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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것은 한 대의 오토바이와 관련된 일이었습니다.

한 후배가 얼마 전 자기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내용인 즉, 연애를 못 하는 여자는 어딘가 연애세포가 정상인에 비해 모자란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는데 그 예화로 자신의 친구가 겪었던 이야기를 들었더군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한 여대생이 밤에 학교를 나서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모임 장소로 가는 도중에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만납니다. 우산도 없고, 비를 피할 데도 없고, 쉬이 그칠 비 같지도 않아서 무대책으로 비를 맞고 가는데 길 옆으로 오토바이 한대가 서더니, 몰고 가던 남자가 뒤에 타라고 말을 걸더라는군요.

당연히 처음엔 거절했겠죠.



...이런 남자면 또 모를까...



그러자 남자는 "우리 같은 수업도 들었는데 나 모르겠느냐"고 친근감을 표시하더랍니다. 보아하니 무슨 과의 누구인지도 대략 알겠고, 위험한 사람도 아닌 것 같았지만 몇 번을 권하는데 왠지 그건 아닌 것 같아 오토바이를 그냥 보냈답니다. 하지만 막상 보내고 나니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두고 두고 남더라는 것이죠. 만약 탔더라도 별 일 없었을 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주위의 다른 사람에게도 일어났답니다. 그 부분은 제가 거친 글로 옮길 수가 없어 본문을 잠시 업어오겠습니다.



근데 웃긴 건요, 제 대학 여자동기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거예요

저랑은 달리 여리여리하고 여성스러운 성격의 귀여운 전라도 아가씨인데

그녀는 냉큼 그 오토바이를 탔다네요. 그리고는 이렇게 생각했대요

"아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요




잇힝~~~ 이런 분위기?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 그 아가씨(당연히 오토바이 탄 아가씨)는 지금 결혼해서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오토바이를 태워준 그 남자와 결혼했을까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도 있고, 또 이런 타입의 아가씨라면 그 남자와 헤어졌더라도 금세 또 사랑할 수 있는 남자를 찾았겠죠.

이 이야기에 후배는 '오토바이로 본 결혼할 수 있는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 판별법' 어쩌구 하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물론 공감이 가는 얘깁니다. 하지만 하나만 지적하자면, 이런 일은 남자에게도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찬스가 왔을 때 본능적으로 '아 이게 찬스구나'하고 생각하면서도 몸이 따르지 못해 골을 넣지 못하는 경우는 두고 두고 기억에 남아 그 사람을 괴롭힙니다. 글자 그대로 트라우마가 되는 것이죠.

저는 문득 이런 옛날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지붕이 새는 것을 깨닫고 동네 잡일을 해주는 40대 노총각 아저씨를 불렀다.

잠시 후 와장창 소리가 나서 나가 보니 아저씨가 땅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기 무릎을 망치로 찍은 이 아저씨가 지붕에서 떨어져 기절해 있는 걸 보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 자리에 눕혔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아저씨에게 동네 사람들이 어쩐 일인지 물었다.

"글쎄 한 20년 전에 있었던 일이 갑자기 생각나지 뭡니까."

당시 아저씨, 아니 총각은 여기저기를 떠도는 장사치였다. 하루는 어떤 마을 부잣집의 헛간에서 하룻밤에 지내게 됐는데, 야심한 밤에 그 집의 예쁜 딸내미가 문을 두드리며 '뭐 필요한 것 없느냐' 고 붇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무척이나 피곤했던 총각은 없다고 했다.


...그러니까 아가씨가 이러고 왔다는 거죠.

잠시 후 밤이 더 깊어졌을 때, 아가씨는 술 한병을 들고 나타나 뭐 필요한게 없냐고 했다. 마지못해 술병을 받아 든 아저씨는 없다고 그냥 자라고 했다.

얼마쯤 지났을까. 아가씨는 정말 필요한게 없느냐며 다시 문을 두드렸다. 이번엔 속치마 차림이었지만 워낙 고된 하루를 보냈던 아저씨는 짜증을 버럭 내며 필요한게 없다는데 왜 사람을 귀찮게 하냐고 쫓아 보냈다.

여기까지 들은 동네 사람이 물었다.

"들으니 속터지긴 하네만 대체 그거랑 지붕에서 떨어진 거랑 무슨 상관이란 말이오?"

아저씨가 대답했다.

"지난 20년 동안 그냥 잘 잊고 살아왔는데, 아까 지붕 위에서 갑자기 '아, 그때 그래선 안되는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번개같이 머리를 때리더란 말이죠. 그리고 나서 정신을 차려 보니 지붕에서 떨어져 있더구만." (얘기 끝)


...그러니까 이런 여자가 나타나면, 절대 20년 뒤에 후회할 짓은 하지 말라는 얘깁니다.




선수냐, 개발이냐의 차이는 결국 찬스에 얼마나 강하냐의 차이입니다. 공이 달려들 때 우겨 넣느냐, 아니면 슈팅이라도 시원하게 날려 보느냐, 그도 저도 아니고 그냥 어, 어, 하다가 공 지나간 다음에 땅을 치고 스스로를 원망하느냐는 자신에게 달렸습니다.

오늘의 교훈은 이렇습니다.





찬스다 싶으면 주위 돌아보지 말고 과감하게 지르십시오.




지를때 안 지르고 나이 먹어서 후회하면 뭘 합니까.



p.s 토요일에 차 안에서 라디오를 돌리다 보니 우연히 '익명노래방'이라는 코너를 듣게 됐습니다. 40-50대 여자분들이 '인생을 살다가 정말 후회되는 일'들을 되짚어 보는 코너였는데, 당연히도 '그때 그 남자를 잡았어야 했는데', '그때 조금만 더 과감했어야 했는데'라는 사연이 줄을 잇더군요.

나이들어 그런 생각으로 혼자 쓸쓸하게 웃음짓는 분들이 많다는 건 참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반대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고 보면 일생일대의 기회가 될 상황을 그냥 지나치는지도 알 수 없다는 얘기가 되겠죠.

예전에 이 글을 본 분들 중에도 정색을 하고 '오토바이 뒤에 타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데 그러냐'는 분들이 꽤 있었지만(더구나 강호순 사건 이후로 뭘 타란다고 타는 건 바보 짓이 되겠죠), 위에서 말한 오토바이는 하나의 예고 비유일 뿐입니다. 요지는 '찬스가 왔을 때 주저하면 나이 먹어서 반드시 후회한다'는 것입니다. 손가락 끝의 고춧가루를 햝지 마시고 부디 달을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질러서 후회할 일이 생길 리는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질러 봐야 어떨 때 과감하고 어떨 때 신중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법이죠. 한번도 안 질러 본 사람은 그 다음 찬스가 와도 어물어물 지나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요.




혹시 못보신 분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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