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김정은-트럼프, 실제로 이랬을 리는 없지만 [제목: 실제로 이랬을 리는 절대 없을] "은. 시간이 별로 없어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네. 통역 필요 없지? 지금부터 잘 듣게." 방에 들어서자마자 D는 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뭐라는 거야, 대꾸할 새도 없이 D는 통역을 한쪽 구석 화장실로 몰아넣고 문을 잠갔다. 방 한켠의 디지털 타이머에서 시간이 조금씩 깎여 나가고 있었다. 43:36, 43:35, 43:34... 방에 들어온지 2분도 지나지 않아 이 키 큰 백인 남자와 단 둘만 남게 되고 보니 위산이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게 느껴졌다. 은은 콜라를 마시고 싶었다. "은. 퀴즈를 하나 내겠네. 자네는 내가 왜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하나?" 뭐지? 이건 누구나 다 아는 거 아닌가? "젊은 시절부터 꿈이 대통령 아니었습니까?.. 더보기
쓰리 빌보드가 작가 지망생들에게 미칠 영향은? 쓰리 빌보드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영화가 끝나 갈 무렵, 이 영화, '쓰리 빌보드' 의 악영향에 대해 잠시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꽤 적지 않은 수의 시나리오 작가 혹은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키보드를 던져 버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플롯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 진정 신의 축복이기란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 정도로 '쓰리 빌보드'는 대략 근 5년간 본 영화들 가운데 최소한 대본에서만큼은 최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영화 시작. 살인사건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미국 남부의 어느 조용한 읍내. 한 여자가 그 시골에서도 외진 길 쪽에 있는 다 쓰러져가는 광고판 세 개를 사서 광고를 냅니다. 광고의 내.. 더보기
베를린 12, 이제껏 몰랐던 하마의 매력, 베를린 동물원 왜 베를린 동물원 Zoologischer Garten Berlin 정문이 동아시아식(뭔가 한국/중국/일본/베트남/태국식을 조금씩 합한 듯한 느낌?) 기와지붕으로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다. 동물원으로 유명한 도시는 그리 많지 않다. 샌디에에고? 아사히카와? 사실 내가 동물원을 꽤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베를린 동물원은 무려 1844년에 개장한데다 현재도 전 세계 동물원 가운데 사육 종수 1위라는 기록을 갖고 있는 곳이다. 위 지도에서 '베를린'이라는 글자 위치가 대략 박물관 섬 정도 되는 지역인데, 통일이 된 지금 사람들은 베를린의 중심이 대략 저 정도 위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 쳐도 동물원은 그 중심에서 차로 20분 이내 정도의 위치(저 지도 왼쪽의 붉게 표시된 지역이다). 그리고 통일 전에는 이.. 더보기
베를린 11, 음악의 전당. 두다멜을 만나다 베를린에서의 5박이 첫날: 프라하에서 열차로 이동. 쉴러 극장에서 '파우스트의 겁벌' 관람. 2일: 베를린 가이드 투어 + 베를린오페라에서 발레 '백조의 호수' 관람. 3일: 베르그루엔+샤프 게르스텐베르크 미술관, 사진 박물관, 포츠다머플라츠 4일: 베를린 박물관 섬 + 자연사박물관 + 함부르크 역 미술관 5일: 쇼핑, 휴식 +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6일: 오전 베를린 동물원 + 오후 출국 박물관+미술관+공연장이 너무 비중이 큰 것 같긴 한데, 아무튼 게으르게 보낸 것 같지도 않은데 4일이 후루룩 가 버렸다. 전 같으면 베를린 중앙 공원이나 베를린 시민들의 휴식처라는 반제(Wannsee, See가 독일어로 호수)도 가보고 했겠지만 시내에서 가보고 싶은 곳들이 많아 거기까지 발을 뻗지 못했다. 좀 아.. 더보기
베를린 10, 자연사박물관과 함부르크 역 다음에 들른 곳은 나름 공룡 뼈 마니아(공룡 마니아 아니다)인 마나님의 요청에 따른 베를린 자연사 박물관. 멋지긴 한데 이 브라키오사우르스의 뼈는 어째 좀 진실성이 결여되어 보인다. 저 표본의 몇%가 진짜 뼈일지... 음... 아무튼 세계 어디를 가나 어린이들은 역시 공룡의 편. 그런데 자연사 박물관에서 다음 목표인 함부르크 역 미술관까지 가는데 동선이 좀 꼬였다. 가이드북 상으로는 두 포인트가 지척이라고 했으나, 도보로 약 30분 거리... 어쨌든 나타나기는 나타났다. 함부르크 역 Hamburg Bahnhof 미술관. 이름은 함부르크역이지만 현재의 베를린 메인 역이 나오기 전까지는 베를린의 메인 역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미술관이다. 오르세와 같은 팔자. 건물로서는 참 괜찮은 팔자라고 할 수 있겠다. 건.. 더보기
