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수잔 보일이 확실하게 '제2의 폴 포츠'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30일 열린 영국 ITV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의 시즌 3 결승전에서 보일은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우승을 하기엔 좀 모자라지 않느냐는 예측이 적중한 셈인데, 결과적으로 우승 여부는 중요하지 않게 될 전망입니다.

영국 미러(Mirror) 지의 보도에 따르면 수잔 보일은 다음주가 시작하자마자 프라하에서 체코 필하모니와 녹음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폴 포츠가 우승했을 때에 비해 모든 것이 한 템포 빠릅니다. 이유는 당연히 폴 포츠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죠. 또 녹음이 끝나고 음반이 출시되는 것과 때를 같이 해 전미 투어가 예정돼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우선 결승 퍼포먼스를 일단 보시겠습니다. 세미 파이널에서 혹평을 받았던 Memory를 접고 다시 예선 때의 I Dreamed a Dream을 불렀습니다. 변한게 있다면 패션입니다.

(언제 잘릴지 몰라서 링크를 덧붙입니다. 요즘 유튜브가 BGT 관련 동영상에 민감해서.
http://www.youtube.com/watch?v=b2xiAQCTy2E)


역시 감동이 전만 못하다는 느낌을 받으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감동이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사람들의 열광도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많이 다뤄지고, 순간의 열기가 뜨거울수록 식어가는 속도도 빠르기 마련입니다.

준결승에서 불렀던 노래는 왜 혹평을 받았는지도 확인해 보시죠.

 http://www.youtube.com/watch?v=YpJsinIr_8Q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수잔 보일이나 폴 포츠나, 진지한 가수의 길을 걷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실력의 소유자들입니다. 단지 그들의 인생사와 극적인 장기 자랑 대회의 후광이 덧씌워지면서 부족한 부분들이 메워지는 효과를 낳고 있을 뿐이죠.

그렇긴 하지만 이 Memory에 대한 부분에서는 좀 억울한 면이 있을 겁니다. 그만큼 Memory는 모르는 사람도 없지만, 그 이상으로 부르기 힘든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수잔 보일이 첫 음부터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이 노래는 빼어난 기교는 물론이고, 그 기교로 극복할 수 없는 엄청난 성량을 필요로 하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이 노래를 어려운 노래로 만든 주역은 이 노래를 유명하게 만든 엘레인 페이지가 아니라, 초절정의 위력으로 이 노래를 녹음한 바브라 스트라이젠드입니다. 잘 알려진 스트라이젠드의 Memory가 표준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다른 어떤 가수가 부른 노래도 거기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 어떤 가수도, 어떤 뮤지컬 배우도 스트라이잰드가 개척한 영역에 감히 필적하는 노래를 부르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 스트라이잰드도 라이브로 부르는 모습을 제가 보거나 들어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비교는 좀 무리일 수도 있겠죠.)

그런 만큼 보일이 저 노래를 기대 이하로 부르는 건 어찌 보면 아주 정상적인 일입니다. 아마 이 노래의 원조격으로 꼽히는 엘레인 페이지가 부른 노래를 들어 보셔도 비슷한 느낌을 가질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한마디로 Memory는 선곡의 극악 실패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그러거나 말거나, 보일은 이제 돈방석에 앉았다는 것이 보도 내용의 요지입니다. 폴 포츠의 전례를 따라 대강 계산해 본 결과, 수잔 보일이 벌어들일 돈의 규모를 600만 파운드(약 120억원) 정도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수잔 보일의 새 매니저는 "한번 공연당 보일의 개런티가 약 6만 파운드(1억2000만원 정도) 쯤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는군요.

물론 폴 포츠에 비해 수잔 보일은 꽤 말이 많은 편입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모습으로 비쳤던 포츠에 비해 보일은 적극적이고 수다스러운 편이라 말이 많으면 실언도 나오게 돼 있죠. 이미 몇몇 타블로이드로부터 공격을 받았습니다.

말인즉 보일이 무대 뒤에서 다른 출연자인 소년 샤힌 자파골리에게 심사위원들이 칭찬을 던지자 "집어쳐(Fuck off)"라고 욕설을 했고, 런던에서 머물고 있는 호텔 로비에 모르는 사람들이 다가오자 욕설을 퍼부었다는 식의 주장입니다. 물론 제작진은 "전혀 사실이 아닌 얘기"라고 공식 부정했습니다. 아무튼 결승을 앞두고 "출전하지 말라"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흠집이 허물 수 없을 정도로 현재 수잔 보일의 스타덤은 공고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기록된 6000만회라는 기록적인 조회수가 뒷받침해주는 셈이죠. 물론 언제까지 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폴 포츠처럼 2집을 낼 수 있다는 보장도 물론 없죠.

(폴 포츠 2집에 대해 써둔 글도 곧 이리로 옮겨 오겠습니다.)


아무튼 1등을 한 다이버시티는 어떤 팀인지도 한번 보시죠.

 http://www.youtube.com/watch?v=KJIz8BgRQc0

 

그리고 제가 아까워하는 소녀 가수 홀리 스틸의 결승 모습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cqxzWBV1qc4

이번엔 팬텀에서 크리스틴이 부르는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 을 불렀군요.
 


영원한 크리스틴, 사라 브라이트먼이 부른 버전입니다. 앞에 다른 노래가 좀 깁니다.

 


물론 홀리 스틸이 자라면 더 잘 부를 수도 있을 겁니다.



p.s. 관련 자료를 찾다가 희한한 Memory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누군지 맞춰 보시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