극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뽑아낸 부분이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는 그 부분만으로 판소리 한편(적벽가)을 만들 정도였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불행히도 오우삼은 이 너무도 잘 알려진 이야기를 '재해석'하겠다는 야심을 품습니다. 대개의 경우 재해석이라는 것은 '기존의 해석'에 사람들이 질려 있을 때 하는 거죠. 불행히도 소설 삼국지의 독자들은 '기존의 해석'에 질릴 기회를 별로 얻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책으로 읽었던 감동적인 작품의 명장면이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되는가'였는데, 오우삼은 뭔가 자신의 색깔을 입혀야 한다는 공명심이 앞섰습니다. (이건 얼마전 개봉됐던 영화 '용의 부활'과 똑같은 실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 오우삼 아니라 어떤 감독이라도 자신의 의지대로 영화를 만들 권리가 있죠.  하지만 '반지의 제왕'이 거대한 호평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원작을 '제대로' 화면에 옮겼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우삼의 선택도 어느 정도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삼국지'라는 소설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거나 남자들의 이야기에 별 관심이 없는 여성 관객들에게는 상당한 호응이 나오더군요.

하지만 원작 마니아의 시각에서 볼 때 오우삼의 '적벽대전'은 남자들과 남자들의 관계를 다루는 데서도 실패했고, 원작에 나오는 대규모 전투의 시각적 변환에서도 신통치 않았습니다. 소설에 나오는 제갈양과 주유는 서로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 마음 속의 칼을 견줘 보는 일대 영웅들입니다. 거기서 풍겨나오는 긴장감이 매력적이죠. 하지만 '적벽대전'의 주유와 제갈양은 서로 전학 와서 주먹 대보기 하는 중학생들 같습니다. 은근하고 깊은 맛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우삼이 마지막까지 이 영화에 주윤발을 출연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만, 출연했더라도 주유 역이라는 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합니다. '주랑(周郞)'이라 불렸던 꽃미남 스타 주유 역에 주윤발이라는 건 납득하기 힘들죠.

전투 신에서도 대규모 기병 액션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남은 건 실망뿐입니다. 맨 땅에서 두 다리로 달리며 싸우는 보병 관우-장비란 게임 '진삼국무쌍'에나 나오는 겁니다. 적토마 갈기를 나부끼며 82근 청룡도를 휘두르는 관운장의 위용을 볼 수 없는 삼국지라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팔괘진을 응용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팔괘진으로 포위해 놓고도 적병을 어쩌지 못한다는 해괴한 진행 역시 관객을 짜증스럽게 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며칠 전 '놈놈놈'을 보면서 몇몇 사람과 함께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니까 '적벽대전'을 김지운 감독이 만들었어야 해." '놈놈놈'의 거의 마지막 부분, 일본군을 뚫고 말을 달리며 '장총 돌려쏘기' 묘기를 과시하던 정우성의 모습이 '적벽대전'에 나오는 어느 장수보다 멋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정우성은 '적벽대전'의 조자룡 역으로 제일 먼저 물망에 오른 적이 있죠.)

아무튼 원작 팬들의 한숨은 자꾸 깊어만 갑니다. '용의 부활'과 '적벽대전'이 이렇게 흘러가 버리면, 과연 진정한 '영상으로 보는 삼국지'는 언제나 관객들 앞에 나타날까요. 사실 이대로라면 송혜교가 캐스팅된 오우삼의 차기작 '1949'도 크게 기대가 가지 않습니다. 오우삼은 과연 부활할 수 있을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쉬운 마음에 한스 짐머의 걸작 '브로큰 애로우'를 다시 들어 봅니다.

 



아울러 늘 장국영이 부르던 주제가만 나오는데 질린 분들을 위해,





처음 썼던 '적벽대전' 리뷰입니다.