베를린 9, 뵈클린, '죽음의 섬'을 보러감 박물관 섬의 박물관들 가운데 가장 사진발이 잘 받는 곳을 꼽자면 아무래도 구 국립미술관 Alte Nationalgalerie 일 것이다. 더구나 이렇게 파란 하늘 아래 있으면 자못 멋지다. 독일어 한 마디도 못하지만 Alte는 old, Neue는 new다. 따라서 Alte가 있으면 Neue가 있다. (예를 들어 뮌헨에도 Alte Pinakothek 과 Neue Pinakothek이 나란히 있다.) 물론 어디까지가 Alte고 어디부터 Neue 일까는 그때 그때 다를 수밖에 없지만 대략 20세기 이전이냐, 이후냐를 기준으로 보는 것이 보통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 베를린의 구 국립미술관도 19세기 후반, 살짝 넘쳐 봐야 20세기 초반까지의 독일 화가들이 남긴 작품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베를린의 .. 더보기
베를린8, 황금 모자와 녹색 머리, 신 박물관 베를린 박물관 섬의 다섯 박물관은 정말 뭉쳐 지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있다. 관람객들은 멀리 왔다갔다 하지 않아서 좋지만 외곽에 위치한 구 박물관, 신 국립미술관, 그리고 보데 박물관을 제외한 나머지 둘은 건물 전경을 찍기가 쉽지 않다. 아무튼 그래서 페르가몬 박물관에 이어, 신 박물관 Neues Museum 도 전경은 없다. 일단 박물관/미술관은 제일 높은 층부터 간다는 원칙에 따라 3층(그러니까 4층)으로 직행. 가 보니 인류 발달사를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대형 모니터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석기시대부터 인류가 발달해 온 과정을 간략하게 보여주는데, 마음 바쁜 관광객도 자리를 지키고 보게 할 만큼 그래픽과 내용이 흥미로웠다. 3층 한 구석에는 이 박물관의, 어쩌면 베를린 전체를 대표.. 더보기
베를린 7, 페르가몬의 2층, 양탄자의 역습 페르가몬 박물관 2층으로 올라가면 뜬금없이 방 하나가 나타난다. (혼동을 막기 위해 다시 한번 강조하면, 한국식으로는 3층에 해당한다) 알레포의 방 Aleppo Room 이라는 전시물이다. 이 대목에서 알레포가 누구야, 라고 하시면 안됨. 왜냐하면 알레포는 지명이라서. 지도 보시다시피 알레포는 레반트 지역의 북쪽, 시리아 북부의 도시다. 십자군 전쟁 관련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오래 된 도시. 이 방은 17세기 초, 알레포의 기독교인 거주구역에 있던 한 부유한 상인의 집에서 방 하나를 통째 뜯어내 재현한 것이다. (독일 분들은 뭔가 통째 뜯어와 재현하는 걸 참 좋아하지 싶다.) 옆방은 여전히 복원 공사가 진행중이다. 자세히 보면 볼수록 방 안의 치장이 정교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는 엄.. 더보기
베를린 6, 박물관 섬의 간판, 페르가몬 박물관 많이 걷는 날이 될 거란 확신 때문에 아침을 든든히 먹기로 했다. (물론 다른 날이라고 부실하게 먹은 건 아니겠지.) 베를린 풀먼 호텔의 조식은 지금까지 가 본 수많은 호텔들 가운데서도 손끕을만 한 퀄리티다. 너무 맛있고 재료도 풍성하다. 베를린을 가로(세로?) 지르는 슈프레강 한 복판에 양말같이 생긴 약간 길쭉한 섬이 있다. 이 섬의 이름이 바로 박물관 섬이다. 독일 문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다섯개의 박물관이 이 섬에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섬의 왼쪽, 그러니까 북서방향에 다섯개가 오밀조밀 몰려 있다. 이렇게 다섯개가 사이좋게 붙어 있다. 루스트가르텐 Lustgarten 이라고 불리는 정원 쪽에서부터 A. 구 박물관, B. 신 박물관, C. 구 국립 미술관, D. 페르가몬 박물관, E. 보데.. 더보기
베를린 5, 관광객에겐 신기한 베를린의 먹을거리 - 슈페찌, 커리부어스트... 베를린 둘쨋날. 작지만 알찬 박물관 두 개를 돌아보고 나니 어느새 오후. 미친듯이 관광 포인트를 도는 여행은 둘 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천천히 다시 시내로 이동, '사진 박물관'을 찾았다. 분명히 영어로 하면 museaum for photography. 사진 박물관 맞는데 사실 사진박물관이라기보다는 개인 박물관의 느낌이다. 힌트는 왼쪽 벽에 붙어 있는 '헬무트 뉴튼 재단'. 헬무트 뉴튼이라면 바로 그 유명한 사람, 그 왜 엄청 유명한 셀렙들과 번쩍번쩍 빛나는 비닐 장화 '만' 신은 누드의 슈퍼모델들을 즐겨 찍었다는 그 양반! 사진 작가이면서 그 자신이 셀렙인. 이 박물관은 뉴튼의 유지에 따라 이뤄진 것이고, 뉴튼의 유물들이 전시품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 박물관인 만큼 사진 촬영 금지 구역인데.. 더보기