그리고 관련이 꽤 있는 글.^^








728x9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드디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개봉을 앞둔 역사적인 국내 시사에 나섰습니다. 너무 인파가 밀려 영화를 못 본 기자들 - 개중에는 기자를 사칭한 정체불명의 인사들도 꽤 많았다지요(^^) - 이 분노의 일갈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만, 아무튼 '놈놈놈' 자체에 대한 얘기는 좀 뒤로 미루고자 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영화 '놈놈놈'이 제작에 들어갈 때부터 꼭 해야겠다고 벼르던 얘깁니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굳이 할 필요도 없는 얘기죠.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주위에선 '그게 뭐 그리 중요해?'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게 한국 문화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괜히 심각해졌군요. 이런 얘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송원섭의 두루두루] '석양의 무법자'의 제자리 찾기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칸에서의 프리미어 갈라에 이어 국내에서도 7일 시사회를 열었다. 175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데다 송강호-이병헌-정우성이라는 세 톱스타의 무게가 몰린 기대작이라 시사회장부터 초만원이었다.

이 영화의 제목을 듣는 순간 서부극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1966년작 '석양에 돌아오다'를 연상하게 된다. 이 영화의 제목이 영어로 '좋은 놈, 나쁜 놈, 못생긴 놈(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이기 때문이다(이탈리아어로는 'Il Buono, il brutto, il cattivo'). 클린트 이스트우드, 리 반 클립, 일라이 월락이 남북 전쟁과 보물 찾기를 소재로 인간의 욕망과 승부의 덧없음을 그린 걸작이다.

그런데 이런 설명에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의 한국 제목을 '석양의 무법자'라고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1969년 7월 국내 개봉 때 '석양에 돌아오다'라는 제목이 붙여졌다.

'석양의 무법자'라는 영화는 따로 있다. 이건 이 영화보다 1년 전에 만들어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Per qualche dollaro in piu'이 1967년 국내 개봉될 때 붙여진 제목이다. 영어 제목은 'For a Few Dollars More'.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리 반 클립이 나오지만 이번엔 악당 잔 마리아 볼론테에 맞서 싸우는 같은 편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1964, 65, 66년에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서부극 세 편을 연속으로 내놨다. 그리고 세 영화의 한국 개봉 제목은 각각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석양에 돌아오다'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3부작의 첫편 '황야의 무법자'를 제외한 나머지 두 편의 제목이 혼란에 빠져 있다. 왜일까.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TBC-TV가 '석양에 돌아오다'를 TV로 방송하면서 갑작스레 '속 석양의 무법자'라는 제목을 붙인 데서 비롯됐다.

이후 1980년대 비디오 출시 과정에서 무책임한 제작사가 '석양에 돌아오다'에 '석양의 무법자'라는 제목을 붙여 버렸다. 이렇게 제목을 빼앗긴 진짜 '석양의 무법자'는 '황야의 무법자 2', '석양의 건맨' 이라는 엉뚱한 제목으로 밀려나는 비운을 겪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지금껏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 한국 대중문화의 현주소다.

영화의 원제도 중요하지만 국내 개봉 제목 또한 중요한 유산이다. 우리는 '내일을 향해 쏴라'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기억하지,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나 'Bonnie and Clyde'를 기억하지 못한다. 지금이라도 '석양에 돌아오다'와 '석양의 무법자'는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

p.s. '놈놈놈'과 '석양에 돌아오다'는 제목 외에는 그리 비슷하지 않았다. (끝)





뭐든 물증이 필요하겠죠. 이건 1967년 9월 개봉한 '석양의 무법자'의 신문 광고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쪽 광고를 보면 '석양의 무법자'가 '황야의 무법자'의 2탄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광고에는 'FOR A FEW DOLLARS MORE'라는 원제가 표기돼 있죠.


그리고 이건 2년 뒤, 1969년 7월 개봉한 '석양에 돌아오다'의 광고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전작이 '석양의 무법자'라고 명시되어 있죠.

책은 가끔씩 번역될 때마다 새로운 제목이 붙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번 수입된 영화의 제목은 여간해서는 바뀌지 않죠. 더구나 윗글에서도 썼지만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나 '내일을 향해 쏴라'는 영어 원제를 넘어서서 독자적인 생명을 갖고 있습니다.

한 영화의 시사회에 기자만 1000명 넘게 온다는(?) 나라, 할리우드에 맞서는 영화강국을 자처하는 나라, 인터넷 블로그만 뒤져도 자칭 영화평론가가 넘쳐 나는 나라에서 이런 영화사에 남을 걸작의 제목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혼동을 자초한대서야 웬 망신입니까.

심지어 영상자료원까지 혼동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석양에 돌아오다'를 검색하면 이렇게 나옵니다. 제대로 돼 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석양의 무법자'입니다.