신과 함께 - 신, 웃음, 눈물, 이것이 엔터테인먼트다 영화 '신과 함께'를 봤습니다. 2017 연말은 '강철비'-'신과 함께' - '1987'이 잇달아 개봉하는 대목입니다. 겨울방학의 시작이고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이 가장 영화를 많이 보는 시즌인데다 크리스마스와 1월1일이 모두 연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기대작들이 1주일 간격으로 개봉하는 것은 좀 이례적인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방학도 긴데 이렇게 꼭꼭 붙어 개봉을 해야 하는지 약간 의문입니다. 그 세 작품 중 가장 먼저 '신과 함께'를 보았습니다. 일단 만족도는 최상. 오랜만에 훌륭한 순수 오락영화를 봤습니다. 흔히 오락성=상업성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떤 작품이 상업적이냐 아니냐의 기준에는 오락성 외에도 여러 조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굳이 '순수 오락 영화'라고 한 것은 정.. 더보기
베를린 4. 베르그루엔과 샤프-게르스텐베르크, 두 개의 작은 미술관 올해 안으로 프라하/베를린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정진하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 --------------------------- 2017년 6월xx일. 베를린 체류기간중의 예보는 내내 비. 하지만 베를린 주민님의 제보에 따라 베를린에서 비란 그냥 일상의 일부이며 언제 왔다 언제 갈지 모르는 그런 존재라는 걸 이미 알아버렸다. 그래서 그런 건지 다음날 아침은 정말 맺힌 데 없는 푸른 하늘. 물론 푸른 하늘이라고 더운 건 아니다. 오전엔 꽤 선선한 편이다. 물론 낮이 되어 해가 쨍하게 비치면 좀 덥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반팔 입을 날씨는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의 목적지인 샤를로텐부르크 궁 앞에 갔을 때에는 그런 날씨를 종일 기대해선 안된다는 먹구름이 매우 낮게 드리워 있었다. 심지어 흘러가는 .. 더보기
2017 부산국제영화제 비공식 맛집 가이드 부산영화제에 다녀왔습니다. 영화의 바다에 풍 빠져보고 온갖 행사에 참석하고 하면 2박3일 정도의 일정이야 슝 날아가 버리는게 부산행이지만, 그래도 먹을 건 챙겨 먹어야 합니다. 특히 온갖 풍부한 먹거리가 넘쳐나는 도시 부산에서라면. 왕년에는 부산에 꽤 자주 가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몇번 가다 보니, 가던 곳만 가게 되는 폐단이 있더라구요. 사실 그렇게 오래 머물수 있는 것도 아닌데 검증되지 않은 곳을 가는 건 또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이번엔 좀 맘 먹고 안 가보던 곳을 가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부산 토박이 및 부산 마니아들의 증언을 참고했습니다. 일단 황혼무렵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아, 제목은 '맛집 가이드'지만 실상은 '술집 및 해장 가이드' 입니다. 새로 개발된 해운대 주상복합군이 몰려 있는 .. 더보기
베를린 3. 하케셔마크트, 베를린 최강의 촬영 포인트 [자꾸 늦어지는 데 대한 변명: 나이를 먹었는지 기억은 안 나고 눈은 침침하고(이건 아니지만)... 4개월 전의 일이지만 어찌나 지난 세기 같은지. 휴일 동안 엄청나게 진도를 나가야겠다는 마음도 먹었었으나, 이래 저래 개인사가 복잡한 터라... 일은 많고 시간은 없고. 아무튼 그래도 최선을 다 해 보겠습니다. ] 하케셔마크트 Hackescher Markt 라는 철자를 보면 대략 의미를 짐작할 수 있듯, 하케셔마크트는 '하케의 시장'이라는 뜻이다. 18세기 Hacke라는 사람이 베를린 시장일 때 형성된 market 지역으로, 중심지가 된 역사가 200년이 넘는다. 물론 지금도 활발한 시장이며 베를린 시내의 교통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 하케셴 회페 Hackeshen .. 더보기
베를린 2. 첫날은 항상 관광객 모드로. 6월5일. 본격적인 베를린 투어의 시작이다. 일단 첫날은 마이리얼트립(Myrealtrip)의 1일 가이드 신청을 했다. 어떤 여행지를 갈 때 아무리 정확한 정보와 좋은 가이드북을 써도 사실 현지인의 말 한마디 만큼 정확한 경우는 없었다. 어떤 이들에겐 여행인 것이 그들에게는 생활이기 때문이다. 생활인의 정보만큼 충실하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다른 무엇을 통해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베를린에서 며칠 정도는 민박을 해 볼까 생각도 해 봤는데 베를린의 한인민박들은 생각보다 시설이나 위치가 바람직하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꽤 큰 비용을 지불하고 1일 정도는 마이리얼트립의 가이드 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만나기로 한 장소인 프리드리히 빌헬름 교회 앞. 2차대전 때 폭격으로 망가진 교회를 복원하지 않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