영화 제목과 출연 배우가 따로 놉니다. '석양의 무법자'에는 엘라이 월락이 나오지 않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다음엔 '석양의 건맨'이란 영화도 등장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루빨리 정비가 됐으면 합니다.



자, 그럼 이 기회에 헷갈릴 수도 있는 세 편의 영화, 세르지오 레오네의 스파게티 웨스턴 3부작을 한번 총정리해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황야의 무법자(Per un pugno di dollari, 1964)

영어 제목은 A Fistful of Dollars, 즉 '한줌의 달러'입니다. 자꾸 익숙한 영어 제목 대신 이탈리아어 제목을 먼저 쓰는 건 제가 잘난 척 하려는게 아니라 이 영화들의 국적이 미국이 아니라 이탈리아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레오네 본인이 이 시절까지는 영어를 거의 할 줄 몰랐다는군요. 촬영 장소 또한 스페인의 사막지대였을 뿐, 미국과는 아예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 영화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요짐보'를 번안한 수없이 많은 영화들 중 하나라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바로 이런 내용이죠.

- 라이벌 관계에 있는 두 갱단이 지배하고 있는 마을에 한 총잡이(혹은 칼잡이)가 나타난다. 두 조직은 앞다퉈 이 총잡이를 끌어들이려 하지만, 이들의 경쟁을 이용해 총잡이는 두 조직을 궤멸시키고 여인(?)을 구해낸다. -

네. 더쉴 해미트의 '피의 수확'에서 파생된 이야기는 수없이 많은 영화들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월터 힐 감독의 '라스트 맨 스탠딩', 그리고 코엔 형제의 '밀러스 크로싱' 등이 다 비슷비슷한 얘기들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석양의 무법자(Per qualche dollaro in piu, 1965)

영어 제목은 'For a Few Dollars More', '몇달러 더 되는 돈을 위해'(?) 정도의 의미가 되겠죠. '황야의 무법자'로 신이 난 레오네 감독과 이스트우드는 또 한편의 영화를 뚝딱 만들어냅니다. 이번엔 냉혹한 눈매의 리 반 클립이 가세합니다.

바운티 킬러인 몽코(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묘하게 모티머 대령(리 반 클립)과 합세해 멕시칸 은행강도 무리의 두목 인디오(잔 마리아 볼론테)를 쫓게 됩니다. 이를 위해 몽코는 그의 패거리 안에 뛰어듭니다.

대개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없다는 속설이 깨진 예의 시작을 '스타워즈 에피소드5 - 제국의 역습'과 '대부 2'를 꼽지만 아무래도 '석양의 무법자'를 빼기 힘듭니다. 아, 물론 '황야의 무법자'와 '석양의 무법자'를 전편과 속편으로 보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석양에 돌아오다 (Il Buono, il brutto, il cattivo)

영어 제목은 그 이름도 유명한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남북전쟁 말기의 미국. 좋은 놈(클린트 이스트우드)은 못생긴 놈(일라이 워크)를 잡아 현상금을 타고, 사형 집행때 다시 못생긴 놈을 구해 내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좋은 놈은 더 이상 이런 동업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청산에 나서죠. 어찌어찌하다 이들 둘과 나쁜 놈(리 반 클립)은 남군의 패잔병들이 빼돌린 20만달러를 찾아 경쟁하게 됩니다.

180분의 상영 시간이 결코 부담스럽지 않은 걸작.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세 편 모두 엔니오 모리코네의 가슴 뛰는 음악이 함께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세 편의 영화 음악이 모두 똑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이번 기회에 비교해서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첫번째, '황야의 무법자'입니다.



다음은 '석양의 무법자'.



다음이 '석양에 돌아오다'입니다.



마지막은 '석양에 돌아오다'의 압권을 이루는 '엑스터시 오브 골드' 장면.

메탈리카의 연주곡으로도 잘 알려진 곡이죠. 본래 영화 장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막상 '놈놈놈'에 대해서는 얘기를 할 기회가 없었군요. 뭐 아직 개봉이 멀기도 했지만... 짧게 한 마디 하자면, 김지운 감독의 전작('반칙왕', '장화홍련', '달콤한 인생' 등)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은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